국내 자동차 보유대수가 1,900만대에 육박하고 있다. 인구 2.6명당 1대에 달할 만큼 생활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자동차가 늘어나면서 교통문화를 바꾸자는 움직임은 꾸준히 전개돼 왔다. 그러나 ‘자동차문화’ 측면에선 여전히 성숙하지 못했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이에 따라 오토타임즈는 국내 자동차문화 선구자를 자처하는 이들을 찾아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자동차문화를 바꾸자는 조그만 노력의 일환이다. <편집자 주>
자동차 문화기획 네 번째 인물은 방송인 라윤경(37) 씨다. 아역 탤런트로 데뷔해 연기와 개그, 진행까지 두루 섭렵한 만능 엔터테이너다. 현재는 TBN 교통방송 '라윤경의 신나는 운전석' 단독 DJ로 활약 중이다. 유익한 교통 정보를 통해 따분한 운전길에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자동차시민연합이 교통안전공단, 현대모비스와 함께 진행 중인 '평생 5,000만원 연료비 절약' 홍보 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외 운전 약자를 위한 캠페인과 '김여사 탈출기', '교통안전 Q&A' 프로그램에 참여, 올바른 교통문화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녀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여성 운전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흔쾌히 응했다.
그녀는 두 아이의 엄마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가녀린 몸매와 탱탱한 피부를 자랑했다. 동안 미모 유지비결이 뭐냐고 묻자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어떻게 운동을 했는지 되물었다. "꾸준히 운동을 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에요. 운동을 진정 즐길 수 있어야 하거든요. 하지만 아이가 있는 엄마 입장에서 따로 시간을 투자해 규칙적으로 운동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죠. 비용도 만만치 않죠. 특히나 저 같은 경우 행사나 스케줄이 불규칙해서 시간 내기가 참 힘들어요. 그래서 생활 속 틈틈이 운동하기로 마음먹었죠."
그래서 최근 바꾼 생활 습관 가운데 하나가 '차 놓고 다니기'다.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다니며 몸매를 유지한다는 것. "마트에 갈 때 걸어가는 게 은근히 운동이 많이 되더라고요. 최소한 왕복 30분 정도 걷기 효과를 볼 수 있어요. 길이 막힌다고 짜증을 내거나 주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고요. 건강도 챙기면서 교통 문제도 해소하고, 환경 보호에 기름값도 아낄 수 있으니 이거야 말로 '일석사조' 운동법 아니겠어요?"
여성이 남성보다 좋은 차 타야
아이들 보호는 여성의 의무로 여겨
똑 부러지는 대답만큼이나 운전 실력도 굉장히 야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역시나 남편보다 운전을 잘 한단다. "요즘엔 워낙 운전에 익숙한 여성들이 많잖아요. 실제로 아내가 운전을 하고 남편이 조수석에 앉는 경우가 늘었죠. 저도 그래요(웃음). 아무래도 여성 운전자가 보다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운전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녀는 무엇보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좋은 차를 타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주부'이기 때문이다. "저희 부부는 모두 일을 해요. 자녀를 돌보는 것도,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도 같이 하죠. 제 역할이 하나 더 있다면 '주부'라는 겁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며느리로서, 딸로서 역할을 모두 소화해내는 자리 같아요. 다방면에서 할 일이 많다는 얘기죠. 실제로 제가 운전을 할 땐 대부분 아이들이나 부모님이 동승해요. 병원에 간다든지 야외에 나갈 때... 그러니까 남편이 차를 양보하는 것이죠. 어떤 상황에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잖아요. 항상 위험에 노출된 노약자들이니까 더 튼튼하고 좋은 차에 태워야 맞는 겁니다."
그녀가 자동차 문화, 특히 교통 문화에서 가장 강조하는 건 조기 교육이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을 새겨야 한다는 것. "어린 아이들일수록 습득 능력이 굉장히 뛰어나잖아요. 뭐든 배우려는 의지가 강해요. 이때 부모 역할이 아이의 평생 습관을 좌우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까운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운전 약자를 배려하는 것, 뒷좌석에서도 안전띠를 착용하는 것 등은 사실 굉장히 중요한 겁니다.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습관이 배어 있으면 커서도 자연스럽겠죠. 부모 스스로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해 보세요. 부모와 자녀 모두 모범 운전자 및 탑승자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 당부를 전했다. "우리 모두는 사회 안에서 결국 하나로 연결되는 관계입니다. 운전할 때도 그렇죠. 자신의 나쁜 운전 습관이 내 가족, 내 친구 혹은 동료가 처할 상황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도로에선 모두 내 가족이라는 생각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녀는 과연 우리나라 여성운전자를 대표할 만한 교통 전문가였다. 교통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 수없이 공부하고 노력했을 모습과 여성운전자로 고민한 흔적이 엿보였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자동차 교통문화에 대한 애착도 느껴졌다. 어느 자리에서나 끊임없이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라윤경, 앞으로도 운전자들의 지루한 오후를 날리는 방송을 기대해본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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