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파우더입니다.
저희 동호회에 가끔 올리는 배틀기인데...
혹시 그 분이 이글을 보시진 않을까 해서 함 올려보네요..
저는 토요일 밤에 쫒아가던 은색차 오너입니다. (차종은 아실거라 생각되어..)
19세에 면허를 취득, 20살에 당시 최고의 스포츠카라 여기던 95년 아반테 구입을 시작으로 ㅡㅡ;;
그동안 많은 차들을 섭렵하며 20대 후반까지 '내가 최고다'를 외치며 남의 안전 생각 별로 안하고
개념을 안드로메다에 보낸 후 무자비한 칼질과 배틀을 취미이자 자존심으로 여기던 저에게도..
나이와 함께 철이란 것이 슬슬 들면서 운전 역시... 얌전해 지는 것이 우리 어른이 달려져 버렸습니다.
속도계가 올라갈수록 토끼같은 마누라가 바가지 긁는 환영이 떠오르는군요... '바가지바가지..'
그러나 아주 가끔은...
나름 안전하게 차들 없는거 확인후 무딘 칼질을 하며 고속주행을 할 때가 있으니...
지난주 토요일 밤 이군요... 대략 새벽 2시 정도 되었으니 일요일 새벽이네요...
처가집 김포에서 집방향으로 가던중...
올림픽도로에 차들도 없고 음악도 좋고 대충 선선한 공기에 열린 창문으로
귀싸대기를 치는 바람이 좋아 140km를 넘지않는 나홀로 주행을 하고 있더랬습니다.
도중에 가양대교 부근에서 L330한대가 갑자기 치고 나오길래 급정거...
근데 이 차 웃깁니다. 차선 바꾸려 하니 자꾸 가로막는게 영... 맘상해서리
둘다 다시 급가속... (아무래도 음주이거나, 어린 폭주 영혼이었거나...)
꽁무니에 바짝 쫒다가 차선변경해서 치고 나가는데
옆차.. 엔진터질듯 소리는 나는데, 잘 못따라 오는 것이 270엔진인듯 합니다.
여의도 부근에서 안보이길래 다시 서행하던중...
오른쪽 교차로에서 박력있게 진입하는 하얀색 뉴SM5...
하얀색이라 예쁘긴한데 뒷데루가 검은 것이 영... 보기가 안좋아서
다시 달려봅니다. 거의 잡힐 즘 되어... 카메라 있다고 목놓아 부르는 네비를 외면할 수 없어
속도 줄였는데 뻥카더군요.. 치잇...
그 사이 엔진소리 풍부해진 아까 그 TG... 당한것이 분한지 제 앞으로 급끼어들기 하더니 달려갑니다.
슬슬... 가열된 압력솥처럼 귀에서 스팀나오는 듯 합니다.
다시 급가속...
SM5 잘달리더군요... 속도 차가 꽤 나있어서 그런가, 아주 멀리 보이고
그 뒤에 열심히 달리는 TG...
어지간하면 드레그 할때 빼놓구 메뉴얼로 잘 안바꾸는데 살포시 변경해 봅니다.
치솟는 알피엠... 서서히 많아지는 차들... 기어봉 움켜잡은 손을 불안한듯 어루만지는 집사람...
아무래도 TG오너는 운전스킬이 별로 없나봅니다. 차만있으면 브레이크를 잡는게... 초짜인듯...
정말 잘 나가는 차임에도 불구하고 실력발휘가 안되시더군요...
여기서 잠깐...
칼질도 여러 부류가 있겠지만, 크게 두가지로 분류하면,
깜빡이 제대로 넣어주면서 안정감있게 챠량 흐름에 따라 시냇물 흘러가듯 치고 나가는 것과..
깜빡이는 한번도 안 넣는데 그 차 주위에 빨간 브레이크등이 반짝이는 개념없이 위협적인 칼질이
있겠습니다. TG는 후자에 속하겠습니다.
일단, 위험한 인물이라 다시 제끼고 한강대교 정도에서 SM 제쳐 봅니다.
차들이 어느정도 있어서 무리한 속도 및 칼질은 자제하고 참고로 칼질을 하고 싶어도
백미러 사각이 너무 심해서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ㅠㅠ
3,4차선 쪽이 한가해 보이는데 나들목에서 들어오는 차들이 많아 위험할 듯 해서
굳이 차들이 많은 1,2차선 택했는데 실수했습니다. 중간 분리봉 있는 구간인데
앞차들에 막혀 4차선 질주하는 SM에게 선두 내줍니다.
반포대교 가기 전 다시 가속... 지하차도 내려가서 잡았는데 SM오너분이 데루등과는 틀리게
운전이 명쾌하시더군요.
차들이 더 많아진 상황에서 무리한 차선변경도 안하시고 1,2차선 진입해서 치고 가시는데
저는 한남쪽으로 빠지는 관계로 인사도 못하고 끝까지 못해봐서 아쉬웠습니다.
집사람이 SM잘 나간다구 못이겼다구... 괜히 장난치는데 어찌나 맘상하던지... ㅋㅋㅋ
참고로 딱 그 구간에서 예전에 터비 터보올린 분들이랑 붙어서 졌었거든요... 2패했습니다.
그때도 그렇구 지금도 그랬지만, 차들 많은데서 어찌 그리 달리라고 하는지.. (핑계입니다.ㅋㅋ)
자존심은 상하지만, 그래도 내 안전 타인 안전 생각할 나이가 되었다는 것이
위안이 되는 배틀이었습니다.
행복이 가득한 한 주 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