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3년 만에 부분변경된 GLK를 출시했다. 요즘 추세를 역행하는 듯한 GLK의 각진 외형은 오히려 유선형의 매끈한 경쟁차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역할을 하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벤츠의 정통 오프로더 G바겐의 혈통을 이어받은 GLK는 국내 시판 중인 벤츠 SUV 중 가장 작은 크기지만 단단한 외모와 높은 수준의 주행성능으로 결코 작지 않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13년형 GLK를 시승했다.
▲스타일
기존 아이덴티티를 유지하면서도 측면 캐릭터 라인을 추가해 세련미를 더했다. 특유의 보수적이면서도 독특한 스타일을 추구한 흔적이다. 물론 공기역학도 고려됐다는 게 벤츠의 설명이다. 구형이 고전적인 외형과 세련된 내부의 상반된 점이 매력이었다면 2013년형은 첨단으로 한발 나간 듯하다. 보닛은 스포티 세단을 연상케 할 정도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윈드실드에서 급격히 솟아오르는 선은 정통 오프로드 SUV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낸다.
다부졌던 앞모습은 세련미를 더했다. 라디에이터 그릴이 작아지면서 하단 공기 흡입구는 커졌다. 헤드램프는 그릴 아래 쪽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형상이다. 여기에 그릴 중앙에 자리 잡은 커다란 엠블럼은 여전히 구심점이다. 날개모양의 장식은 엠블럼과 함께 C클래스의 역동성을 연상케 한다. LED 주간 주행등도 포인트를 주는 부분이다.
실내는 크게 바뀌었다. 우선 계기판이 변경됐다. 계기반 지침이 속도계 테두리를 타고 움직인다. 시안성이 나쁘지 않다. 원형 송풍구 디자인은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요소다. 풍량 조절 스위치는 조작이 재미있다. 스티어링 칼럼 시프트 레버가 적용되면서 기존 변속레버 자리는 수납공간으로 대치됐다. 센터페시어에 가지런히 나열된 로직 타입의 버튼은 이전보다 커져 조작이 한층 수월해졌다. 실내·외에 아낌없이 적용된 크롬장식은 고급스러움을 더한다. 도어 핸들과 실내 마감은 물론 발판과 트렁크 후면에도 크롬소재를 찾아볼 수 있다.
▲성능
파워트레인은 이전 세대와 동일한 직렬 4기통 2,143㏄ 디젤엔진과 7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동력성능은 최고 170마력, 40.8㎏·m로 동일하다. 주행감각은 이전 차종과 크게 차이가 없다. 출발 시 경쾌한 반응은 아니지만 가속이 이뤄진 후는 부족함이 없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엔진회전 영역이 1,400~2,800rpm으로 넓은 편이어서 가속 때 스트레스 받을 일은 없다. 시속 110㎞를 넘어가는 구간에서의 탄력은 특히 인상적이다.
다부진 외형이 주는 인상과 달리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노면의 진동을 잘 흡수해준다. 7단 변속기여서 변속충격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소음진동 억제도 잘 돼 있다. 디젤이지만 디젤같지 않은 진동소음이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 속도는 빠르지 않다. SUV의 특성에 따라 민감도를 높이지 않았다. 역동성보다 실용성이 강조된 성격인 만큼 반응성은 크게 나무랄 데가 없다.
그렇다고 서스펜션이 지나치게 부드러운 것은 아니다. 코너를 다소 과격하게 돌아나가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높이에 비해 안정적이다. 전반적으로 무게중심이 낮게 설정된 것으로 보인다.
▲총평
GLK 출시 현장에서 만난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인기 드라마에 벤츠 SUV가 노출되면서 구매 문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GLK의 경우 M클래스를 보기 위해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이 디자인을 보고 차종을 바꾸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확실히 GLK의 디자인이 매력적이라는 이야기다. 독특하면서도 묵직한 느낌은 넓은 구매층을 가져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더불어 안전기술과 편의품목을 아낌없이 적용한 점도 강력한 상품성을 갖추는 데 일조한다. 벤츠측이 밝힌 GLK의 목표 판매량은 월 100대 수준. 9월 판매량이 215대로 집계된 것을 보면 신차효과를 고려해도 데뷔는 성공적이다.
그러나 연료효율은 다소 아쉽다. '블루 이피션시'가 적용되고 에코 스톱/스타트 기능이 탑재됐지만 경쟁차종 대비 낮기 때문이다.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다. 자체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도 터치 기능이 없고, 직관성이 다소 떨어진다. 그러나 SUV 인기가 지속되는 요즘 GLK의 경쟁력은 높은 성공가능성을 점치게 한다. 가격은 기본형이 5,800만원, 프리미엄은 6,560만원이다.
안효문 기자 yomun@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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