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물어본다..군대 보직이 머였냐.. 어.. 행정병..
새끼..군생활 졸라 편하게 했구먼..그래 내 군생활 존내 편했다..
난 행정병이었다..
주특기 번호와는 전혀 상관없는..허나.. 전산과 출신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제대말년 병장에 의해 간택되어진..불쌍한 운명..
남들은..얘기한다..새끼..군생활 존나 편했겠네..
그렇다..내 군생활은 존내 편했다..
남들 하루에 한번 이상씩 나가는..초소근무 딱 3번 나갔다..
(대기풀리고 적응기간동안)
한겨울..그 칼바람의 고통을 나는 모른다....
나는..한겨울을..따뜻한 난로와 함께 보냈다...
겨울에 초소근무 복귀하고 먹는 커피와 라면의 그 기막한 맛을 나는 모른다..
나는..졸라 편한 행정병이었다..
남들 다하는... 수요일 전투체육이란게 먼지 모른다..
남들이 그렇게 싫어한다던.. 군대스리가..가 뭔지 모른다..
한번도 해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졸라 편한 행정병이었기에.. 남들은 얘기한다.. 새끼 군생활 졸라 편했구만..
그렇다 나는 군생활 졸라 편했다..
아침식사 끝남과 동시에 일과를 시작해서....저녁시간까지 업무를 본다..
저녁을 먹는다....내무실가서 씻고.. 담배한대 피면..일직사관실에서 방송이 나온다
정작과 계원 *** 정작과로 내려가라...
내려간다..사악한...간부들.... 일거리를 툭 던져주고..퇴근한다..
묵묵히 앉아서..서류 정리도 하고..워드도 치고...일하다보니..어느순간
점호청소시간이다....정리하고 후다닥 올라간다.... 점호청소 끝나고..점호 끝나고..
밖에서 담배한대 피우고..잠을 청한다..
얼핏 설잠이 들었을까.. 불침번이 깨운다...정작과로 내려가란다..
시계를 보니 오늘도 어김없이 10시 40분이다..
간부가..사악하게 웃으면서 쳐다본다... 일거리를 준다....책상에 앉아서 한다..
하나가득..던져주고..내일 아침까지 책상에 올려놓으란다.. 쓰바.. 그리곤 자긴 퇴근한다.
묵묵히 일한다.. 상황근무..후임들..하나둘 바뀌고...상황근무자가 없다..
어라..내 근무시간이다..ㅜㅜ.. 그냥..활동복차림으로 하던거 마저한다..
존나 편한 정작과 계원이었기에.. 초소근무를 안나갔다..
일직사령과 함께 상황근무를 선다.
대충 끝났다.. 이제 잘 시간이다..시계를 보니 4시가 조금 넘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올라간다.. 침상에 누운다.. 잠을잔다..
어김없이 6시 기상나팔이 날 깨운다..
다시 정작과로 내려간다..
자대생활 2년동안..다람쥐 챗바퀴의 연속이다...지겹다..
훈련이다..
간부가 얘기한다.. 이제 2주정도 잠은 포기해라.... 쓰바 언제는 잤나..
밤샘의 연속이다...훈련계획..지도...운항계획..쓰바..존나만다..
훈련이 끝났다..
또다시 몇일간 밤샘의 연속이다..
상급부대에 훈련성과를 보고해서 올려야한다..
훈련끝나고 인심쓰듯..3일짜리 휴가 하나 보내준다..
아 쓰바..포상휴가 안나가도 좋으니..남들과 똑같은..일과시간을 가지고 싶었다..
난 존나 편한 행정병이었다..
남들.수욜일 오후에 한다는 전투체육의날이란걸 한번이라도 해보고싶었다..
토요일 오후..일요일 하루...남들..편하게 빨래도 하고..티비도 보고..전화도 하고..
그런게 존나게 부러웠다.... 한번이라도 맘편하게 주말을 보내보고싶었다..
남들은..짬 차면.점점 편해진다는데..병장달면..왕이라는데..
쓰바 난 왜 짬 차면..더 피곤해지는건데.. 개쉑 간부넘들.. 짬 안되는넘들 어리버리하고
이것저것 다 시켜야하니까..짬 찬 고참들 더 갈군다..왜 고참들은..그동한 한게 있어서
일일이 설명 안해줘도..다 알아서 하기때문에 편하겠지...
남들은..전역 한달정도 남으면.. 다 열외라던데.. 심심해서 어쩔줄 모르겠다던데..
난 전역휴가 나가기 전날까지..작업하다가 나갔다..
난 졸라 편한 행정병이었기에..
친구들..만나면.. 얘기한다..
병과도 주특기도 검나 다양한..종합선물세트들이다..
남자들 술자리에서 항상 마지막은..군생활 얘기라지..
군생활 존나 편하게했다.. 땡잡았네.. 쓰바..모두들 그렇게 얘기한다.
단..한넘..의 후배는..나에게 아무말도 안하고 웃으면서 술잔을 권한다..
형..우리 군생활 졸라 편했어요..그쵸? ㅋㅋㅋㅋ
그녀석..인사과 계원이었다....
모르는 사람은 모른다.. 그저..초소근무 안나나고..여름에는 선풍기..
겨울에는 따뜻한 난로와 함께 근무를 서니까..마냥 좋은줄 안다..
아는 사람은 안다.. 간부와 하루종일 생활하고 그것도 모자라서 야간에까지 같이
생활하는게 얼마나 짜증나고 피곤한 일인지.. 거기서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난 군생활 졸라 편하게한 행정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