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의 원산지는 독일이 가장 많고 미국, 일본, 영국, 멕시코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브랜드의 국적별 기준으로 독일,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스웨덴 등의 순서인 것과 다소 차이가 있다.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수입차 원산지는 △독일 56.11% △미국 19.26% △일본 6.24% △영국 5.89% △멕시코 3.6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동차 원산지와 브랜드의 국적별 점유율이 다르게 나타난 것은 본국 이외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을 수입, 판매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관세장벽을 피하기 위해 우리 정부와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된 국가에서 만든 차를 갖고 오는 사례도 있고 본국에서 채산성이 맞지 않아 동유럽·중남미 공장 등으로 생산시설을 옮긴 탓에 여기서 만든 차를 들여오기도 한다.
미국산 '닛산 알티마', '혼다 어코드', '토요타 아발론'/사진제공=한국닛산, 혼다코리아, 한국토요타
예컨대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차업체의 경우 자국보다 미국에서 생산된 차를 더 많이 수입한다.
토요타는 지난해 판매량 7438대 중에서 '캠리' '아발론' 등 미국산이 72.58%를 차지했고 혼다는 '어코드'를 비롯해 98.2%가 미국산 차였다. 닛산 역시 '알티마'를 포함한 미국산 비중이 65.77%였다. 다만 토요타와 닛산의 럭셔리 브랜드 '렉서스'와 '인피니티'는 전량 일본산 차를 들여왔다.
멕시코에서 생산돼 수입되는 폭스바겐 'The 비틀'과 '제타'/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의 슬로베키아산 '투아렉'과 미국산 '파사트'/사진제공=폭스바겐코리아
독일 브랜드 중에서는 폭스바겐이 비독일산 차를 가장 많이 수입했다. 폭스바겐은 '비틀'과 '제타'는 멕시코공장에서, '폴로'는 스페인공장에서, '시로코R'은 포르투갈공장 등에서 생산해 국내에 판매했다. 또 '파사트'는 미국, '투아렉'은 슬로바키아에서 각각 가져왔다.
헝가리에서 제조돼 국내에 판매되는 아우디 'TT'와 벤츠 'B클래스'/사진제공=아우디코리아, 벤츠코리아
다른 독일 브랜드 역시 일부 모델은 독일산이 아니다. 아우디 'Q3'는 스페인, 'Q7'은 슬로베키아, 'TT'는 헝가리에서 만든 모델이다.
BMW는 SUV(다목적스포츠차량)인 'X시리즈' 중 일부 차종을 미국에서 들여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B클래스'가 헝가리, 'ML클래스'는 미국, 'G클래스'는 오스트리아산이었다.
이밖에 이탈리아 브랜드인 '피아트'는 국내 시판되는 전 차종을 멕시코에서 수입했고 포드는 미국뿐만 아니라 독일, 멕시코, 캐나다 등 원산지가 다양했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브랜드지만 멕시코에서 제조된다고 해서 품질과 성능에 차이는 없다"며 "생산량·비용 및 관세 등을 고려해 수입지역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각 공장의 숙련도 차이가 존재하므로 품질과 성능이 반드시 같다고 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제기한다. 또다른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산과 독일산이 동일하다고 여길 수 없듯 멕시코산 차를 '오리지널 저먼'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홍정표 기자
출처-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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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파는 일부 현대기아 - 한국브랜드 미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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