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세계최고공항의 위치에 올랐던 인천공항이 싱가폴의 창이공항한테 타이틀을 뺴앗길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인천공항이 퇴보했다기 보다는 경쟁공항들의 추월에 탄력이 붙은 모양이다. 사실 세계최고공항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일이 그리 단순한 일은 아니다. 또 이런 평가를 내리는 기관이 한 두개는 아니고 조사하는 방법에 따라 순위는 얼마든지 바뀔 수도 있다.
* 세계최고공항에 오른 인천국제공항전경
세계최고의 공항들 ... 아시아 트로이카, 인천공항, 싱가폴창이공항, 홍콩첵랍콕공항
인천공항을 지난 5년 동안 세계최고공항으로 평가해준 기관은 Airport Council International 이다. 한편 Skytrax의 평가에 의하면 인천공항은 작년에는 1위에 올랐으나 금년에는 싱가폴창이공항에 1위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물러났다. SkyTrax의 평가에서는 지난 10년 동안은 홍콩의 첵랍콕공항이 한 두해를 제외하고는 거의 1위자리를 지켜왔다. 전체적으로 인천공항, 싱가폴창이공항(SIN), 홍콩첵랍콕공항(HKG)이 평가기관에 따라 순위변동은 있었지만 꾸준히 1위부터 3위까지 돌아가면서 차지해왔다. 이런 결과를 볼때 세계최고의 위치라는 것은 스포츠경기처럼 동일한 조건에서 나타난 기록에 의한 것이 아닌 만큼 큰 의미는 없고 객관적으로 세계최고의 수준이라는 평가에는 확신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세계1위라는 타이틀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것 보다는 현상황에 만족하지 말고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개선점을 찾아 고객만족도를 높히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
인천공항, 세계최고공항이지만 아쉬운점은 있네요 ...
인천공항은 개항이후 꾸준히 변화가 있음을 느꼈다. 우선 공항당국의 적극적인 자세이다. 공항홈페이지를 통해 몇차례 제언을 하였지만 그때 마다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그중에는 나의 제언이 직접적인 계기는 아니었더라도 결과를 보면 나의 제언이 받아들여진 것을 보고 반갑기도 하였다. 나의 제언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무시하지 않고 그 이유를 이메일로 답변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그러나 아직도 인천공항에서 다른 경쟁공항의 사례를 보면 개선할 점은 눈에 보인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닌것 같다. 우리만 하자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다른 경쟁공항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재촉하는 것이다.
인천공항 도착층에 면세점설치 왜 안될까 ?
우선 도착층의 면세점개설이다. 이 문제도 오래전 제언한 적이 있었지만 면세점은 출국승객을 위한 편의시설이라는 법규때문에 도착층에는 개설할 수가 없다는 답변을 받을 적이 있다. 그리고 도착층에 면세점을 개설하면 도착층의 혼잡때문에 반대한다는 것과 무분별한 쇼핑을 조장해서 외와낭비를 가져온다는 반대이유도 있다고 한다.
* 방콕수완나붐공항의 도착층 면세점, 짐을 찾는 동안에도 쇼핑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적인 문제나 겉으로 나타난 반대이유보다는 이해당사자들의 밥그릇 싸움때문이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 무엇보다도 도착층에 면세점이 들어서면 양대국적항공사들을 비롯한 항공사들의 기내면세품수입이 크게 떨어질 것이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 법개정때문에 도착층 면세점개설이 어렵다면 당장 면세품인도장소를 도착층에도 설치하는 것이 어떨까 ? 외화낭비라는 지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수입원가가 $20 정도인 양주의 면세점판매가가 $40 정도가 된다고 가정하자. 내국인이 외국에서 이를 구입할 경우 외화유출은 $40 이지만 국내에서 구입할 경우 외와유출은 $2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국내에 떨어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트북과 카메라가방이 무거워요 ...... 도착층에도 카트(손수레)를 준비해 주세요.
내가 인천공항을 통하여 귀국할 때마다 아쉬운 것은 도착층에 무거운 휴대가방을 실을 카트(손수레)가 없다는 점이다. 내가 여행때 들고 다니는 짐은 노트북과 카메라백으로 모두 위탁수화물로 보낼 수 없는 물건들이다. 인천공항의 생각은 도착층에는 여행에 지친 승객들한테 안락한 분위기를 제공하기 위해 카페트를 깔았는데 카트를 사용하게 되면 카페트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나 승객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출국장에서 카트가 필요하면 도착증에도 카트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승객들의 짐이 기내면세품을 구입하면 늘어나면 늘어났지 도착지에서 줄어들리가 없기 때문이다.
* 방콕공항은 도착층의 게이트출구 옆에 카트를 비치하여 도착승객들이 사용할 수 있다.
다른공항의 예를 들어보면 도착층의 카트사용에 대한 명분은 좀더 명확해진다. SIN, KUL 공항은 공항구조가 도착승객과 출국승객이 같은 공간을 이용하기 때문에 도착승객도 쉽게 카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한편 인천공항처럼 출국층과 도착층을 분리운영하는 BKK, HKG 공항에도 도착층에 카트를 비치해두고 있다. 특히 HKG 공항의 경우 출발층과 도착층 모두 카페트를 깔아 놓고 있다. 다만 인천공항이 카페트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과 같은 이유인지는 몰라도 출국층과 도착층에 인조석을 깐 통로가 있지만 그렇다고 카페트 위에서 카트사용을 금지하지는 않고 있다.
* 홍콩공항의 도착층 복도. 승객들이 카트를 사용할 수 있고 카페트 위에서도 사용한다.
Gate가 너무 멀다구요 ? ...... 태워다 드릴게요.
HKG 공항얘기가 나온 김에 인천공항에 없는 것 하나 소개한다. 홍콩공항은 탑승동의 구조가 Y 자형으로 길게 뻗어 있다. 물론 탑승객용 무인전동차가 있지만 어중간한 위치에 있는 게이트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동선은 짧은 편은 아니다. 이런 불편을 해소하려고 홍콩공항에는 입국수속대에서 멀리 떨어지고 무인전동차가 도움이 되지 않는 곳에는 Shuttle 이란 일종의 공항터미날내 구내택시가 등장하였다. 이는 작년12월 베이징공항 제3터미날에서도 본 기억이 나는데 모두 유료로 운영되는 것 같았다.
* 홍콩공항 Shuttle : 게이트가 먼 경우 메인터미날까지 서비스한다. (HKD.50 약 7500원 정도)
국내에는 이런 교통수단이 현재 인천공항의 교통터미날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승객들한테 서비스하고 있으며 작년 김포공항국내선에서도 Club Car라는 이름으로 본 기억이 난다. 비록 수요가 많지는 않겠지만 인천공항에도 중증의 장애우나 노약자들한테 도움이 될 것 같다.
* 2008년 김포공항에서 본 노약자를 위한 Club Car.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1대 있었다.
실효성에 의문가는 검역설문서 ...... 폐지하면 안될까 ?
인천공항의 검역시스템도 한번 집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현재 인천공항의 경우 모든 노선에서 검역설문지를 작성하지는 않고 일부 특정 노선에서만 작성하는 것 같다. 그런데 검역설문서를 수집하는 곳의 위치가 애매하다. 여러 항공편이 동시에 도착하였을때 검역설문서를 작성하는 노선의 승객과 그렇지 않은 노선의 승객이 섞이면 구분할 수 없고 승객의 자발적인 설문서제출에 의존하게 된다. 그리고 직원들도 기를 쓰고 검역설문서를 꼭 받아야겠다는 의지는 볼 수 없다. 어찌보면 형식적인 절차가 되는 것 같다. 그럴바에는 아예 검역설문서를 없애고 열감지카메라에 의존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된다.
종교시설, 활용도는 높지 않아도 상징적 의미로 필요성은 있을듯 ......
인천공항에는 환승객휴게실의 한 구석에 기도실이 있다. 어느 특정종교를 위한 기도실이 아니라 모든 종교인들한테 개방되고 있다. 얼핏 들으면 무척 좋다는 의미가 되지만 종교의 특성을 이해하면 그 반대다. 요즘은 별로 볼 수 없지만 김포공항시절에는 공항로비에서 기도를 드리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교회의 교우들이 이민을 가거나 유학갈때 환송나온 지인들이다. 이들이 기도를 드릴때 특별히 장소가 필요하지는 않다. 커피숍에서 커피를 시켜놓고, 아니면 로비에 둘러서서 기도를 드리면 된다. 불교의 종교의식에 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역시 특정 장소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가 중동과 교역이 늘어나면서 무슬림들의 인천공항출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무슬림들의 예배의식은 독특하다. 메카를 향하여 절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의 많은 공항들이 이슬람사회가 아니라도 무슬림을 위한 기도실을 마련하고 있다. 불교국가인 방콕수완나붐공항에도 무슬림기도실이 있고 특정 종교가 사회를 지배하지 않는 대만의 타이페이공항에도 기독교, 불교, 무슬림기도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 타이페이공항 터미날1의 출발층.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가 각각 독립된 기도실이 있다.
* 방콕공항의 무슬림기도실. 바닥에 얇은 카페트와 메카를 가리키는 방향지시판 뿐으로 충분하다.
인천공항의 기도실은 메인터미날에는 긴 나무의자가 있고 한쪽 구석의 장식장에 찬송가, 불경, 쿠란 등이 놓여져 있는 것을 보았지만 실제 무슬림들이 기도하기에는 적합한 공간은 못된다. 그러나 탑승동의 기도실은 아무 시설이 없는 맨바닥이고 천정에 메카방향을 찾을 수 있도록 방향판을 매달아 놓은 것을 이번에 보았다. 아마 메인터미날도 바뀌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무슬림을 위해 배려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Muslim의 특혜차원이 아니라 다른종교와 달리 절을 해야하는 공간이 필요한 그들의 종교생활을 이해하는 차원일 뿐이다. 그러나 이왕 해줄 거면 아예 방 이름을 Muslim Prayer Room으로 해주고 생색내는 것이 좋지 않을까 ?
* 인천공항 탑승동에 있는 기도실. 아무런 가구가 없는 것이 무슬림들의 기도에 도움이 된다.
Fast Track ! 우리 정서에는 안맞을지 몰라도 ... 국제사회의 경쟁력을 위해서 필요 !
마지막으로 나처럼 일반석으로 여행하는 승객은 전혀 아쉬울 것 없지만 인천공항에도 비지니스클래스나 퍼스트클래스 승객전용 출입국수속대가 필요할 것 같다. 이 문제는 인천공항에서도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위화감조성이라는 우리사회의 분위기 때문에 시행하지 못하는 것 같다. 태국의 방콕공항의 경우는 타이항공 비즈니스클래스나 퍼스트클래스 승객들만 Fast Track을 이용하는 것 같은데 말레이지아의 쿠알라룸푸르공항의 경우 항공사의 구분없이 모든 비즈니스클래스 승객이 이용하는 것 같다. 지난 번 중동지역을 여행할때도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에어프랑스 비즈니스클래스로 여행하였는데 파리드골공항과 체코의 프라하공항에서 환승수속때 혜택을 받았다. 이런 제도의 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비즈니스클래스나 퍼스트클래스를 이용하는 승객인 단순히 자비로 여행하는 부자들이 아니라 대부분 투자와 관련된 외국의 기업인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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