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에 생산을 배정키로 한 차세대 CUV(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에 경차보다 조금 높은 배기량의 초소형 엔진이 장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한국GM에 따르면 전날 열린 노사 임금협상 10차 교섭에서는 차세대 CUV의 배기량이 이슈가 됐다. 1.2ℓ 터보 엔진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다.
노조는 사측에 “경쟁사보다 작은 엔진을 장착한 CUV로 어떻게 내수시장 활성화를 할 수 있겠느냐. 1.2ℓ 엔진의 CUV를 누가 사나. 경쟁차량 코나도 1.6ℓ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신형 CUV에 장착되는 엔진은 GM의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개발된 최고의 출력을 자랑하는 엔진”이라며 “경쟁력 있는 입지로 출시할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 국내에 판매되는 차종 중 배기량이 1.2ℓ 이하인 차는 한국GM 스파크와 기아자동차 모닝, 레이 등 경차 밖에 없다. 한국GM의 소형 SUV 트랙스에도 1.4ℓ 가솔린 터보와 1.6ℓ 디젤 엔진이 장착된다. 배기량만 놓고 본다면 성능에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GM 측은 해당 엔진이 배기량을 낮춰 연비 효율을 높이면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한다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GM의 CSS 엔진은 실린더 블록을 추가하거나 제거하는 식으로 배기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배기량 대비 출력을 높인 고효율 엔진이다.
이미 중형 세단 말리부에도 CSS 엔진의 일종인 1.35ℓ E-Turbo 엔진이 장착된다. 통상 중형 세단에는 2.0ℓ 이상의 4기통 자연흡기 엔진이나 1.6ℓ 이상의 4기통 터보 엔진이 장착되는 것에 비하면 3기통짜리 E-Turbo 엔진은 배기량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E-Turbo 엔진은 엔진 내부 온도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신규 전자식 워터펌프와 터보차저의 효율을 극대화 하는 전자식 배기 시스템, 기계식 진공펌프를 대체해 엔진 부담을 줄이는 전자 유압식 브레이크 부스터 이-부스트(eBoost) 등 첨단 전자 기술이 대거 적용돼 에너지 손실을 줄이면서도 배기량 대비 높은 출력을 제공한다.
E-Turbo엔진의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는 24.1kg·m로 현대자동차 쏘나타 고성능 모델에 장착되는 1.6 T-GDi(180마력, 27.0kg·m)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지지만, 일반 모델에 장착되는 2.0 자연흡기 엔진(160마력, 20.0kg·m)과 비교하면 출력은 비슷하고 토크는 오히려 높다.
한국GM은 말리부 1.35 터보 외에 고성능 모델인 2.0 터보와 1.6 디젤 모델도 운영하고 있지만 판매량은 1.35 터보 모델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관계자는 “GM의 엔진 다운사이징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있다”면서 “중형차인 말리부가 1.35ℓ급 터보 엔진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처럼 그보다 작은 크기의 신형 CUV에 1.2ℓ급 터보 엔진이 장착되더라도 전혀 불편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형 CUV는 오는 2021년부터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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