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또 무슨 말인가?
지난 해, 올해부터 앞으로 몇년 간은 세계 경제 침체에 휘둘려 항공업계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지금도 속속 항공업계의 구도가 폐업, 합병 등으로 재편되는 분위기에 휩싸여 있는 상태이니 말이다.
알리탈리아 항공도 이미 파산해 다른 항공사로 인수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다.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항공업 규모가 조금씩이나마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종사의 수요만큼은 항상 부족한 입장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항공업계는 사업 급팽창으로 인해 조종사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정작 젊은 조종사들이 취직을 못해 비행을 하지 못하고 실업자 신세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인도(India)의 경우가 그런 것인데, 90년대 중반 항공업 규모가 급격히 확대되면서 젊은이들이 대거 조종사의 길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최근에 이르러서 적어도 인도 내에서만큼은 조종사 공급이 수요를 훨씬 초과하는 상황이라고 아시아원 (싱가포르) 지는 전했다.
90년대 중반 조종사 열풍으로 인해 상당수의 인도 젊은이들은 미국 등에서 훈련을 통해 상용 조종면장을 취득하고 부푼 마음에 인도로 돌아왔지만, 눈 앞에 닥친 현실은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예상 수요보다 훨씬 많은 수의 조종사들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2007년에 귀국한 베리(20)는 미국에서 상용 조종면장을 취득하고 작년 7월 인도 조종면장을 취득했지만, 6개월 이상 취업을 못하고 집에서 놀고 있다.
집에서 노는 젊은 조종사 <이미지: 아시아원>
아버지도 조종사였던 지라, 자연스럽게 하늘에 대한 꿈을 품었고, 미국에서 조종 훈련을 통해 정해진 자격을 취득했지만, 인도의 항공업은 기대했던 것 만큼 자신에게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벌써 6개월째 이렇게 놀고 있습니다.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상황이 좋질 않네요.."
관련 소식통에 의하면 현재 인도에는 취업하지 못해, 비행(飛行)하지 못하고 비행(非行)하는 젊은 조종사의 수가 약 4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베리는 미국에서 조종면장을 취득하는데, 훈련비용까지 포함해 약 4만 5천달러를 투자해야만 했다. 물론 먹고 자는 비용은 제외한 금액이다. 이렇게 적지않은 비용을 들이고도 정작 취업을 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깝다는 입장이다.
인도에서는 현재 이미 민간 조종사가 충분한 상황이어서, 이들 젊은 조종사들은 외국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어느 항공사든지 초보 조종사를 원하지는 않는다. 비행 경험도 경험이지만, 초보 조종사를 채용해 정식으로 (한 사람 몫을 하는) 조종사가 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 항공사들만 하더라도 외국인 조종사들을 채용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비행 경력이 충분해 일정 교육만 시키면 바로 비행에 투입할 수 있는 베테랑 조종사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초보 조종사들이 바로 외국 항공사에 취업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국 등지에서 조종면허를 취득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에 국내 항공사로 채용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종사도 취업하기 힘들어?
차라리 국내의 비행학교 등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양성된 조종사를 선호하기 때문에 검증되지 않은 외국 젊은 조종사를 채용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간혹 네이버나 다음 지식 검색을 통해 외국에서 조종면허를 취득하면 국내 항공사에 취업할 수 있는 지 물어보는 질문을 발견하곤 하는데, 힘들다는 답변에 실망하는 분들이 많다.
조종사가 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과 금전적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 길에 대한 선택에 정확한 정보와 미래 예측을 바탕으로 한 신중함이 필요할 것이다.
인도만 해도 현재 취업하지 못한 조종사 면장 소지자가 약 4천여명이라고 하니 그 수에 놀랄 수 밖에 없다. 약 10억이 넘는 그 인구만큼이나 실업자 신세로 집에서 노는 조종사도 많다는 말이다. ^^;;
배움이 떨어진다고 해서 취업하기 힘든 것도, 자격이나 조건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취직할 수 있는 게 아닌가 보다.
아이러니하게도 취업때문에 몇년 백수?!생활하던 아는 지인은 단한번의 기회로 단박에 항공사취업을 통해 조종사까지 되었다. 인생 세옹지마란말 참말이다. 인생은 모르는거다.
어쨌거나 인도에서는 조종사가 아닌 다른 직업으로 전향하지 않는 한 당분간 실업자 신세의 조종사들이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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