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과 실망감이 교차한 가운데, 한국 모터스포츠 역사의 큰 획을 그은 F1 그랑프리 한국대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저는, 현재의 매스컴과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화자되는 숙박시설이나 경기운영면 같은 얘기는 이젠 별 무의미한
성격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물은 엎질러 졌고, 어차피 모터스포츠 매니아들은 영암군과 영암서킷의 비사 보다는, 알론소의 어부지리 우승과
랩타임에만 관심을 기울여 한국의 첫 F1대회가 2010년 10월 22~24일까지 였구나 정도로만 기억할테니까요...
그랑프리의 바톤을 브라질로 넘긴 상태에서 빈잔을 쥐어든 영암서킷은 내년을 준비해야 합니다.
앞으로 이 비워진 잔을 꼬박꼬박 채워줄 알찬 내용물인 대회 개최기간이 8년 남았습니다.
이제 영암이란 잔이 지금처럼 1년뒤에도 잡읍과 소음으로 얼룩지고 금이 가있을지, 아니면 매끈하고
정교하게 도색되어 그 속에 담길 내용물을 더욱 빛나게 해줄지는 순전히 노력에 달렸다 하겠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이 서킷에 대한 내 생각을 적어봅니다.
분명한 것은 시설물은 내년엔 절대 부족하다고 느낄 겨를이 없을 겁니다.
관람석으로 가는 관객들에겐 1년뒤의 영암은 그저 일부분으로 녹아들겁니다. 문제는 관람을 마치기까지 원치않던
불쾌감과 실망감을 느끼지 않도록하는 행사운영면에서의 영암서킷의 2년차 징크스가 어떨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행사 홍보와 대회의 흥행성은 어쩌면 내년엔 확연히 다를 지도 모릅니다.
G20 정상회의라는 미래 전략적인 국가 주요 행사에 밀려 국민의 관심이 크게 저조했습니다. 더욱이
금융위기를 막 벗어난 시점에서 어려운 살림으로 마케팅 홍보마저 전적으로 경기 참가 스폰기업에 의존했던
올해와는 다르게 잘해낼 겁니다. 문제는 국민들의 반응일 겁니다. 매스컴의 위력으로 모터스포츠에 눈 뜨냐,
그저 남의 나라 돈잔치가 한국에서 열린다는 것 정도로만 인식하느냐... 운이고, 운도 계획할 수 있다면
철저히 계획하고 벌려야죠...
영암이란 지역의 변화도 분명 찾아올 겁니다.
대한민국 땅에서 자동차를 위한 제대로된 트랙의 등장은 새로운 문화의 나무심기를 뜻하는 겁니다.
나무가 영암에 심어졌으니, 그 뿌리도 영암에서 퍼져나갈 겁니다.
지역의 모터스포츠 문화와 F1과 자동차산업에 관련된 사람과 재화 물자의 교류가 활발해지면,
영암의 지도가 송두리째 바뀌는건 채 5년도 걸리지 않을겁니다.
이제 영암서킷에 순수하게 남은 도전과제는 국가와 기업의 몫입니다.
최초의 한국인 F1레이서의 등장,
최초의 한국 F1레이싱팀의 창단...
그러기 위해서는 영암서킷을 바라보는 우리눈은,그저 편협한 지역색이라는 색안경 따윈 밟아 으깨버리고,
레이싱의 모든것이 담긴 성지로서 주목해야 합니다.
(행사 외적인 요소로 조소와 비난이 섞여 연일 까이던 숙박시설 문제, 내참 어이가 없습니다. 러브호텔이 뭐가 어떻다고요...
그런 숙박시설이 모터스포츠에 대한 열정으로 찾아온 사람들에게 뭐가 대수가 될 수 있는지... 왜? 그걸 또 우리 스스로
비난하고 난처하게 보는지... 난 이해를 못하겠네요? 영암과 그 일대의 지역적 특색과 문화코드는 한국사람인 우리가 만들어낸
현실 아닙니까? 그 동네에 러브호텔이 있는건 전적으로 그게 돈이되서 먹고 살 방법이니, 투자해서 숙박시설을 짓고 돈을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꿈을꾸는 민간 개개인의 엄연한 투자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재밌게도 서킷과 가장 인접한데 있기도 했습니다.
혹은 소통하는데 좋은 목에 있었던지요... 왜곡된 가치관의 팽배가 가져온 집단적인 히스테리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러브호텔 사건은 말이죠... 그리고 익명의 공간을 빌어 한 이미지에 대해서 무비판적으로 싸지르고 보는 쾌락주의자가 넘쳐나는
똥같은 인터넷의 피해사례 이기도 합니다. 더 우수하고 좋은 숙박시설이 있었다면 금상첨화 였겠지만, 정말 선수나 기자들이
최상의 조건을 요구하고 나섰다면 행사 운영위에서는 초특급 호텔에서 재우고, 서킷까지 사람들을 셔틀로 실어나르는 모습을
보였을 겁니다. 문제의 본질이 아닌것을 까는것은 이제 그만들 해야죠... 정말...
**ps : 한가지 아쉽긴 합니다. F1대회 유치/개최가 일사천리로 된것도 아닐텐데... 최소한 3~4년의 갭을 바라고도 했을
프로젝트에 단순히 관심과 참여를 통해 덮어질 수 있는 이런 문제가 굳이 무관심과 소극적인 소홀함으로 이렇게 찌질하게
꼬리에 꼬리를 물고 붉어져 나오는건 분명 주최측의 작지만 큰 오점이라 하겠네요)
그들이 못나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걸' 좋아하기 때문일수도 있음...ㅋ
그럼 님도 어디 여행가시면 관광지가 좋아서 간 사람들이니 아무데서나 끼어 자라고 하면 좋겠습니다
일년에 3일 개최하는 F1을 위해서 누가 중소형 숙박호텔에 투자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