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03년 초부터 06년 초까지 3년 동안 응급실에서만 근무했었습니다.

군대를 갔는데 응급실로 보내더라고요.

그 때 이런저런 교통사고 환자 참 많이 봤죠.

당시 느낀 것은,

안전벨트만 잘 하면 어떤 메이커의 어떤 차를 타든지 간에

왠만하면 타박상 정도만 입고 병원에 걸어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기억나는 큰 부상 환자가 몇 있긴 합니다.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차가 5미터 아래 절벽으로 추락했는데

앞좌석의 부모들은 안전벨트 덕분에 찰과상 정도만 입었지만,

뒷좌석의 아이가 차 밖으로 튕겨나가 심한 뇌출혈로 혼수상태로 실려온 경우.

고속버스 운전기사 아저씨가 안전벨트 클립을 이용해서 헐렁하게 하고 운전하시다가

충돌사고 후 목이 부러져서 온 경우.

안전벨트가 뭔지 개념이 없는 팔순 할아버지께서

아들 차를 타고 가다시다가 사고 나서 큰 부상을 입은 경우,

20대 초반의 대학생 2명이 랜트카를 폐차시킬 정도로 큰 사고를 당했지만

안전벨트 덕분에 별로 다치지 않은 상태로 응급실에 와서

차 값 물어줘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하는 경우

뉴코란도 밴 짐칸을 불법개조해서 친구 태웠다가 전복사고 나서

자기만 안전벨트 덕분에 살고 친구만 황천길로 보낸 운전자 등등..

따라서 요즘 나오는 어떤 차든 안전벨트만 잘 하면

큰 부상은 왠만해선 안입는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충돌테스트에서 별 한두개 차이는 환자의 사망률과 유병률에는

그다지 영향을 안미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현대차와 미국의 현대차가 안전사양이 달라서

미국의 충돌시험 결과를 우리나라에 그대로 적용하는데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응급실에서 실려오는 환자만 생각해보면

그런 차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냥 제 생각이 이렇다고요...^^;;;;

그런데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습니다.

오토바이 타다가 사고 나는 분들도 가끔씩 보는데

오히려 배기량이 크고 잘 나가는 오토바이 타는 분들이 부상을 덜 입습니다.

이런 분들은 헬멧도 잘 착용하고, 전용 라이딩 복장을 주로 입는데요...

헬멧은 그렇다치고, 라이딩용 옷에는 무슨 비밀이 있습니까??

왜 그 옷을 입고 사고 난 분들은 상대적으로 덜 다치는 것처럼 보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