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때문에 약간의 오해가 있을듯 하여 먼저 말씀드리면.
제가 고양이 분양자, 사기꾼이 고양이를 분양 받은 사람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저희집은 2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5살된 수컷 페르시안, 4살된 암컷 먼치킨. 완전 아가일 때 데리고 와서 예방법종, 중성화 시키고 정말 애지중지 키웠습니다.
문제는 이사를 가게 되면서 입니다. 그전까지는 반려묘를 키울 수 있는 집으로만 이사를 다녀서 상관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저희 가진돈으로 갈 수 있는 집을 구하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계약 종료 일주일 전에야 겨우 집을 구했는데...집주인이 애완동물은 절~~~~~대 금지라고 하더군요....ㅠㅠ
몰래 키울까도 생각했지만 집주인이 이사날 와서 직접 보겠다는 말에 결국에는 아이들을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료분양 카페에 올리니 정말 전화가 많이 오더군요. 처음에는 책임비라도 받을까 했지만 어차피 보내는거 받으나마나한 책임비 받지말고 좋은 주인 찾아서 보내자라는 생각에 여러 피분양자 중에 좋으신 분에게 보내게되었습니다.
첫째인 페르시안은 정말 선해보이는 인상을 가지신 헬스트레이너분에게로, 둘째인 먼치킨은 1명의 아이와 강아지1마리를 키우고 있는 군인 부부(남자가 군인, 본인 입으로 이야기함)에게 입양을 보냈습니다.
(먼치킨 피분양자와 나눈 문자)
페르시안 피분양자는 직접 아이를 데리러 오셨고, 먼치킨은 와이프가 직접 집으로 데려다 드렸습니다.
다 분양을 보내고 나니 진짜 집이 휑하더군요. 와이프는 애들 생각난다면서 계속 우는데 마음이 참 아팠습니다.
그래도 우리보다 좋은 주인을 만났을꺼야라며 위안을 삼고 다독였습니다.
그렇게 이사를 하고 정신없는 나날을 보냈을 때 먼치킨 분양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고양이가 실수로 플라스틱을 먹어서 병원에 왔는데 병원비가 부족하다. 25만원만 빌려줬으면 좋겠다"
와이프가 저에게 전화가 와서 펑펑 울면서 어떡하냐고 그러더군요. 이거 돈 보내줘야 하는데 자기 지금 20밖에 없으니 돈을 더 보내달라는 거였습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더라구요. 처음에 저희가 고양이를 분양받아서 애들이 아프다고 하면, 그리고 나한테 돈이 없다면.. 친구가 가족에게 전화를 하지 분양자에게 전화를할까? 그것도 무료로 분양을 해준사람에게?
와이프한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그리고 우리 뱅마니가 아무거나 먹는 애가 아닌데 그런일이 생기는 것도 이상하다."
그런데 이미 와이프는 약간 이성을 잃었더라구요. "아니 일단 애를 살리는게 먼저지 그깟 돈이 문제냐. 오빠는 왜케 사람이 잔인하냐. 됐다 내 돈으로 보낼께!"
그리고 제가 뭐라 할틈도 없이 탁탁탁 문자를 치면서 연락을 하더니 돈을 보내더군요.
사실 그 20때문에 싸우기도 뭐하니 그냥 뒀습니다. 그리고 사실 속마음엔 그래도 남편이 군인인데 뭐 돈 떼어먹을까. 우리나라 군인 월급이 짜긴 짜지. 뭐 이런 생각을 했죠.
그런데 그 다음날 진짜 이상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또 피분양인이 연락이 와서는 이번에는 애가 캣타워에서 떨어져서 또 병원을 갔는데 이번에는 33만원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솔직히 말도 안되죠. 저희가 4년 넘게 키우면서 캣타워에서 떨어진 적이 한번도 없는 아이였습니다. 물론 먼치킨이 다리가 짧아 점프를 잘 못하기는 합니다만 그럴 일을 만들 애도 아니였구요.
이번에는 와이프도 약간 이상하다고 생각했나보더라구요. 그냥 저희도 돈이 없다 죄송하다 이러고선 연락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22일. 원래는 21일까지 입금하기로 한 사람이 아무런 연락도 없더군요. 그래서 연락을 했더니 회사에 사정이 생겨서 월급이 밀렸다고 합니다...허허....군인이요...허허
딱 사기꾼의 냄새가 나더군요, 와이프가 어떡하냐고 하길래 말일날 주기로 했으니 그떄까지 기다리자 했습니다..
또 말일이됐고. 역시나..ㅎㅎㅎ 이번에는 아예 연락을 안받더군요. 여러번 전화를 했다가 경찰에 신고하겠다 그리고 당신은 뱅마니를 키울 여건이 안되니 파양해달라 우리가 다시 키우겠다고 했습니다.
그제서야 연락이 오더니 정말 죄송하다. 다음주 금요일까지 돈도 입금하고 뱅마니도 돌려드리겠다고 하네요.
그리고 금요일이 되고.. 현재는 아예 전화기를 꺼놓고 잠적중입니다.
사실 안당해도 되는 일이었고, 사람 잘못본 죄도 있으니 할말은 없습니다만 저희 뱅마니가 제대로 있긴 할까 그게 제일 걱정되네요.
하 이놈을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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