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사실은 본지 취재팀이 15일 입수한 경북대 김영수 교수(건축토목공학부)팀의 '동남권 신국제공항 유력후보지에 대한 토공량 및 부지조성비 산정' 용역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 용역은 밀양 신공항을 주장하는 대구경북발전연구원이 올 초 대한토목공학회 대구·경북지회에 의뢰한 것으로 김 교수팀이 이를 맡아 4개월 동안의 연구 끝에 최근 발표했다.
김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른 항공기 이착륙을 위한 진출입 표면에 걸리는 산 정상부 29곳을 깎아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산발전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밀양 신공항 입지 타당성 분석을 위한 시뮬레이션' 결과에서 나타난 16곳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그 중 20곳이 경남 김해지역에 집중돼 있고 경남 창녕의 산 2곳도 포함돼 있다. 김해지역은 김해시의 진산인 신어산(해발고도 415m)을 105m 절취해야 하는 것을 비롯해 김해 김 씨의 시조산인 무척산(해발고도 315m)도 130m나 깎아내야 한다.
경남 창녕의 경우 창녕의 진산인 덕암산(해발고도 535m)을 200m가량 절개해야 하고, 월봉산(해발고도 537m)도 220m 정도 절취해야 항공기 이착륙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공기가 회항할 때 회항반경(수평표면 및 원추표면)에 걸리는 경남 김해 진영읍의 봉화산(해발고도 140m)도 70m가량 잘라내야 한다. 봉화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와 묘역이 있는 봉하마을의 뒷산이다.
이들 29곳을 잘라냈을 때 발생하는 총 절토량은 13억4000만㎥에 달한다. 김해 상동지역 등 이미 절토된 산지를 제외하면 순절토량은 2억3400만 ㎥나 된다. 이는 4억7000만t에 해당하는 것으로 하루 15t 덤프트럭 5000대로 실어나르더라도 17년 정도 걸리는 양이다. 여기에다 이들 산 정상부를 깎아내기 위해서는 발파작업 등이 불가피해 김해지역은 공항건설 단계부터 공사로 인한 소음 진동 먼지 등의 직접적인 피해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수 경북대 교수는 이날 취재팀과의 전화통화에서 "산 29곳을 절개하는 데는 공학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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