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파주에 살고 있는 차를 좋아하는 50대 아재입니다... 아래 어떤 분의 머리카락 기증 글을 보니 울컥해서 글을 올립니다. 눈팅 많이 하고, 일년에 글 한두개 올릴까 하는데.. 앞으로는 조금은 더 자주 올릴 듯 하네요...
지난 5월 30일,
사랑하는 둘째 아들이 공군으로 입대하였습니다. 벌써 2주가 넘어버렸네요....
둘째 아들은 14년 세월호 사건 이후부터 입대하기 전, 10여년 가까이 몇 번의 세월호 팔찌를 바꿔가며 계속해서 끼고 살았습니다.
"귀찮지 않아?" 라는 저의 질문에는
"전혀요" 그냥 무뚝뚝하게 한마디하면서 그 긴세월을 잊지 않으려 하네요... 입대하기 전날에.. 팔찌를 빼 놓으며 한참을 쳐다보던 모습이, 마치 부모가 자식 군대가는 것 보내는 느낌처럼 제가 느꼈더랬습니다.
남들처럼 고등학교가기보다 경기인력개발원에 가서 자동차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따고 고졸 검정고시 패스하고, ... 다른 친구들은 대학 새내기가 되어 캠퍼스 축제를 처음 즐길 나이에, 공군을 지원하고 빨리 군대 다녀와 클래식 자동차 복원과 엔진 정비에 대한 자신의 미래를 구체적으로 찾아보겠다는 아들이었습니다. 자동차 정비로 공군에 들어가게 되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아래는 둘째 아들 사진입니다.. 이거 올린 거 알면 화를 낼거에요. ㅎㅎㅎ. 쑥쑤러워하는 타입입니다.
작년 초 군대를 일찍 가기로 정하면서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어요.
"왜 길러?"
"기증하게요." 그냥 또 무뚝뚝한 한마디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입대 전 주에 미용실에서, 머리를 짜르게 되었습니다.
살면서 본인도 힘든게 많았는지 흰머리가 여럿 눈에 띄네요.. 제 눈에 어린 것이.
기증 조건인 25cm를 넘기는 머리만 한봉지 나오네요.. 어떻게 보내야할 줄 몰라 뽁뽁이에 고이 싸서 군입대한 다음 날에 택배로 어머나운동본부에 군입대 아들이 남긴거라는 메세지와 함께 보냈습니다.
부모란 이렇게 잠깐 자식을 떠나 보내도 가슴에 구멍이 생기나 봅니다.
오늘처럼 좋은 날씨에 노을지던 자유로를 함께 드라이브했던 기억이 더 나네요.. 또 그날이 곧 오겠지요..
그런 희망으로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자 합니다.
여러분도 건강하세요...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