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마저 문 닫았다…호남 최대 상권 광주 충장로의 비명
입력2024.04.21. 오전 11:30
수정2024.04.21. 오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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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였던 거리, 쥐죽은 듯 조용”
지난 18일 낮 12시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일대 상가 곳곳에 '임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황희규 기자 지난 18일 낮 12시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과거 호남 지역 최대 상권으로 불렸던 거리 일대가 한산했다. 상가 곳곳엔 ‘임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리고, 빈 점포 앞은 불법 주차된 차량이 세워져 있었다.
직장인 황다혜(35·여)씨는 “충장로에서 ABC마트 등 서비스업에서 11년째 일하고 있는데, 지금처럼 상권이 침체한 적은 없었다”며 “5년 전만해도 사람들로 북적였던 거리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공실률 28%, 4년 만에 10.9%p↑
지난 18일 낮 12시 호남 최대 상권이라 불렸던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희규 기자 호남 지역 상권을 대표해온 광주 동구 충장로 상권이 오랜 경기침체의 여파로 무너지고 있다. 도심 공동화로 동구 곳곳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상주인구까지 꾸준히 줄어들면서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과거 이른바 ‘알짜 점포’가 몰려있던 핵심상권까지 유동인구 감소로 공실률이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이날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충장로·금남로 상권의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28%로 전국 평균(13.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4분기 공실률(17.1%)보다는 10.9%p 늘어난 수치다. 중대형상가는 3층 이상 규모 또는 연면적 330㎡(약 100평)를 초과한 상가를 의미한다.
유명 브랜드 매장 줄줄이 빠져
지난 18일 낮 12시 호남 최대 상권이라 불렸던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희규 기자 거리 곳곳에 빈 가게가 늘어나면서 유명 브랜드 매장마저 충장로를 빠져나가는 추세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는 2011년 문을 열었던 ‘광주 충장로점’을 2022년 철수했다. 지역민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통했던 충장파출소 부근에 위차한 충장로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영난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충장로에 문을 연 ‘H&M 와이즈파크몰’도 지난해 말 영업을 종료했다. 호남 최대 규모로 문을 열었던 상점은 임대계약이 만료되자 사업을 정리했다. 공인중개사 김모(34)씨는 “과거 충장로·금남로에 50평 정도의 가게를 내려면 월 임대료 2000만~3000만원에 권리금 3~5억원을 내야 했지만, 요즘은 권리금이 없는 점포가 수두룩하다”며 “코로나19 이후 상권이 침체되는 상황이 이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전남대 상권 공실률 48.7% ‘전국 최고’
지난 18일 낮 12시 호남 최대 상권이라 불렸던 광주광역시 동구 충장로 일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희규 기자 충장로뿐 아니라 광주 지역의 다른 주요 상권 역시 공실률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현재 주요 광주 상권 10곳의 공실률은 17.6%로 전년도 같은 기간(15.2%)보다 2.4%p 증가했다. 이들 상권은 코로나19 전인 2015년~2019년 공실률이 10.1%~12.8% 수준을 보이다가 2020년 15%까지 오른 뒤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충장로와 함께 광주 대표 상권 중 하나인 전남대학교 상권은 2015년~2019년 6.9%~17.1%에서 지난해 48.7%까지 뛰어올라 전국 최고 수준의 공실률을 기록했다.
동구 “충장로 부흥 일궈내겠다”
지난해 10월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임택 동구청장과 충장축제 캐릭터 '충장 프렌즈', 추억유랑단 그리고 광주버스킹월드컵 참가자들이 제20회 추억의 충장축제 성공 개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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