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현직 경찰관이 절도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수차례 폭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형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전직 경찰관 박모(33)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 강력팀 소속이었던 박씨는 지난 2월12일 경찰서 형사과 진술영상녹화실에서 절도 피의자 A씨의 얼굴과 다리 등을 손발로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피의자 A씨가 일부 범행을 부인하자 후배 경찰관을 시켜 영상녹화 CCTV를 꺼버린 뒤 수갑을 차고 앉아있던 A씨의 뺨을 때리고 정강이를 걷어찬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사실은 검찰로 신병이 인계된 A씨가 담당 검사에게 털어놓으면서 드러났다. 해당 조사실에는 영상녹화 카메라 외에도 경찰서 간부만 볼 수 있는 또다른 CCTV가 설치돼 있어 폭력 장면이 찍혔다.

이에 자체 조사를 진행한 경찰이 박씨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동료 경찰관들은 평소 박씨가 의욕이 넘쳐 실수했다며 선처해달라고 탄원을 해왔다. 실제 박씨는 비교적 젊은 나이에 경사 계급을 달기도 했다.

검찰은 고심 끝에 지난달 19일 사건을 검찰시민위원회에 회부해 의견을 물었다. 내용을 검토한 시민위원 13명 중 12명은 박씨의 불구속 기소로 뜻을 모았고 기소유예는 의견은 1명이었다.

시민위원들은 이번 사태에 박씨를 처벌하지 않으면 이같은 일이 재발할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로부터 해임 처분을 받은 박씨는 징계가 너무 무겁다며 소청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한편 A씨는 절도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6월을 선고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2010년 양천서 사건 이후로 독직폭행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됐다"며 "시민위원들의 의견을 수용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