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벌 이야기가 나오길래 작년 즈음 있었던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2년에 한번 제주도에 벌초를 갑니다.
근처에 다른 묘지가 없는 저희 가족묘지인데요.
한여름에 가다보니 자동차 창문 다 올려두면 나중에 들어올 때 너무 뜨거우니까 윗쪽 조금씩 열어서
바람 통하게 해 두었습니다.
벌초 마치고 에어컨 켰으니 창문 닫고 운전하면서 내려가고 있는데 목 뒤에 뭐가 있는 것 같아서
무의식적으로 손이 거기로 갔는데 갑자기 뜨끔하면서 확 아파오더라구요.
아 X발 뭐야 라는 욕이 저절로 나오면서 급브레이크 잡고 내려 보니까 말벌이 손등을 쏘았더라구요.
도망쳐 나오긴 했지만 벌은 아직 차 안에 있는 상황...
다시 차에 가서 살짝 운전석 앞뒷문 열고 저만치 도망간 다음에 한 15분 벌 나갔나 안 나갔나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손등은 부어오르면서 소떼 몰려오듯 계속 아파오는데 차 안에 벌이 아직 있으니 무서워서 못 들어가겠고..
나중에 이게 왜 차 안에 들어갔나 생각해보니, 콜라나 커피캔 마시고 버릴데 없어서 차 안에 냅뒀는데
벌이 냄새맡고 창문 열린 틈으로 차 안으로 들어와 있던 것 같더라구요.
저는 차에 와서 에어컨 켜고 창문 올려버리니까 벌이 나가지를 못하고 차 안에서 돌아다니다가 쏘인거구요.
이게 사람 아무도 없는 산길에서 혼자 벌침맞은거라 급브레이크 밟아도 사고 안 난거지
모르고 있다가 일반도로 달리는데 벌한테 손도 아니고 뒷목 같은 곳 쏘였으면 정신 놓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습니다.
시내같은 곳은 덜하겠지만 벌초하러 산에 가실때는 차 안에 단 것들 두지 마시거나, 꼭 창문 끝까지 올려두고 벌초하시길...
뜬금없이 벌초 마치고 좋은 기분으로 하산하는데 벌침맞고 멘붕하실수도 있고,
그 순간은 괜찮으실지 몰라도 운전하시는 중에 혹시 모를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뉴스들도 전해져 오구요.
마지막으로 혹시라도 조그만 꿀벌 아니고 좀 큰 땅벌이나 말벌에 쏘이시면 꼭 병원 한번 들르시길 추천합니다.
아프다 말겠지 하다가 한참 고생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손등 한참 붓고 머리까지 아파와서 다음날 드러누웠습니다 ㅜ.ㅜ
살면서 그날 벌에 처음 쏘여봤거든요.
차안에 음식물을 넣어두지만 않으면 뜨겁워서 들어가지 않더라구요..
말벌은 침으로 계속 찌르니까 더욱 무서움..
진짜로 꿀벌은 애교덩어리...근데 말벌은 진짜~~ ㄷㄷㄷ
벌초가실때는 꼭 안전복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안전은 지킬 수 있게 준비하고 가세요...
벌도 그렇고 뱀이나 예초기 사고도 조심해야할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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