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군에 사는 20대 청년입니다.
가족들 전부 태안군이 고향이구요.
어민들의 피해수준이 얼마나 심각한지 ..
지금 현재. 저희 어민들의 피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처음에는 피해가 이렇게 까지 심하진 않을거라고
다들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우..
원유 유출 사고로 해안 일원에는 어마어마한 기름 양과 넒게 확산된
피해면적... 해안 40km이상 퍼진 기름띠..
이것을 제거하는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게다가 한정된 인력과 장비.. 이 재앙과도 같은 기름 유출 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희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들 모두 만리포, 학암포, 해수욕장,
신두리 보호사구 등 피해지역 곳곳에서 분발하고 계시며 아침부터 밥도 안 드시고 나서서
방제 작업에 안감힘을 쓰십니다. ...
.
이게 대체 누구 때문입니까. .. 누구 탓을 해야하나요.
부직포, 고무장갑, 장화, 삽, 비닐포대.. 이게 지급된 장비입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어찌하겠습니까..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닙니까..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에는 2천명정도 인력이 투입됐다더군요.
말이 2천명이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입니까. 하지만.. 파도와 함께 해안으로 밀려드는
기름 물결에는 손을 못쓰는 실정입니다. 해안에 길게 늘어서서 장화를 신고 "흡착포"로
기름을 빨아들이거나 고무통 다라이로 기름통을 퍼닫는 수준입니다.
원북면 해수욕장에도 한 500명이 방제 작업을 하고 있지만 이곳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름들이 계속해서 파도를 타고 해안으로 밀려옵니다. 파도가 이렇게 밉기는 처음입니다.
물 위 기름띠 제거도 문제지만 백사장 모래 속으로 침투한 기름을 어떻게 제거합니까.
저도 사고 당일부터 직접 장화를 신고 나서서 방제작업을 하고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이틀이 지나서야 흡착포를 지급하고 인력을 지원했습니다.
정부의 늦장대책에 피를 토할것 같습니다.
제때 인력이나 장비가 동원됐더라면 해안이 이렇게까지 부패되진 않았을겁니다.
지금 뭘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흡착포, 삽, 다라이.. 썰물이 올때는 백사장에서
삽으로 기름을 퍼내 제거 중입니다. 뭡니까 이 원시인 장비들이.. 일찍이라도 주던가..
첫날에는 인력도 인력이였지만 흡착포 5박스 가지고 무엇을 했겠습니까.
지금 현재 8천여명정도가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늦은감이 너무 많습니다.
여러분.. 저희 어민들은 바다만 보고 삽니다.. 저희는 이제 끝장입니다..
태안반도 와보십시오.. 두께 10cm짜리의 기름띠가 떡시루처럼 쌓였습니다.
해안 국립공원 세계5대 갯벌이라는 말은 이제 끝났습니다.
곳곳에는 철새 물고기.. 시체뿐..
저희 부모님은 굴양식을 하십니다. 오늘 물위에 둥둥 떠있는 기름 사이로
양식 어망 하나를 끌어올려봤습니다. 전북인지 굴인지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었고
기름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지금이 한창 굴 뽑아 올릴 때인데
1년 먹고 살 것을 완전 망쳤습니다..
정부가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기름냄새만 났지 이렇게 기름이 양식장까지
처들어올리는 없다고 했습니다..
저희 아버지 어머니 기름모래 위에 쓰러져서 통곡을 하셨습니다.
아무것도 도움이 ... 절망적이였습니다.....
기름이 떠내려온 걸 바로 발견해서 도움을 청했지만
지원이 너무 늦어 기름이 떡시루처럼 쌓였습니다.
저희 가족들이 일군 삶의 터전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내려버렸습니다..
여러분.. 도와주세요..
한분한분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피폐해진 태안반도에서 이제 대어를 볼 수는 없을수도 있습니다..
대어 자체가 아니고 밤낚시라는 취미생활 자체가 태안에서 사라집니다.
부디 제 뜻을 헤아려..
따뜻한 지원의 손길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땅끝에서 태안의 청년이-
얼마나 속이 타들어갈꼬...우리나라 인데.. 우리땅인데..젠장...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