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감식 기술의 발달로 자칫 미궁에 빠질뻔했던 사건이 명쾌하게 해결됐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3년전 부산 금정구와 해운대구에서 잇따라 발생한 여성 업주 둔기 살인 및 살인미수 사건에 대한 재수사를 통해 동종 범죄로 구속된 피의자를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도살인죄로 부산구치소에서 복역중인 이모(47)씨는 2007년 2월13일 오후 6시께 부산 금정구 서동의 한 슈퍼마켓에서 여주인 김모(62)씨의 머리를 둔기로 다섯차례 이상 마구 때려 숨지게 한 뒤 금고 밑에 있는 현금 30만원을 들고 달아난 혐의다.
이씨는 또 2007년 3월6일 오후 7시20분께 부산 해운대구 중동 모 의류 판매점에서 업주 박모(26.여)씨의 머리를 둔기로 내려쳐 실신시킨 뒤 20만원 상당의 여성 옷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첫번째 사건은 사실 그동안 미궁에 빠져 범인 검거가 어려웠지만, 최근 지문감식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금고 밑 메모지에서 이씨의 지문 일부를 감식해내 동일 수법 전과자들의 지문과 대조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범행을 확인했다. 두번째 사건 또한 재수사 과정에서 피해자가 이씨의 얼굴을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어 해결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씨는 이미 2005년 부산진구 당감동의 한 식당에서 주인 김모(49세.여)씨의 머리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한 혐의로 지난 6월26일 경찰에 의해 구속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2005년 부산진구 식당 여주인 강도살인 사건의 범인인 이씨의 범행수법이 3년전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과 수법이 같아 재수사를 시작했다"며 "사건당시에는 조각난 지문만 나와서 범인을 찾을 수 없었지만 지문감식 기술의 발전으로 범인과 일치하는 지문을 확보해 이씨의 추가 범행을 입증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