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에 졸립기도 하고 심심하던 차에 문득 추억이 생각나 글을 남깁니다.
제가 근무한 곳은 경기도 파주 입니다. 많은 사단들이 여기 모여있죠 ...
처음 자대 배치를 받아 받은 보직이 104입니다. 기관총 사수죠 .
제 사수가 병장말년이라 이등병 5호봉때 부터 기관총사수가 되어 부사수도
없이 상병말호봉까지 오로지 행군때마다 60을 말뚝으로 매고 행군을 해야했죠.
이떄부터 나의 군생활이 편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었습니다. ^^
첫근무를 나가던날 같이근무를 서게된 선임병이 계속 노래를 나즈막히 부르기
시작하더군요 . 정말 돼지 멱따는 소리가 무엇인지 알겠더군요 .
무표정한 얼굴로 전방만을 보는 나에게 갑자기 선임병이 야 내 노래가 듣기 꼽냐?
이러는 겁니다. 이제막 자대배치를 받은 저는 너무 놀라 아입니다~~!!!! 라고
저도 모르게 경상도 사투리도 대답을 했드랬죠 . 그 말을들은 선임병은 이쉑이
말끝을 흐리네 라며 대가리박아를 시키곤 또 열심히 노래를 부르던 찰나
일직사관을 서던 선임하사가 순찰을 돌다 이광경을 목격하고 선임병에게
물었습니다.
야. 인마는 왜 머리박고 있노 ?? 선임하사도 경상도 분이시더군요 .
그러자 고참이 이쉐끼가 물어보는데 대답을 삐딱하게 하지않습니까..
라며 말을했고 선임하사는 와 ?? 머라든데 ?? 라며 묻자 선임병이 절 기상시키며
야 !!! 대답해봐 인마 이러자 전 또 엄청겁내하며 아입니다!!!! 라고 목이터져라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선임하사가 야 !! 니 경상도가 ??? 이러길래 전
네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을 했죠 .. 순간 선임하사가 마구 흥분을 하는 겁니다.
고참에게 이쉑끼야 !! 삐딱한게 아니고 사투리좀 썻다고 애를 갈궈..
이 더러븐 쉑끼야 사투리쓴게 죄냐 이쉑끼야 라며 고참에게 머리박고 한발들어
이러더니 저한테 감시하라는 겁니다 . 근무 끝날때 까지 ㅡ_ㅡ;;;;;
2시간이 지난후 우린 복귀했고 전 후환이 두려워 어찌할바를 몰랐습니다.
선임하사가 나도 니처럼 대답했다가 진짜 마이마따 ㅠ.ㅠ 라며 절 위로해 주더군요.
그후로 몇달동안 고참에게 표준어를 교육받으며 괴로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선임하사와는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되어서 제대시에는 친구로 지냈죠.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일병이 되던날 첨으으로 대대ATT 라는 훈련을 받게 됬습니다.
짬밥이 없어 어찌어찌 시키는 데로만 하는데 행군도중 배밭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부식이라는게 참 2명에 사과한개 재수없음 3명에 사과한개 였습니다.
참 처절하죠 ㅡ_ㅡ;; 맛스타 깡똥 큰거한개 나옴 고참들이 먹다남긴거 쪽쪽빨며
동기끼리 씩 웃곤했죠 . 지금 생각해도 웃깁니다. 그런데 배밭을 지나가니 이거
다들 눈이 돌지 않겠습니까 ㅡ_ㅡ? 당연히 한두명씩 한개씩 따서 먹고가기 시작했고
필 받은 모두가 먹어제끼니 우리가 지나간후 그 배밭은 초토화가 됬고 주인분이
신고를 하여 훈련 복귀후 대대 전체가 1주일간 군기교육을 받았습니다 .
보름동안 구르니 죽겠더군요. 정말 그때 배고팠습니다. ㅠ.ㅠ
두번째 군기교육대를 가게된건 제가막 상병을 달았을때 였습니다.
첫 혹한기 때였죠 . 너무너무 춥더군요. 다들 아시다 시피 상병이되면
군인본연의 임무 이외에 특수한 임무가 주어 집니다. 1시간반을 몰래 걸어서
침투하여 민가 슈퍼에서 소주와 쥐포를 사오고 라면을 사오고 하는 거였죠 .
훈련나가면 그게 참 잼있더군요 . 머 고참이 주는 소주한잔 먹고 싶어서 .
저 멀리 불빛만 보이는 딸랑 집 몇채 있는곳을 뛰어가니 ㅡ_ㅡ;;;
왕복 세시간 입니다. 걷고 뛰어서 허허허 ;;; 그러다 고참이 텐트안에서 너무 춥다며
따듯하게 잘수있도로 하라더군요 . ㅡ_ㅡ;; 일단 텐트박으로 겨나와서 머리를 굴리는데
저 멀리 불빛이 보이는 겁니다. 음 옳다구나 싶어 가보니 돼지 사육장이었습니다.
겨울이 되고 너무 추우니 돼지가 얼어죽을까봐 5센치좀 넘는 스폰지로 축사를 다 싸놨
더라구요 . 으아 이게 왠떡이냐 싶어 전 마구 뜯어서 낑낑 거리며 매고 와서 전 소대가
바닥에 깔고 잤습니다. 돼지똥 냄새가 정말 독했지만 등이 따뜻하니 왔따 더군요. ㅡ_ㅡb
그 다음날 텐트를 것는데 왠 아저씨가 와서 난리를 치는 겁니다 . 어떤 쉑히야 이러며
벽뜯어가서 돼지가 얼어죽었다고 이 도둑넘 쉑끼야 느그가 군인이냐 이러며
전 복귀후 또 홀로 쓸쓸히 60트럭에 올라 일주일 동안 굴러야 했습니다. ㅠ.ㅠ
3번째는 제가 말년때 마지막으로 다시 혹한기를 뛰는데 이게 말년에 먼 복인지
우리 소대한테 개활지 전투 시범을 보이라는 겁니다. 까라면 까야지 어쩌겠습니까.
개활지 중간에 하천이 있었는데 여길 건너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게 그만
건너다 얼음이 깨져서 우리분대가 홀랑 빠졌습니다. ㅡ_ㅡ;;;;;; 하반신이 싹 졌었죠.
그 추운날 달달떠는 분대원들을 보며 안쓰러운 마음에 벙커안에 짱박혀 밤을 보내는데
우리의 멋진 선임하사가 씩 웃으며 우리 벙커로 들어오더니 방독면을 열어제끼며
이거봐라 2분대장 이러는 겁니다. 그안엔 방독면은 없고 조립식 가스버너가 ㅡ_ㅡ;;
인간 낮에 가스 하는데 혼자 안면마스크 끼고 얼로 도망가드만은 그런걸 짱박아 오다니
얼릉 분대원들을 시켜 겨울에 논에 있는 지푸라기를 모아오고 바닥에 깐후 중간에
가스버너를 키고 다같이 판쵸위를 뒤집어 쓴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좀 있으니 따땃
하니 좋더군요 ^^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선임하가 쓰러져 자고 너도나도 졸무렵
판초우의 에 버너가 데이며 불이 붙었습니다. 정말 몰랐습니다. 지푸라기에 불이
그렇게 빨리 붙는지 확 피어 오르는 불길에 우린 당황했고 발로 막 밟아서 끄려고
난리를 떨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벙커 박으로 도망나갔습니다. 연기가 몽실몽실
나더니 좀 있다가 쾅 ~~~~~ 하는 폭음과 함께 근처에 있던 모든 간부가 뛰어오고
선임하사와 전 씨꺼메진 얼굴로 서로 마주보며 우린 죽었구나 했죠 ㅠ.ㅠ
복귀후 또 군기교육대를 갔지만 이번엔 외롭지 않았습니다. 선임하사랑 같이 갔거든요.
제대를 보름 앞두고 ^^ 제대후 후임병들이 전화와서 하는 말이 저 제대하고
대대장이 연설 할때마다 내 군생활하면서 선임하사 군기교육대 보낸건 니가 첨이다
이시끼야 라며 갈궜다더군요. ㅠ.ㅠ 사람좋고 순진했던 우리 선임하사 지금 어디서
잘 사는지 참 보고 싶습니다. 친구야 보고싶다 .. ^^
쓰다보니 길어 졌군요 . 이거 글재주가 없어 눈아프게 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