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넉넉하지 못한 집안의 큰아들로 태어나서...
전문대 다니다가 입대를 했었습니다.
군에 있다는 힘겨움 보다 몸이 불편하신 부모님과 고3이던 여동생이 참 걱정이 되어서
무지 힘들더군요..
집안에 조금 여유가 있었더라면 그렇게 걱정스럽지는 않았을텐데...싶어서요
그렇게 가족걱정... 안에서는 막 입대한 막내로써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할때..
분대장님보다 소대장님보다... 더 관심을 가져주신 중대장님..
당신께서 건내주신 한가치 담배는 담배 한가치의 가치가 아니라 제게는
힘겨웠던 시간들의 피로회복제 같은 것이었습니다.
엄하시고... 철두철미 하셔서 중대원들이 많이 투덜거리기도 했었지만...
전술훈련중에... 경사가 높은 곳에서 떨어진 부하 중대원을 보고...
다들 산허리를 따라 돌아서 구조하러 갈때...
중대장님..당신께선 한달음에 그 경사로를 달려내려 가셨습니다.
지금생각하면 참 무모한 짓으로도 보입니다만...
어떻게 그 험한 경사가 진 낭떠러지를 맨몸으로 달려내려 가실 생각을 하셨습니까?
그렇게 달려내려가셔서 한달음에 중대원을 엎고서 밤길을 달려 병원으로 가신 중대장님..
그날이후 누구하나 당신께 투덜거리질 못했씁니다.
당신께서 우리 중대원을 얼마나 사랑하시는 지를 몸소 보여주셔서...
모르셨겠죠? 그날이후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며 아버지셨는데^^
그일 말고도 제게는 개인적으로 감사를 표해야 할 일이 있었답니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고3이던 동생이 대학합격자 발표 후에 면회를 왔었는데..
시무룩한 얼굴에 마음속으로 한없이 울었습니다..
말은 안했지만... 그 눈에 녀석도 집안 형편상 대학진학에 갈등을 하고 있었던게 보여서요..
그날밤..경계근무중에 어찌나 서러웠던지..그만 쪼그리고 앉아..손으로 입을 막고
나즈막히 울었습니다.. 그땐 정말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해줄수 없음이 그렇게
서럽고 미안해서 한없이 눈물이 나더군요...
근무점검차 경계초소에 오신 중대장님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
근무선 다음날부터 완전군장으로 뺑삥이를 일주일간 굴러야 했었습니다.
경계근무에 만전을 기하지 않았다고...
전 속으로...'당신께서 내 속을 아시나요?' 하며...참 서운해었습니다.
그일이 있고 2주쯤 후엔가..동생에게서 편지가 한통 왔더군요.
제게 면회를 다녀온 다음날...중대장님께서 집으로 전화가 왔었다구...
면회온 날 저녁에 근무지에서 울고있길래..내무생활에 문제가 있었나 해서
분대장 소대장에게도 확인햇는데..잘 적응해 가고 있다고...
그래서..면회운 그날 밤에 그런일이 있어서..혹시나 집에 무슨 일이 있나 싶어서
전화를 드리게 되었다고....
부모님을 통해 동생의 어려움을 전해들으신 중대장님께서 제 동생의 등록금을
해결해 주셔서... 대학교에 다닐수 있게 되었다는 동생의 편지...
중대장님과 열심히 공부해서 장학금 꼭 받기로 했다는 말도 함께 전해주더군요..
중대장님. 동생은 4년동안 그약속..잘 지켰답니다.
얼마나 감사하고 또 죄송해서... 또한번 눈물이 나더군요..
중대장님..그 동생이 이제 다 커서... 어제 드디어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당신께서 보여주신 부하사랑...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중대장님~ 꼭 뵙고 싶습니다.
혹시 글 보신분중에 육군사관학교 43기 출신인 곽병호 대위님을 아시는 분은
연락처좀 부탁드립니다. 그당시 대위였으니... 지금은 중령쯤 되셨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