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강력한 SUV로 명성이 높은 GM산하의 허머(Hummer)가 유가 급등에 따른 판매 저하로 생산중단될 위기에 처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GM은 허머 가운데 가장 대형 모델인 H1의 생산을 다음달에 중단할 계획이라고 13일 발표했다.
H1은 미군의 다목적 차량인 험비를 민수용으로 개조한 모델답게 사막이나 늪지 등 험지 돌파능력과 비탈길 등판능력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반면 H1은 무게가 5톤에 이르고, 연비가 리터당 2.6리터도 안 될 정도로 경제성이 떨어지는 차량이다. 가격도 14만 달러가 넘는다.
미국에서 H1을 모는 것은 성공과 남성다움의 상징이자, 미국식 과소비의 표상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최근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연간 판매량이 100대를 넘기지 못할 정도로 부진을 겪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H1이 과도한 연료소비로 환경을 파괴한다며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일례로 FUH2라는 사이트에서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H1에 손가락 욕을 해대는 사진을 게재하고 있을 정도다.
GM은 이 같은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허머의 모델을 늘리면서 차량 사이즈를 계속 줄여왔다. 지난해 출시된 H3의 경우 엔진 배기량이 H1의 6.2리터에서 3.5리터로 크게 줄었고, 무게도 2톤 남짓으로 많이 가벼워졌다. 하지만 올들어 허머그룹 전체의 판매량이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차량이 프리우스에도 못미칠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GM 이사회에서 비용절감을 위해서 허머 브랜드 전체의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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