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가 사무실 이전을 하면서 그 공간 안에 있는 모든 물품을 '다' 가져갈 수 있다고 하길래, 저는 프린터같은 좋은건 못챙기고 회전의자를 챙기기로 했습니다. 40개 쯤 있길래 넉넉히 가지고 오려고 네개를 생각하고 보니까. 걍 세단 종류엔 안들어갈것 같습니다.
공간 넓기로 유명한 레이를 생각했는데, 혹시 안 들어가면 우짜지 싶어서 고민하다가... 자주 빌리는 렌터카에서 2열이 폴딩되는 트랙스를 빌렸습니다. 처음엔 풀폴딩이 안되서 이거 왜 이라노.. 하다가, 엉덩이 닿는 좌석을 앞으로 미니까 방석처럼 뚝 떨어지더라고요 ㅋㅋ 제법 넓어보이길래 안심하고 사무실로 갔습니다.
아침 때쯤 문 열어둔댔는데 점심 안 먹고 슬슬 가보니깐, 업체에서 이미 괜찮은건 싹 쓸어갔더라구요. 성한 놈을 찾아 고민고민한 다음 회전의자를 차에다 싣기 시작하는데.... 회전의자 고놈.. 부피가 장난 아니게 크더라고요. 쌀가마니는 네모 반듯하기나 하지 얘는 여기저기 돌출된데다 바퀴는 계속 지멋대로 굴르지. 돌아버리는줄 알았습니다.
두개까지는 잘 넣고. 세개째부터 악소리가 나고. 네개째는 도저히 들어가지 않아서 이걸 조수석에 거꾸로 메다 꽂아야 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주차장 관리인 아저씨가 와서 '포기하지 말라' 고 도와주셨습니다. 덕분에 강제로 우겨넣고 간신히 트렁크 문을 닫았습니다. 땀은 삐질삐질 흐르지, 점심 시간은 다 지나갔지.. 강제 다이어트를 완료합니다 ㅋㅋ
회사 뒷켠에 주차해놨다가 오늘만 사는 신입사원 답게 칼퇴근하면서 저녁 배송을 시작했습니다. 택배 아저씨의 마음을 조금 느껴봅니다. 차끌고 가양->목동->도곡 코스 밟아서 세 곳 모두 배송 완료하였습니다. 그리 좋은 의자가 아님에도, 선뜻 가져가 주신다고 말씀해주신 분들 덕분에, 저도 기분좋았네요. 외려 짐이 될 수도 있는 중고품이라 속으로 걱정 많이 했답니다. 저야 의자 핑계로 횐님들 볼 수 있어서 좋았고요 ㅎㅎ
난봉님은 드물게 글이 올라오시면 봉타는 사진이 자꾸 올라오길래 약간 야릇한!!!! 분이신가! 했는데, 스탠다드한 직장인 그 자체의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속으로 당황했습니다. 오기 5분 전에 연락하라구, 간단하게 식사 챙겨주신댔는데, 제가 길치라 동작대교를 세번이나 와리가리하는 바람에 늦어서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음료 하나는 꼭 먹어야 된다고, 맛있는 주스 사주셨습니다 :)
마쿠형은 접때 잠깐 뵜었고, 나이 차이가 별로 안나서 심적으로 안정된 상태로 느긋하게 목동 갔습니다. 의자 받으러 오신다고 멀리서부터 꽤 밟으신거 같은데, 모처럼 쉬시는 날 방해한것 같아서 죄송스럽... 수다떨고 적당한 시간에 피곤하실테니 집에 들여보냈는데, 보배를 보니까 제 모교에 가 계시네요 ㅋㅋㅋㅋ 오늘 재밌는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보배를 하실것 같진 않지만.. 카페베네에서 주차할 때 도와주신 남자분 혹시 계시면 감사합니다. 어떻게 주차할지 난감했는데 빠꾸해서 들어와야 된다 친절히 알려주셔서 감사했네요. 덕분에 빠르게 주차 포기하고 황색실선 길가에 댔습니다 ㅎㅎ
VeronP님은, 평소에 차 이야기 나누다가, 뜻밖에 오늘 의자땜시 처음 뵈었습니다! 제가 어여 집에 가야되는 상황이라 의자만 내려드리고 가게되서 아쉬웠네요. 제가 손아래인데 진짜 예의바르게 대해주셔서 기분 좋았습니다. 아기용 두유를 주셨는데, 마침 좋아하는거라 쪽쪽 빨아먹으며 집까지 잘 왔습니다.
+ 잠깐 오늘의 트랙스 소감을 적자면. 2열까지 접으면 용량 꽤 커서 애기들 있는 집, 유모차 끄는 집 괜찮겠어요. 그럼에도 부담스럽지 않아 주차 및 주행에서 유리합니다. 좌석은 요추 부위가 통통해서 편하고요. 다만 디제루의 경우 많이 시끄럽습니다. 변속기어 적응이 어렵고 특히 엔진 브레이크 쓰기 어렵습니다. 저단에서 살짝 울컥거립니다. 초반에는 더딘데 40부터 중속까진 잘 밀어줍니다. 차량이 좌우로 잘 흔들리고 가라앉아서 간다기보다 둥둥 떠있는데, 좀 불안스럽게 갑니다.
렌지로버랑은 전혀 달라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뒷자리 탔을때 멀미하기 딱 좋은 차 ㅋ 개인적으론 옛 쉐보레의 탄탄한? 투박한? 느낌을 좋아하는데, 그게 많이 옅어져서 아쉬워요. 스파크 늘린 느낌이네요.
이신가욧 ^^
고생하셨네요
고생하셨네요.
추천~~
다음엔 눈물스토리를 들려드리지요ㅋㅋ
아 모교앞 파스쿠찌는 쟐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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