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환율이 문제가 아니다
최근 현대차가 환율 비상으로 미국시장에서 판매에 고전하고 있으며, 특히 소형차 베르나(미국수출명 엑센트)의 경우 올 1~2월 미국시장 판매대수가 2584대로 작년 같은 기간(5313대)의 절반으로 줄었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당장의 이유는 이달부터 미국시장에서 일본업체들이 소형차 신차 출시할 예정이어서 소비자들이 이를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그 예로 도요타 야리스(일본 내수명 비츠)의 기본형이 1만950달러로 베르나(1만2445달러)보다 싸다는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도요타 미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해보니, 일본 내수형 주력보다 강력한 엔진인 1.5리터 DOHC 16-밸브 VVT-i 4기통엔진을 달아서 6000rpm에서 최고출력 106마력을 내는군요. 베르나보다 약간 크기는 작지만, 해치백이 기본이기 때문에 공간활용이 뛰어나고, 일본 소형차답게 아기자기한 편의장비 등이 장점입니다. 도쿄에서 야리스를 몰아봤을때의 느낌을 떠올리자면, 베르나보다 승차감이나 주행감 등이 더 낫다는 쪽은 아니었던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단 도요타 차이면서 기본가격이 베르나보다 싸고 해치백이 기본이라 공간활용성이 좀더 낫다는게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1만3850달러에서부터 시작하는 혼다의 피트 역시 무섭습니다. 베르나나 야리스보다 비싸긴 하지만, 이 차를 일본에서 며칠간 몰아보고 느낀 결론은 소형차가 갖춰야 할 거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1.5리터 휘발유엔진을 달고도 실주행연비가 리터당 17~19km에 달하고요. 키가 큰 해치백 형태여서 웬만한 큰 짐도 다 실을 수 있습니다. 운전재미도 어느정도 주는 거의 만능의 차였지요. 덕분에 일본에서도 월평균 1만대 이상 팔리는 대 히트 차종이 됐습니다.
다시 핵심으로 돌아가서 당장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고 미국시장에 일본의 새 소형차들이 들어오자, 판매가 뚝 떨어지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이 문제를 환율이나 경쟁자 탓으로 돌린다면 이는 핵심이 아닐뿐 아니라, 진실도 아닙니다. 문제는 현대의 차 자체에 있습니다. 벌써 여러번 말씀드린바 있지만, 일본차 회사들은 1970년대 미국 빅스리가 이윤이 안남는 소형차시장 정도는 일본에 넘겨줘봐야 대세에 지장없다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한 틈을 타 미국 소형차시장을 휩쓸었고, 여세를 몰아 중형차 고급차시장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일본업체들은 미국차업체들이 범한 실수를 절대 반복하지 않을거라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도요타나 혼다는 현대차가 미국 소형차시장을 먹는 것을 절대 지켜만 보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미 도요타의 저가형 브랜드 사이언 모델들이 나와있고, 도요타 브랜드의 야리스나 혼다의 피트 같은 다목적 소형차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현대의 성장을 막고,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밀어낼려는 심산인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대한 현대의 대처는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피트나 야리스보다 더 뛰어난 소형차를 만드는 것이죠. 베르나가 처음 나왔을때 제가 시승기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베르나가 구형보다 많이 좋아졌는지는 몰라도 미국 싱글들이나 젊은층(베르나급의 구매층)의 생활에서 큰 쓸모가 없는 세단형을 베이스로 한데다, 2006년 미국시장에 들어가는 차라고 하기엔 디자인이나 컨셉이 너무 구태의연합니다. 차가 안좋다는 얘기가 아니라, 너무 안전주의 적당주의로 간 차라는 것이죠.
대조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미국시장에 풀린 혼다 시빅(물론 시빅은 아반떼XD 동급입니다만)을 한번 찬찬히 뜯어보면, 이 차가 기존 혼다 고객, 그리고 혼다를 처음 접한 고객들에게 새로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주기위해 얼마나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 차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노력은 혼다보다는 현대가 백배 더 했어야 하는 것이겠지요. 베르나에서는 그런 즐거움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구형보다 더 커지고 동력성능도 좋아지고 디자인도 세련되어졌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현대는 안팎으로 풀어야할 문제들이 많습니다. 앨라배마 현지공장에 이어 제2 현지공장을 세우려면 10억달러대의 돈이 더 들어갑니다. 정몽구회장의 숙원사업인 일관제철소 다 지으려면 최소한 수십억달러 더 들어가겠지요. 미국시장에 현대가 별도의 고급차 브랜드를 만들려는 계획도 추진중인데, 이게 정말 실행된다면 또 수십억달러 들어갈겁니다. 하이브리드기술과 연료전지차기술 개발도 많이 늦었기때문에, 따라가려면 몇배의 노력과 돈이 필요합니다. 현대가 현재 갖고 있는 현금 가용자원은 한화 5조원 정도로 추산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벌지 않으면, 있는 돈 까먹는것 순식간입니다.
이렇게 갈 길이 바쁜 현대이다보니, 현대차가 아직도 아니 영원히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되는 소형차 시장의 주력상품 베르나가 일본의 경쟁상대를 압도할 어떤 장점도 찾기 어렵게 됐다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현대가 2006년에 미국시장을 공략할 소형차로 지금의 베르나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입니다. 성장도 좋고 고급차 시장 공략도 좋지만, 역시 기본에서 밀리면 아무것도 안되는게 세상의 이치입니다. 좀더 경제적이고 쓰임새 많고 참신한 스타일의 소형차를 투입하지 않으면 현재의 일본산 소형차들을 압도하기는 무척 어려워 보입니다.
다음은 최근 주간조선에 제가 쓴 현대차의 미래에 관한 분석기사입니다. 인쇄매체인지라 아는 내용을 전부 쓰지는 못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듣고 작성했습니다. 충분하지는 않지만 지금의 현대가 처한 문제점을 일별하는데는 약간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로엔 선 현대차 현대차 도요타의 길이냐 GM의 길이냐
수출경쟁력 강화, 고급차브랜드 육성, 차세대 성장동력 찾기 등 해결과제 쌓여
풀질경영은 일단 성공 세계 자동차기업 협력물결에 정몽구식 ‘홀로서기’식 경영 우려도
서울 강남대로를 따라 차를 타고 달리면, 양재역을 지나 얼마되지 않아 오른편으로 21층짜리 거대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황량한 늦겨울 양재동 일대의 랜드마크처럼 우뚯 솟아있어 놓칠래야 놓칠 수가 없다. 왼쪽엔 똑같은 높이의 쌍둥이 빌딩이 한창 공사중이라 주변이 소란하다. 올해 11월 완공예정으로 기존 연면적 1만9355평보다 큰 2만4909평짜리로 지어질 계획. 기존건물의 직원 2500명과 더불어 연구인력 8000명의 상당수가 증축건물로 옮겨온다.
사옥 입구로 들어가면 제복을 입은 어여쁜 여직원들이 터치스크린식의 LCD화면을 보며 방문자와 직원을 연결해준다. 왼편으로는 전세계지도가 걸려있고 각각의 주요거점의 현재시각을 알리는 시계바늘이 바쁘게 움직인다. 오른편에는 현대·기아가 시판중인 쏘나타·그랜저 ·싼타페·투싼 같은 차들이 원형 무대 위에서 서있다. 뒤쪽에게 일직선으로 놓인 유리상자 안에는 현대의 각종 휘발유·디젤 엔진의 실제동작 과정이 재현된다. 그 한켠으로는 조국을 지키는 K-1 한국형전차에 얹히는 32리터급 1200마력짜리 터보차저 디젤엔진까지 전시돼 있다. 전시공간 옆의 라운지 ‘블루 몬테(Blue Monte)’에서는 현대차 직원과 해외각지에서 모여든 외국 자동차관계자들이 거품 가득한 카푸치노나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업무상담을 한다.
건물 위쪽으로는 현대차의 국내영업·구매·AS를 제외한 모든 부서들이 빼곡히 들어있다. 그 정점은 21층에 있는 정몽구회장과 김동진부회장 집무실이다. 이 모든 분위기에서 질서와 규율이 느껴지며, 심지어 우아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그런데 약진을 거듭하고 있는 글로벌자동차기업 현대에 빨간불이 켜졌다. 2월22일 이 건물 2층 대강당에서는 김동진 현대자동차 부회장 주재로 ‘위기극복 결의대회’가 열렸다. 김 부회장은 “지금은 누가보더라도 우리 현대차의 비상상황”이라며 “위기를 뚫고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하느냐 몰락하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들의 임금동결 결의에 경의를 표한 김 부회장은 또 “올해 들어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하락으로 수출경쟁력약화·수익성급락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국가간 FTA 체결과 지역별 경제블록화 심화도 수출 주력기업인 현대차에게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현대·기아차는 원가절감을 통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400여개 1차 협력업체를 중심으로 납품단가 인하권고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 환율에 흔들리는 기초체력으로는 곤란하다
현대가 원화강세로 인해 국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어차피 현대가 글로벌 톱5를 목표로 한다면 지금의 위기상황을 극복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게 자동차 애널리스트들의 공통된 견해다.
NH투자증권의 윤태식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가 원·달러 환율 하락등의 외부요인 때문에 갑자기 위기를 맞는다는 것 자체가 현대차의 기초체력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강성노조로 인한 인력활용의 비효율성 등을 어떻게 개선해 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자동차업체의 생산성 담당 연구원은 “현대차가 그동안 품질경영에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부품협력업체 단계에서부터의 품질관리 시스템화를 이뤘다기보다는 조립 전단계에서 거의 전수조사에 가까운 검사인력 투입을 통해 품질을 잡아왔다”며 “도요타처럼 좀더 저렴한 비용으로 최고 품질을 내는 시스템을 정착시키지 못하면 조만간 현대의 최고강점인 고품질·저비용 기조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홀로’식 확대경영이 현대 발목 잡을 우려 높아
정몽구회장은 1998년 12월 현대차 경영권을 쥐기 전까지 25년 가까이 현대자동차서비스에 사장·회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당시 정비공장에 밀려드는 고장난 현대차를 보며 소비자의 마음을 얻으려면 고장부터 줄여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1998년 이후 현대차 품질경영의 성공은 그런 반성의 결과물이다.
국내 자동차기업 임원 A씨는 “현대가 기아 인수후 잘해온 것은 인정받아야한다”면서도 “최근 현대의 고정비용 지출이 너무 많다는게 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현대INI스틸은 2월8일 2010년 이후부터 550만톤은 열연강판, 150만톤은 후판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열연강판은 대부분 현대·기아의 자동차 강판용으로 쓰이게 된다. 현대차는 2010년쯤 현대차 390만대, 기아차 260만대 등 650만대 생산체제로 ‘글로벌 톱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고품질 자동차강판 확보가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포스코만한 철강회사가 7곳이나 생긴 중국에서 값싼 철강부품이 밀려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A씨는 “원재료에서 완성차에 이르는 일관생산체제가 자칫 과잉·중복투자가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현대는 앨라배마 공장에만 10억달러를 들인데 이어, 제철소·제2 미국현지공장·차세대자동차개발 등 한번에 수십억달러가 들어가는 사업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가 5조원의 가용자금이 있다고 해도 자동차기업 특성상 위기상황에서 현금이 얼마나 빨리 소진될 수 있는지는 GM·포드의 사례에서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특히 포드는 SUV를 팔아 1998년에만 70억달러라는 기록적 순익을 냈지만, 이후 파이어스톤 타이어 결함과 유가상승에 따른 SUV인기 하락, 지나친 몸집불리기 등으로 2001년 2002년에 64억달러 적자를 낸뒤 회생을 못하고 있다. 또 5조원 정도의 현금은 매년 10조원대 순익을 내는 괴물기업 도요타에 비하면 큰 돈도 아니다.
또다른 임원 B씨는 “글로벌톱에 들려면 역시 세계적인 기업들과 수시로 교류해야 한다”며 “정몽구회장이 국제모터쇼에 가면 10분만에 나온다는 얘기나, 해외자동차기업 CEO가 한국에 와도 정회장과 만났다는 얘기가 없는건 이상한것 아니냐”고 했다.
기아차 인수 이후 노조에서 달라는대로 퍼주는 것을 확대경영으로 이겨왔는데, 갑자기 어려워진다고 조직에 칼을 대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도 있다. 또 현대가 자체적으로 모든걸 해결하려 하지말고, 해외에 남아도는 타사의 공장이나 고급차 브랜드를 헐값에 인수하는게 공장을 새로짓거나 브랜드 새로 만드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덜든다는 주장도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 트리오 하이브리드·친환경디젤·연료전지 기술, 현대의 현주소
현대차 품질이 비약적으로 높아진데 비해 차세대 기술력 축적이 부족하다는 점도 앞으로 일류 자동차기업으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차세대 자동차로 평가받는 연료전지차나, 연료전지차 이전 과도기를 주도할 것으로 보이는 하이브리드나 디젤기술 모두 일본·구미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대차의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현대가 투자대비 효과 문제로 하이브리드·친환경디젤·연료전지에 어떻게 집중할지 혼란을 느끼고 있는것 같다”며 “연비절감효과가 더 큰 도요타 방식의 하이브리드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양산단계 전까지 현대가 매년 4000억원대 적자가 날 것이라는 자체분석결과가 나왔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시험운용중인 현대 클릭·베르나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핵심부품인 인버터는 히다치, 배터리는 파나소닉, CVT(무단변속기)는 자트코 제품으로 모두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LS산전에 인버터, LG 화학에 배터리, 로템에서 모터, 동아일렉컴에 직류변환장치 개발을 의뢰, 국산화를 추진중이나 현대가 개발자금이 부족해지거나 일본 부품업체들이 덤핑공세에 나설 경우 하이브리드부품의 기술축적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
“3~4년내 핵심부품을 국산화해서 혼다 수준을 따라잡는 것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얼마나 빨리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느냐입니다.” 현대·기아 연구개발본부의 김철수 하이브리드 개발팀장은 “도요타·혼다의 하이브리드 기술을 따라가고 어떻게 국산화하느냐의 문제는 결국 채산성과 정부의 환경친화형 자동차 육성 의지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협력관계에 있는 한 미국업체 관계자는 “현대가 도요타 프리우스와 같은 하이브리드 전용차 개발을 추진중이나, 최근 일본 하이브리드카 공세를 어떻게든 막으려는 미국정부 움직임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느라 섣불리 (현대가)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시장에 ‘제2의 렉서스’ 브랜드 현대, 아직은 시기상조?
현대차 최상원 마케팅 팀장은 “현대가 미국시장에 렉서스와 같은 별도의 고급차브랜드를 내놓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내부적으로 시기와 방법, 성공여부 등을 놓고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대가 당장 고급차브랜드를 내놓을 경우 재앙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럭셔리카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렉서스의 LS같은 플래그쉽 모델에 GS 같은 스포츠성을 가미한 이미지리딩카, ES처럼 돈벌어주는 차가 필요한데 이런 라인업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 자동차 딜러들의 참여(미국은 딜러들이 직접 투자해서 영업점을 낸다)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내년 등장하는 현대 후륜구동 세단 하나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재미 자동차컬럼니스트 유승민씨는 “현대가 지금과 같은 모멘텀을 유지할 능력이 있다면 미국시장에서 혼다와 순위다툼을 벌이는 것도 가능하다”면서도 “당장 별도의 고급차 브랜드를 투입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중고차 가격을 높이는데 좀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미국산 쏘나타가 대량으로 풀리고 있는데, 일부 딜러들이 소진되지 않은 물량을 렌트카업체에 밀어내고 있어 현대 중고차 가격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 도요타의 길이냐 GM의 길이냐
현대가 도요타의 길을 걸을 것인지, GM의 길을 걸을 것인지 묻는 것은 성급한 일일지도 모른다. 작년 11월 월간중앙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관련 애널리스트의 75%가 현대·기아가 2010년 이전에 자동차기업 가운데 글로벌 빅5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경영능력·리더십에 100점 만점에 평균 87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줬다. 이들은 또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톱5 진입 조건으로 노사관계 안정, 고부가가치차 보강, 품질·기술력 제고, 브랜드가치 제고, 하이브리드·연료전지차 개발 등을 꼽았다. 올해 들어서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향후 2~3년간 현대차 수익률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투자분석가의 전망은 상황에 따라 널뛰듯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현대가 어떻게 5년 10년뒤 생존하고 더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느냐이다.
현대차는 대단한 성공을 이뤘다. 그러나 포브스(Forbes)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대차는 자동차업계 큰 형님들 눈에 여전히 ‘집에 갈 생각을 안하는 파티 손님(The party guest who won’t go home)’이다. 그들은 현대를 ‘집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쓸 것이다. 현대의 도전은 지금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