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심판 판정의 가장 큰 수혜자로 지목받고 있는 스위스전에서 어처구니 없는 일을 당했다.
3명으로 구성된 아르헨티나 심판진은 경기 장소인 독일 하노버의 니더작센슈타디온은 물론, TV를 통해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눈을 속였다.
문제는 후반 32분에 발생했다. 아크 정면에서 스위스 미드필더가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스위스 공격수 알렉산더 프라이에게 침투패스를 공급한 것. 그러나 프라이는 명백히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고 왼쪽 사이드라인에 있던 부심도 깃발을 높이 들어 이를 확인했다. 당연히 최진철과 김진규 등 한국 수비진은 프라이에 대한 방어를 중단했다.
하지만 프라이는 계속 자신에게 온 볼을 잡은 뒤 달려나온 한국 골키퍼 이운재를 제치며 한국 골망을 흔들었고, 호라시오 엘리손도 주심은 득점을 인정했다. 이 순간 오프사이드를 선언했던 부심은 높이 들었던 오프사이드 깃발을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즉시 엘리손도 주심과 부심에게 달려가 오프사이드라며 항의했고, 딕 아드보카트 한국축구대표팀 감독도 강력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엘리손도 주심은 부심과 잠시동안 상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고, 한국은 킥오프를 했다.
킥오프를 하게되면 프라이의 골은 더이상 무효가 될 수 없다. 중계방송도 논란이 된 이 장면을 몇 번이나 다시 보여주며 오프사이드임을 확인했다.
이날 엘리손도 주심의 오심은 14일 프랑스전 및 19일 토고전과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전반과 후반에 한번씩 수비수 파트리크 뮐러가 두 번이나 핸드링 반칙을 범했지만 모른척하며 지나갔고, 큰 접촉이 없는 상황에서도 한국 측의 파울을 선언하는 등 경기의 맥을 끊었다.
요십 블라터 FIFA 회장의 조국인 스위스. 스위스전을 앞두고 어느 정도의 편파판정은 예상했지만 이날은 극에 달했다. 공격수를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한 한국의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