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그칠줄모르는 비가 너무 야속하게 느껴지는 이시점에서 제 어린시절 무서운경험담 몇자 끄적입니다.
저는 어린시절 강원도 아주 산골짜기 촌놈이었습니다.
때는 국민학교 3~4학년으로 기억되네요..
앞전에 제글을 읽으신분들은 잘 아실겁니다...제 신상명세에대해서...
수탉과 처절한 배틀을 겪은 장본인이었죠..
저희마을엔 그시절 가로등이란것이 없었습니다.
띄엄띄엄있는 집집마다 세어나오는 110볼트 백열전구가 온마을의 유일한 불빛이었죠..
차라리 밤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더 밝았을겁니다...
늦은가을 추수를 끝내고 온마을이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보낼때쯤이면 저와 제친구 두명은 항상
논에 가을걷이를 끝내고 쌓아논 볏단위에서 뛰어놀곤 했지요..
놀이터라곤 산과들 볏단위, 강, 이런곳에서 뛰어놀다보니 체력하나는 끝내줬습니다.
마을뒷산이 꽤높았는데 거기를 쉬지도않고 뛰어올라가서 뛰어내려오는 내기를 친구들과 하곤했지요.
뒷산 묘지위에서 나무로만든 칼을휘두르며 내공을 쌓기도하고, 여름이면 강가의 절벽에서 홀딱벗고
다이빙하다가 남자의 중요한 알사탕에 시퍼렇게 멍도 들어보고,,하여튼 체력하나는 좋았습니다.
사건이 있던때는 그해 가을밤 친구집에 놀러가서부터였습니다.
친한친구집이 우리집에서 걸어서 약 10분정도 거리에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친구집가는길에보면 무쟈게큰 밤나무가 두그루있는데 그길옆에 묘지하나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길을 지날때면 항상 겁이나서 훤한 낮에도 걸음걸이가 빨라집니다.
그날오후 날이 저물기전에 친구집에 놀러를 갔습니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친구어머니께서 아주 반갑게 맞아주시며 저녁을 차려주시더군요..
"아이쿠~방간집 장손왔네....여기 감자하고 고구마 삶아놨으니까 어여 먹거라~"
그때는 우리자식 너거집자식 이런게 없었습니다. 그냥 가면 친자식처럼 밥을챙겨주시고 자고가라고 하시며 참 친절히 대해주셨죠..
그렇게 밥을먹고 친구랑 놀다가 귀신예기를하였습니다...이것저것 귀신예기를하던중
친구놈이 그 길가에있는 묘지에서 귀신이 나온다는둥 그길지나갈때 묘지가 흔들린다는둥...제게 겁을줬죠....헐....무섭더군요...하지만 골목대장이었던 저는 내색은 하지않았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겁이 났습니다.
밤 8시~9시쯤 되었을때 그때는 촌이라그런지 그시간되면 마을사람들이 전부 잠자리에 들더군요...헉
농촌이라 새벽부터 일나가야하기때문이었죠..
그나마있던 백열전구 불빛도 하나도 안보이고 온세상이 적막하더군요..
저는 친구에게 우리집까지 같이 가자고하였습니다...무서워서리,,ㅋ
친구는 싫다고합니다...잠온다고 자야한다는겁니다...배신자...
그래서 친구에게 "선일아 그럼 저 자전거 빌려주라...타고갔다가 낼주께" (친구아버지자전거였습니다.)
친구 그러라고 하더군요...저희집에도 자전거가있었지만 빵꾸나는바람에 세워놓고 왔습니다..
그때 자전거가 요즘처럼 기어있는것이 아니고 신사용자전거라고 핸들이 안쪽으로 구부러진 빨간색자전
거였습니다. 기어는 없는 오직 한단짜리...
그걸타고 가기에는 아직 키가 조금모자랐지만 그래도 탈수있엇습니다.
친구와 인사를하고 저는 신사용에 제몸을 맞겼습니다.
착달라붙는듯한 안장은 느낌이 참좋았죠...일단 브레이크성능을 시험해보았습니다.
약간 밀리는듯한감이 없지않아 있지만 만족할만한 성능이었습니다.
튜닝내역은 뒷사람을 배려한 뒷타이어 물받이연장, 앞에 장바구니, 단일사이드미러,에어빵빵이
서스 제대로한 쇼바, 그립력 제로인 타이어, 이렇습니다..
장바구니에있던 호미와 뒷의자에있던 삽자루는 내려놓았습니다.
하체중량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일단 우리집쪽을 한번 바라보았습니다... 꼬불꼬불한길에 저~끝에있는 우리집 불빛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제가 올때 무섭지않게오라는 우리어머니의 작은배려가아닐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건무의미하였습니다. 가는길에는 불빛이 하나도 없었거든요..ㅡㅜ
저는 일단 안장에 앉아 왼발로 땅을밟고 오른발은 안장너머로 걸쳤습니다.. 마치 태권도 옆차기모양이었죠
약간내리막에서 탄력을 받아 어렵사리 안장에 올라탔습니다.
악셀페달에 발을 올렸는데 허걱 조금짧습니다..일단 페달을 한바퀴돌리지는않고 반만돌렸다가 다시 제자리로 또 반만 밟았다가 제자리로...이런식으로 출발을 하였죠..
앞이 안보입니다... 희미한 달빛에 의지한체로 천천히 목적지를 향에 핸들을 틀었습니다.
점점가까워지는 묘지, 심장이 점점 뛰기시작합니다...
이때를위해 내가 그토록 산이며 강이며 죽도록 뛰어댕기며 체력과 담력을 키웠건만..
모든게 부질없는 짓이었구나 생각이 듭니다...ㅡㅡ;;
어느덧 나의발은 알피엠 2000을 넘어서고있었습니다.
안장에서 서서히 엉덩이가 분리되어 안장앞에있는 지지대 쪽으로 이동합니다...
약간이라도 토크를 올려볼 심산이었습니다...
50여터남겨두고 어느세 제 꼬리뼈는 지지대와 한몸이되었고 닿지안던 페달은 마치 세발자전거를 타듯이 힘차게 밟고있는 저를 발견하게되었지요...
40,,,,30,,,,20,,,,,미터 점점 가까워질수록 목이 뒤로 제껴지고 안장앞뾰족한부분이
제 엉덩이 골자기사이로 빨려들어가는 엄청난 가속을 뿜고있었습니다..
늦가을이라 밤바람이 차가운관계로 눈에서는 눈물이 납니다...앞이 잘 보이질않더군요...희미하게 보이는
신작로를 따라 중앙선을 넘나들며 엄청난 가속력으로 묘지를 지나치는순간 갑자기 뒷바퀴쪽에서
"스~~~~~~~~~~~윽" 하는 소리가 납니다...커어어억....순간 사이드미러를 보았습니다..
밤이라 당연히 아무것도 안보입니다...ㅡ,.ㅡ
하지만 몸을돌려 뒤를 볼겨를이없었습니다....스~~~윽 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애써 무서움을 감추려고 애창곡노래를 불러봅니다..
"메칸더..메칸더...메칸더...브이~~날라라라라 메칸더~"
그뒤로 가사가 생각이 안나더군요....헐~ 내가 그렇게 좋아하던 메칸더였는데,,,,
다시 첨부터 노래를 부르다가 소리나는쪽을 살짝 보았습니다.
무슨 하얀 소복을입은 사람이 제 페달을 잡고 질질 끌려오는것이었습니다...
"어...으...으아악~~~" @.@
메칸더브이 노래가 온마을을 쩌렁쩌렁 울려퍼집니다..
메칸더..메칸더~메칸더~브이~
힘차게 밟던 페달에 미스가나는바람에 복숭아뼈를 페달에부딫히고 전립선안쪽이 자전거 앞 지지대에 심하게 부딧힙니다.
"퍼억~" 아픈것도 모르고 다시 페달에 발을 실어서 풀악셀로 밟았습니다..
시속 40키로는 될듯하였지만 페달을 잡고있던 하얀소복귀신은 더욱움켜잡고 놓아주질않네요....
눈물이 앞을 가려 귀신얼굴은 자세히 보이질 않았지만 키가엄청나게 큰귀신이엇습니다.
"이대로 죽는구나...." 그런데 점점 속도가 나질않습니다....
폐달을밟아도 속도가 나질않아 알아보니 체인이 벗겨진것이었습니다....업친데 덥친격이었지만
다행이 저희집까지는 내리막이었고 그중간엔 심한 커브길이었습니다.
"여기서 브레이크를 잡으면 난 귀신한테 따인다" 이생각으로 내리막커브길을 브레이크안잡고
돌아나갈려고 생각했습니다...드디어 내리막길.....자전거를 거의 30도로 꺽고 몸은 반대방향으로
틀었습니다..보통 자전거트는쪽으로 몸을 틀어야하지만 제스킬은 그반대로꺽는것이었습니다..
전에도 그길을 브레이크안잡고 내려온기억이있어서 자신있었죠...
"이커브길에서 승부를 봐야한다..." 만약 여기서 자빠지기라도하는날엔 그대로 귀신과 논두렁에서
머드팩을 즐겨야할판이다.
심한 드리프트를 시도하며 이차선으로빠져서 일차선안쪽으로 돌아나오는 엄청난 내공을 퍼부으며
간신이 앞에있던 논두렁을 간발의차이로 비켜서 가까스로 떨어지진않았습니다...
초행길이 아니라 다행이었습니다......앞에있던 과속방지 비포장도로에 튀어나온 머리만한 돌맹이를
예리한 칼질로 돌파하여 100여미터 있는우리집을향해 체인이벗겨진체로
죽어라 밟았습니다.....아직도 뒤에선 "스스스스~~~~윽"하며 잡고있던 페달을 놓지않았습니다..
그손을 떼어보려고 발로 밟아 보기도하였지만 악작같이 따라오네요....."무슨 아귀힘이 이리쎄냐?"
집에 도착할즈음 자전거가 주행하는상태에서 뛰어내려 자전거는 그대로 우리집 경운기로 돌진하고
저는 한바퀴굴르면서 다시 벌떡일어나 집으로 뛰어들어가 "엄마~엄마~~~~"소리쳤죠
놀래서 뛰어나오던 엄마 얼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덩달아 우리집 누렁이 발바리도 뛰어나옵니다.
저는..."저...자...자전거 봐봐....빨...빨리~" 엄마는 놀라서 자전거가 있는곳으로 가더니 왜그러냐고 묻더군요. 저는 "귀...귀신이"하는순간 자전거 페달을 봤습니다...
밭에서 쓰던 하얀 비닐이 걸려서 길~~게 (한 10미터는됨) 늘어져 있더군요...
가을추수끝나고 밭에서 비닐을 겉어서 길주위에 쌓아 놓는데 그게 바람에 날려서 제 자전거에 걸렸던겁니다.
전 그것도 모르고 지레 겁먹고 그렇게 했다는게 참 한심하더군요...
아침에 제 가랑이를 보니 퍼렇게 멍이들어있고 자전거는 경운기에 부딫혀서 핸들이 반쯤돌아가 있었습니다.
무서운생각을 하면 귀신이 보이고 아무생각안하면 귀신이 안보일것입니다.
비오는데 안전운전하시고...날씨않좋은날은 미등켜고 다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