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차들의 뒷좌석 만들기도 이제는 궁극에 닿은 듯 하다. BMW 750Li 익스쿨루시브는 독일이란 나라가 만들 수 있는 고급스러움을 모두 담은 작품. 그래서 기대감이 크고, 차 곳곳에 스며든 2억 원의 가치에 관해 조목조목 느끼고 싶다.
물론 이것은 파격적인 제안이다. 그리고 한번 더 놀라게 되는 건 이것이 한국 시장을 위한 맞춤형 컨셉트라는 점이다. 한국이 아시아에서 BMW 7 시리즈의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인줄은 알고 있지만 한국만을 위한 이렇듯 과한 옵션을 준비한 것을 우리의 국가적 위상이 올라가서라고 해석할 수 있을까?
물론 철저하게 구매 능력이 있는 소비계층을 노린 전략의 일부겠지만, BMW가 맞춤형 시리즈까지 들여온 것은 갈수록 주춤하고 있는 수입대형차시장에서 다시 1위를 탈환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다만 2억 원의 차를 가지고 굉장한 판매실적을 올리겠다는 의도보단 BMW의 최고 고객들에게 보다 다양한 기회를 선물하겠다는 메이커의 배려라고 이해하자.
어쨌든 이 차를 사려는 오너들은 개인 코디네이터 정도는 하나쯤 두길 권장한다. 다만 우아함과 스포티함을 섞어보겠다는 시도는 삼갔으면 한다. 지금 굉장한 역동성을 느끼게 하는 루비블랙 보디 컬러 안에 눈부시게 밝은 상아색 시트 컬러, 그리고 천정과 바닥은 검정이고 인테리어 트림을 두른 우드그레인은 살짝 루비빛 광택을 낸다. 누구의 작품인지 모르겠지만, 모터쇼 컨셉트 카에서 쓰일 듯한 컬러 매치는 오히려 차분함을 방해한다. 물론 그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나서는 크게 마음 쓰일 정도는 아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한글형 네비게이션. 그리고 3D 입체로 표시되는 지도의 사실감은 이제까지 보아온 네비게이션 중 최고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이것은 독일 본사에서 2년간 제작해서 선보인 것인데 오히려 이런 점은 국산차도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한글형이 돋보이는 것은 계기판에 그 내용이 표시되는 점인데, 굳이 디스플레이를 보지 않더라도 길 찾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안전운전에 도우미가 된다는 것은 다시 언급할 여지가 없다. 그리고 전방에 적외선 카메라를 달아 300m 앞까지 시야를 확보해주는 나이트 비전도 실제로 어두운 구간이 많은 우리나라에선 유용하리라 본다.
물론 복잡하게 느껴지는 이 모든 장비는 아주 작은 i-드라이브 모듈을 통해 간단하게 다룰 수 있다. 그것은 BMW 자랑이 아닌가 싶다. 적어도 이것이 선보인 이후 이름을 달리한 이 와 비슷한 시스템이 다른 메이커에서도 눈에 띄니 말이다.
어쨌든 한국만을 위한 BMW의 배려는 굉장한 수준에 달해있다. 그리고 이만한 우량아를 선보이는 단계까지 왔다. 차만 놓고 볼 때는 정말로 잘 만들었다는 평가가 아깝지 않다. 그리고 한국형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에는 박수를 보낸다. 2억 원이 넘는 이 차를 어떻게 잘 알리고 파느냐가 관건. 그것은 메이커의 몫이고 소비자의 판단이다.
V8 4.8
Verdict : 부드러운 가죽, 그리고 개인 취향에 따라 고르는 컬러 조합이 돋보인다. 뒷좌석을 위한 배려는 최고 수준. 그리고 한글형 네비게이션은 정확성과 함께 보는 즐거움이 있고 이 모든 것은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손쉽게 다룰 수 있다
Price : 21,900만 원 (Package A)
Performance : 0→시속 100km 가속 6.0초, 최고시속 250km, 연비 7.3 km/ℓ
Tech : V8 4799cc, 367마력, 49kg·m, FR, n/a 에어컨(O), 네비게이션(O), CD(O), 알루미늄 휠(O, 20), 가죽시트(O), 선루프(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