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에스페로 튜닝해 다닐때(1994년) 일이다.
1.5DOHC 똥차를 무개념으로 개조하고 디지탈계기판까지 달고서 고속도로를 종횡무진 뒈질줄 모르고
다닐때였다. 그날도 어김없이 중부고속도로를 수백(?)차례 칼질하고서는 88을 타고 오다 인천가는 고속도로를 타려고 노들길로 접어들어 양화대교와 합류하는 양평사거리로 나가는 램프로 돌아가려는데
어떤 노인양반이 조그만 스쿠터를 몰고는 내차 앞에서 대각선으로 끼어들더니 성산대교 방향으로 진입하고 있었다. 그 스쿠터 엄청느려 다 지나갈때 까지 서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언넘이 크락션과 함께 똥침을 계속해서 놓는다. 처음엔 무시하려 했는데 이노인네 빨리 안지나가 계속 서행하자 이번엔 연달아 똥침에 크락션은 계속누르고 빠~~~~~~~~~~~~~~~~~~~~앙~~~~~~~~~~~~~앙
이 상황은 정확히 5초동안인거 같았다. 순간 뚜껑에 스팀이 만땅 돼는 느낌을 받았다....
차를 세웠다 그냥 그 자리에..... 노인네는 진입을 마추고 멀리 사라지고 있었다.
그놈도 섰다 내가 막고있으니.... 그리곤 계속 지랄한다. 그냥 서있자 그놈 내려 내차로 온다. 거의 도착할 무렵 출발했다. 그넘 화들짝 놀라더니 지차로 황급히 뛰어가 미친넘처럼 날 쫓아온다.
경인고속도로는 지금도 입구가 만성정체지만 당시도 똑같았다. 내가 아무리 칼질을 잘하지만 막히는덴 장사가 없다. 목동교지나 지하차도 진입구서 내앞을 대각선으로 막더니 내려 나보고 내리란다.
얼굴과 옷차림을 보니 이제 막 제대나 했음직한 어린나이..... 차는 당시에 모두들 부러워하는 대우 브로엄을 모는넘였다. 당시 2500만원이 넘는 차를 타는 젊은넘이면 집이 꽤 사는편인거 같았다. 옷차림새는 완전히 날나리 빨간 남방에 검정쪼끼 세로흰줄 검정바지.......머리는 염색... 으이그.... 젖댔네.
나도 창문을 내려 쳐다봤다. 욕이 장난이 아니었다. 그래 한마디 했다. 얌마 니집엔 형님도 없니? 어린게 싸가지 없이 ...엉?? 하고 말했더니 뭐라구? 이게 배때기 철판깔었나? 하더니 칼...칼!! 하면서 글로브 박스를 뒤진다. 설마 했더니 길이가 30센티가 넘어보이는 칼을 꺼내든다. 갑자기 오금이 저려옴을 느꼈다 드렁크엔 얼마전 한식때 성묘갔다 실어놨던 삽이 생각났지만 그 칼을 보고는 감히 차에서 내릴 엄두가 안났다. 그때 옆에 지나가던 40쯤 돼보이던 아저씨가 "이봐요 내가 설테니 끼어들어 빨리 도망가요."하였다.
정말 고마웠다 ㅋㅋ 생명의 은인... 까어들자 마자 운전후 최고의 칼질로 내뺐다. 그넘 뒤에서 안간힘 쓰면서 쫓아 오는게 보였지만 일단 날 따기는 힘든 실력이었다. 지금도 그일을 생각하면 다리에 힘이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