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만원짜리 수입차를 샀어.
선택하는데에 여러 고민이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브랜드라는 게 가장 중요한 결정 포인트였지.
메이커 자체로 자부심도 있고 혹시나 문제가 생길 때에 사후 처리도 깔끔할 것 같았어.
그런데 어느 날 약간의 문제가 생겼어. 자고 일어났는데 한쪽 사이드 미러가 박살나 있는 거야. 오 마이 갓!
뭐 1년 AS 기간이 살아있으니 문제는 없었지.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어.
그런데, 수리가 안된다는 거야. 그리고 차를 그냥 바꿔주겠대. 나야 뭐 나쁠 거 없지.
근데 교환 비용이 2800만원이래... 장난해?
난 그냥 됐다고 수리를 해달라 했어. 근데 수리는 안되고 교환만 가능하대...
아니, 난 그냥 고치면 된다고... 수리비용 정도만 지불하고 교환하는 거면 몰라도 내가 그 돈을 지불하고 굳이 교환할 필요는 없다 생각했어. 자동차의 주요 기능인 주행에는 문제가 없었거든. 조금 불편하고 보기 흉할 뿐이지...
화가 나서 '그럼 제조국가로 보내서라도 그냥 수리를 해달라'고 요청했어. 그런데 그 나라도 마찬가지라는 거야.
확인을 해봤어.
서비스 센터 입고를 하면 검토 후 수리해 주겠다고 하더라. 비용은 검사 후 알려주겠대. 우리가 생각하는 아주 상식적이고 납득할 만한 응대였어.
수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으면 판매자가 고객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워야 할 일인 거 같은데, 이건 좀 해도 너무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새 제품을 3천만 원 이하에도 구매할 수 있었거든. 물건을 하나 더 팔려고 하는 전략 같다는 생각이 당연히 들 수밖에 없었지...
자동차에 끼워맞춰 쓴 표현이라 앞뒤가 좀 안 맞을 수 있어.
이건 스마트폰과 패드, 컴퓨터 등으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의 실제 한국 서비스 이야기를 비유해서 적어본 거야.
20만원짜리 이어폰을 샀고, 이어폰의 주요 기능인 사운드를 내는 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그런데 귀에 거는 후크 부분이 부러져서 조금 불편해졌고 모양이 안 나게 된 거야.
한국의 서비스를 미국과 동일하게 갖추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건 이해할 수도 있어. 하지만, 미국에서는 가능한 수리 시스템을 한국에 갖추지 못한 부담을 왜 고객들이 지어야 할까?
한국소비자원에서 <분쟁기준>으로 명시한 기준도 '부품이 없어 수리할 수 없을 때'엔 '유상수리에 해당하는 비용 지불 후 교환'이라고 적혀 있어. 상식적인 분쟁 해결 기준이라고 적어둔 말이지.
나도 무상으로 바꿔달라고 떼쓰는 건 아냐. 고장에 해당하는 비용이라면 당연히 낼 수 있어. 그런데 이건 심해도 너무 심했어.
'정책'이라 어쩔 수 없대.
'선례'가 없어서 부분 수리는 불가능하대.
그런데 그 '선례'도 '정책'도 다 너희들 좋자고 만들고 지키는 거 아냐? 서비스라는 건 고객을 조금은 생각해 줘야 할 텐데...
왜 한국 서비스는 또 하나의 쇼핑몰로 전락한 걸까?
사실 우리가 걔네보다 물건값도 더 비싸게 주고 산 건데 서비스는 왜 이렇게 다를까?
한국 고객은 정말 호구인 걸까?
철옹성 같은 서비스 정책. 우리가 움직여서 좀 고쳐볼 순 없는 걸까?
[위 내용을 카드 뉴스로 만들어 봤습니다. 이 문제에 공감하시고 동참하고 싶으신 분들은 SNS 등에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유튭도봤는데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이어폰이 부러진거면 솔직히 말하면 물품 소유자분의 잘못인거죠.
이걸로 a/s해주는것도 신기하네요;;
조금만 독해력이 있으면 오해는 안하시겠지만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것이 본글의 요지는 아닙니다. 저의 과실이 없다고 생각하지도 무상 수리 혹은 교체를 원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바라는 건 다른 나라와 동등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한국 소비자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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