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춘천에서 학교를 다닐때였습니다. 캬아!! 호반의 도시 춘천....
제가 k대학교 다닐때 였습니다. 방을 얻은데가 춘천에서 좀 외진 데라서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데 이 버스 노선이 학교까지 가는게 없어서 춘천의 팔호광장
이란 곳에서 내려서 학교까지 걸어가야 했지요.
버스에서 내려서 1교시 수업이라 빨리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는 차가 없어서리...
하여간 종종 걸음으로 걷고있는데 앞에 할아버지 한분이 걸어가시더군요. 그냥 빨리
걸어가야지 하는 생각에 할아버지를 지나쳐서 가고 있는데 옆의 느낌이 좀 이상해서
보니까 할아버지께서 저랑 나란히 걸어가시더군요. 좀 이상하다 싶어서 좀더 빨리
걸었습니다. 그런데 빨리 걷는다는게 좀처럼 쉽지가 않더군요. 의외로 힘도 많이들고..
그런데 할아버지랑 간격이 멀어지는게 아니라 바짝 옆에 붙어서 걸어오시더군요.
'이런! 할아버지에게 걸음을 따일정도로 내가 체력이 많이 약해졌나! 술을 넘 많이 먹었나!"
하는 생각에 쪽팔려서 뛰지는 못하고 더 빨리 걷는데 진짜 숨이 턱까지 차고 종아리가
땡기더군요. 할아버지가 옆에 계셔서 입으로 숨쉬기 뭐해서 힘찬 콧바람을 내뱉으며
축협사거리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누가 보면 할아버지와 저가 일행인 줄 알았을 겁니다.
그런데 그 할아버지 끝까지 옆에 붙어서 걸어오십니다.
'쪼금만 참자...축협사거리가 눈에 보인다. 할아버지께 질수 없다....'
팔호 광장에서 축협사거리까지 짧으면 짧고 길다는 거리를 그렇게 빨리 걸어본게 처음
이었던것 같습니다. 드디어 축협사거리의 신호등 앞에서 파란불을 기다리려고 멈췄습니다.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땀은 삐질삐질 나는데 옆에 할아버지가 계셔서 내색하지 않으려고
최대한 참으면서 코로 숨쉬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제 어깨를 툭 치면서 말씀하시데요
"내가 소싯적에 걸음이 빠르다고 했는데 자네가 빨리 걸어가기에 옛날 생각이 나서 나도
빨리 걸어왔지...역시 젊은 사람 당하기 힘들어!!! 조금만 길이 길었서도 심장이 터졌을꺼야"
사실 저도 죽기 일보직전이었거든요. 그래도 애써 숨을 고르며 할아버지께 말씀드렸지요.
"제가 좀 걸음이 빨라요"
말하고 나서도 쪽팔리더군요. ㅎㅎ 할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v
하여간 할아버지와 좀 특이한 배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