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무쓰리 ..
이 녀석을 가지고 온 것도 이제 근 한달 이상 넘은 것 같습니다.
아직은 대부분 안다!! 라고 하기에는 기간이 짧아 시승기 대신 소유기로 대체했습니다.
삼육이 M군은 뭐 잘 아시다시피 여러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그 중 최강(?)이라는 유로형 3.2 독립스로틀에 320마력을 조금 상회하는 심장을 가지고 있죠.
트랜스미션은 SMG1 입니다.
삼육 M군 중 실질적으로 가장 마지막 년도 생산 버전이고 (물론 99년 버전도 존재하긴 합니다.)
입양 당시의 컨디션도 상당히 좋은 편이었기에 절대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도 큰 무리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처음 녀석을 다룬 구간은 차를 가져오면서 겪은 강릉 to 서울의 장거리 코스였습니다.
군데 군데 차들이 제법 있는 일요일이어서 최고속을 위주로 하는 테스트 보다는 짬짬이
추월 가속 능력을 알아보는 실험을 했죠.
아 ... 그런데 ...
이 넘 ...
예상을 더 뛰어넘어 왠만한 짧은 추월 구간도 걍 째버립니다.
그것도 아주 싱겁게 예리한 칼날을 후벼파면서 슬쩍 남의 전방 자리를 훔쳐버리는거죠.
어떤 가속 구간에서도 한단만 기어를 내리면 전방 2대 이내의 자리만 확보된 상태라면
추월은 이미 끝난 상태와 다름 없다는 ... @.@
아마 그런 상태로 서울까지 계속 ... 컨티뉴 ... 컨티뉴 하다보니 도착했다는 후문이 ^^
시프트 다운 상태에서 RPM은 울부짖고 비머 특유의 다소 강한 금속성의 소리가 발생하지만
엔진은 상당히 안정적인 상태이고 어떠한 폴트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오너는 자신이 갈 길만 정확히 코스를 그리고 따라가면 되는 그런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물론 6단으로 크루징을 하게 될 경우 갑자기 추월을 해야할 상황이라면,
4단 아래까지도 넘보고 다운 시프팅을 할 수도 있는데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
추월 가속시의 M-Power가 보여준 거대한(?) 능력이었습니다.
차체가 노면의 진동이나 롤링을 동반하는 동작에서도 찌그러짐이나 비틀림에 대해 상당히
견고함으로 대응하는 것이 느껴지고, 예측이긴 합니다만 차체 강성과 스팟 용접 상태의 강도 역시
M 만의 차별화된 무엇이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꽉 짜여진 섀시의 느낌은 소위 "칼질"시에도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코너에서의 다급한 끼어들기를 요하는 위급 상황에서도
내가 예상했던 레코드라인을 그대로 섭렵하고 제 차선에 들어와서 흐트러짐 없이 또 수행하던
동작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것이 삼육 M군과의 조우 첫번째 느낌이었고, 기대 이상의 실력을 보여 준 녀석이 참
든든했던 하루였습니다.
이후 시내 저속 구간에서 영종도 최고속 구간까지의 테스트 결과는 모두 충분한 합격점 이상을
주어야했고, 2대 째 E36을 타게 된 연유 이래 최대의 만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략 시내 연비는 7~6.5km 정도 내외를 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스파크 플러그를 교환해야 하는 시기가 되어 아마 교환 후 조금 더 개선될 듯 합니다.
고속도로 투어링 연비는 10~11km 이상까지도 올라가더군요. ^^
물론 발끝에 힘을 주고 M 램프를 켜는 동작을 반복하면 시내 연비 정도로 떨어지지만,
신기한 것은 하드코어한 시내 주행을 제외하면 시내 연비 수준이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SMG 미션이 수동을 베이스로 한 것이 원인이기도 하겠지만, 6개의 독립된 흡기 라인을 가지고 있는
엔진 형식과 3,200cc의 배기량을 감안하면 정말 놀라운 일이죠.
참고로 삼육이 320의 경우 대략 시내 연비 6km~7km 수준인 것을 보면 상당히 경제적으로도
메리트가 있는 부분입니다.
시내 구간에서는 이코노미 자동 모드로 다니는데, 사실 이 상태에서도 개스 페달에 힘을 가하면
스틱 모드일 경우와 큰 차이없이 차를 밀어붙이게 됩니다.
물론 스틱 모드에서 운전자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그나마 많이 넣어주는 상태보다는
기어 변속 시의 파워 로스가 조금 더 있는 편이지만 아마 일반적인 드라이브라고 본다면
이것으로도 충분하다는 거죠.
최고속 테스트는 영종도 구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GPS로 y68km 를 찍었구요, 전 차주의 말과는 달리 리미트는 풀려있었습니다.
해당 속도에서 코너 구간이 나와서 감속 직전 페달에 여유가 조금 더 있었던 것으로 미루어
아마 y80km 까지는 정복할 수 있는 것이 M군의 실력인 듯 싶습니다.
E46 바디의 경우 고속에서 다소 가벼운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 E36 바디의 경우 이와 달리
상당히 안정적인 모션을 보여줍니다.
당시 상황히 서스펜션 지오메트리가 딱~ 맞는 상황이 아니었음을 추가하면 y50km 이상 구간에서도
큰 두려움 없이 직선 활주를 감행하는데 문제가 없어보이는거죠.
물론 8시리즈가 가진 고속에서의 안정감과는 분명 또다른 성격이 있습니다.
도로와 일체가 되어 그저 y80km 오버 속도에서도 눈에 힘을 주지 않아도 되는 그런 것과는
다릅니다.
좀 더 기계적이고, 이 속도 이후에 또 무엇을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는 것이
고속에서의 M인 듯 합니다.
예를 들어 E39와 대비해봐도
같은 상황에서 1차선으로부터 4차선까지 옮겨갈 때 묵직하고 단정하게 움직인다고 보면,
M은 가볍고 날쌔면서 날카롭게 쓱삭하게 됩니다.
결국 오너는 다른 차보다 더 빨리 다음 동작에 대해 미리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하고,
M-Power의 벌떡거리는 심장을 조금도 쉼 없이 채찍질할 짧은 인터벌만을 가용하게 합니다.
마치 M군은 내게 이런 말을 하는 듯 합니다.
"너 .. 아직 멀었어. 조금 더 힘을 내 봐. 난 아직도 부족한 걸.
그리고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하면 난 날아가버릴꺼야 .. 라고 .."
사실 이런 기민한 동작에서 크게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도리어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주체모를 파워에 대한 염려는 저속 구간에서 느닷없이 바닥까지
비벼대듯이 밟게 되는 급작 행동에서 기인합니다.
무지막지한 힘이 땅으로 한꺼번에 전달되면, 한낮 달구어져 있던 아스팔트가 우드득 하며
끊어져나가듯이 휠 스핀이 이어지면 여지없이 토크스티어가 발생하고 녀석은 휘청거리게 됩니다.
짧은 구간을 회전하려고 할 때도 개스페달의 강약 조절은 매우 중요해서, 본 차선 진입 시에
카운터를 쓸 수 있음을 미리 어느정도 여지에 두고 강한 동작을 해야 합니다.
고로 자신이 없다면 저속에서 너무 심하게 드로틀을 여는 행위는 삼가하는 것이 좋겠죠. ^^;;
시내 올림픽 구간 같은 곳을 달리게 되면 심심치 않게 시비를 거는 사람들이 생깁니다.
마치 저거 진짜 M 맞아 ?? 이런 류의 액션들이죠.
대부분은 상대할 필요성 조차를 느끼지 않을 거만함(?)으로 무시하고 폴폴폴~ 거리고 가지만
(아마 무늬만 M으로 알고 갔을 겁니다. Side 패널에 M이 없는 이유로 -.-)
무례한 똥침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보일 경우
아주 잠시 M군의 거동을 선사해줍니다.
다운 시프팅 -> 7,500rpm 지점에서 변속 -> M 램프 켜짐
(계기판 M 마크 밑에 황색 램프가 있습니다) -> 업 시프트 -> 다시 7,500rpm 지점에서 변속
-> M 램프 켜짐
보통은 이정도 수순에서 상대는 그냥 "쩜"이 됩니다.
녀석이 또다른 M이거나 구하나하나 정도의 이니셜이 아니라면 말이죠.
고속 배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유럽 계통의 9-3 나 9-5의 고압 터보인 에어로 버전들도 y00km 정도를 상회하는 구간을
지나면 "쩜" 됩니다.
물론 투스카니 엘리사 2.7 트윈터보 정도도 예외는 아닙니다.
y00km 이상 구간에서 제법 거리 격차 없이 따라오기는 하지만 거길 넘어서면 상당한 거리를 두고
뒤로 처지게 되죠.
마력의 차이는 다소 있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공도에서 난다 긴다 하는 과급 엔진들을 제끼는
기분도 역시 M을 소유하는 매력 중의 하나일 수 있습니다.
물론 순정 마력 270마력 내외의 과급 엔진들을 넣은 섬나라 녀석들의 하늘선 같은 모델들은
주의가 요망되지만요. ^.^
이렇게 다니다보니 다소 간이 부어서
얼마 전 성수대교로 향하는 길목 영동 센브란스 사거리에서 본의 아니게 360 모데나의 뒤에
서 있다가 페라리를 뒤쫓아 가는 우매함을 보이기도 합니다.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할 간땡이 튜닝이 되는거죠.
어쩌면 비슷하게 따라갈 수도 있을지 모른다는 ... 엄한 상상 ... ㅎㅎ
결과적으로 모데나 운전자의 변속 스킬이 상당히 떨어지는 관계로 다음 시그널까지의 구간에서
모데나를 딸 수 있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흠 ... (페라리 파워를 변속 중간 중간에 엄청난 로스로
버리면서 다니시길래 ..)
지금은 개략적인 테스트를 마치고, SMG에 저를 길들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기계적으로 시프팅을 하는 차에 나를 맞추는 일이죠.
아직도 상당히 서툴러서 아마 3~4개월은 연구와 학습을 거듭해야 차와 혼연일체가 될 것 같습니다.
물론 환자적인 습성을 여전히 버리지 못해서 하나씩 하나씩 내 차 만들기 행사에도 돌입했구요.
약 한달 정도 더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 얼추 제 마음에 딱 맞는 M군으로 만들 수 있을 듯 합니다.
그 때 쯤 소유기가 아닌 시승기를 한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
그럼 지금도 M을 꿈꾸는 모든 분들께 영원한 펌프질을 기대하면서~ 쿨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