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참 빠르다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훌쩍 지나가 버렸구나~
혹한의 논산벌을 계급장 하나 없는 훈련병으로 보내고 봄내음이 날 무렵
나는 다시 그 무시무시하다는 제3야수단(ㅋㅋㅋ)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 이름과 다르게 야수단은 세미 당나라였다...아니 훈련소와 비교하면 그랬다...^^
담배도 맘데루 피고, 전화도 맘데루 하고...캬~
또한 중서라는 뭐~할일없는 직책도 맡아서 다른 교육병들보다 많은 특해(??)를 받고 교육에 임했다
논산의 봄은 어디로 가고 3월의 가평은 아직도 한겨울이었다
운전 경력이 많다는 이유로 트레일러 운전병 교육이라니...니기미~
그렇게 몇주를 빼기치고 드디어 경춘가도로 실전운전~~
운전이라면 뭐~오로지 달리는것 밖에 몰랐던 나에게 트레일러의 전진 후진 코스주행은...참으로
지옥훈련이었다...특히 후진은 엿같아서 꽁무늬가 나의 뜻과는 반대로 가고...ㅋㅋ
암튼...실전 훈련은 그래도 재미가 있었다
내가 우리 기수의 교육담당이어서 차량선택도 내가 하고 항상 내 옆에는 우리 트레일러반 교육담당
선임하사가 동승했다
그 분도 나름데로 달리는 분이라(10년전 중사 월급에 따끈 따끈한 빨간 티뷰론을 구입한 선각자^^)
나는 눈치좀 봐가며 맘데로 경춘가도를 질주할 수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기회가 왔다
우리 중사가 다른 차를 타고 나는 동료 교육병과 두명이 동승하게 된것이었다...앗싸리~~
중간 중간 후까시도 넣어보고...아~어깨가 가벼워지니 운전도 이리 잼있는것을~^^
하늘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다~
양평가는 길에 우리가 맨 후미차량이었는데...앞차들 다 지나가고 우리차만 신호에 걸렸다
아니 일부러 노란 불에 브래이크를 밟아 섰다
앞 차 꽁무늬 따라가는게 싱거워서 일부러 떨어뜨리고 달려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옆에 좀 달리게 생긴 시외버스 한대가 서는게 아닌가~
.....나는 옆에 버스를 힐끔 봤다~젊은 버스 기사분~귀엽다는 듯 우리를 보는게 아닌가~
지루한 군생활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지...
신호 대기하면서 후까시 부앙부앙~~~넣고....기어는 1단으로~~묵직한 핸들을 두손으로 꽉 잡고
더디어 파란불이 켜지자 마자...레드존을 때리며 출발~~
옆에 시외버스도 급발진 하는게 보였다~~
전방은 300m정도의 직선평지와 200m 정도의 직선 7'정도의 오르막이 이어진 구간...
아~달리는 맛 나는구나...군용차가 이리 난폭운전하는건 첨 봤을거다~~부앙 부앙~~
시속 60키로 까지는 나의 승리~~와~이정도는 달려야지~
평지구간이 끝날무렵 속도는 85키로 정도...
처음에 조금 뒤쳐지던 시외버스가 치고 달려오는게 아닌가
어쭈구리~~나는 5단 변속을 포기하고 4단으로 밀어붙혔다~~~
하지만 오르막구간에서는 90키로 이상은 죽어도 속도가 올라가지 않았다...
시외버스는 시검은 매연을 내뿜으로 유유히 우리차를 스쳐 지나가고....
기다려라 내리막에서 맛을 보여주마~~
오르막이 끝나고 긴 내리막이 이어졌다~~
나는 5단으로 기어를 바꾸고 풀 악셀....
우측으로 약간 커브가 있는 약 500m정도의 5-7'정도의 내리막 길~~
시속 100키로가 넘자 나는 다시 버스를 재꼈다...
버스기사 조금은 놀랐는지...다시 내리막에서 속도를 붙힌다...
어쭈구리~~
이젠 식은 땀이 조금씩 나고 옆에 앉은 내 동기 첨엔 웃고 지랄 하더니...
갑자기 말 문이 닫히고는 옆에있는 손잡이를 꼭 잡는다...
110키로 우측코너로 내가 먼저 진입~~핸들이 흔들린다....차뒤가 흔들린다~~
나는 악셀에서 조금 발을 때어 균형을 잡은 다음 다시 풀~~~
휘청 휘청 그리며 균형을 잡은 511은 괴물처럼 달렸다~~
옆사람과의 대화는 불가능~옆동기는 이미 말문이 닫힌지 오래~
하지만 내리막에서 평지로 이어지자 속도는 110에서 조금씩 떨어질뿐 더 이상 올라가질 않았다...
그리곤 시외버스는 부앙~~~나를 추월해 갔다...
어디선가 고무타는 냄새??....아니 엔진 타는 냄새인가?
어느새 우리 앞 차량들이 시야에 들어왔고 나는 다시 70키로 정속주행 모드로 들어가야 했다~~
그 전에도 이차 저차들 타고 200전후로 달려봤지만...
k511의 110키로 와는 비교가 안된다...
마치 치타가 120키로로 달리는것과 코끼리가 70키로로 달리는걸 상상해 보면 알것이다...
내가 기억하기로 k511의 최고 출력이 170인가 180으로 기억하는데...잘 모르겠다
너무 오래 되었다...
하지만 그 놈은 시속 80이상으로 달리면 거의 대화가 불가능하다...
요즘은 좋아졌는지 몰라도 그땐 M60과 511이 공존했고 신형 511은 파워핸들까지 달려 있어서
우리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물론 711도 있었지만 너무 커서 달리기엔 별로 재미가 없는 놈이었다...
그놈은 225마력인가...?? 수치는 기억이 안나지만 더 힘은 좋았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특수 운전교육을 받고도...운전병 생활은 하지 않았다
별로 하고 싶지 않았다...
아침마다 부릉부릉하며~차량점호를 해야 하는게 싫었고...기름냄새 맡는것도 별로~
그래서 취사반과 행정반에서 군생활을 마무리 했다~
참...
우리 부대엔 차를 좋아하는 선, 후임병들이 많았다...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르겠다~....
혹시나 이곳에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소식이나 전해줬으면 좋겠다.....
96년도 제3야수교 트레일러 운전반 1기~
그리고 그해 5월부터 600경자대에서 자대 생활을 했다...
몇몇 선 후임병들이 생각난다~
입대전 스쿠프를 타던...기집애 처럼 이뻣던 선임병...이름이 생각안난다...
그리고 얼짱~이승민~맞는지 몰겠다...
크~~지금 생각하면 추억인데 그땐 나름데로 힘들었는데...
이름은 생각이 안나고 가물가물 성만 생각난다...
취사반 황비홍~우리중대 엄~, 지~, 윤~, 행여 나를 기억해 주는 이가 있을까?...
있다면 소식이나 전해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