횐님들의 귀차니즘을 털어드리기위해.. 오늘도 저 ☆이는 웃대질을 하며
퍼왔습니다. 추천부탁드리옵니다 형아들..ㅠㅠ
18. 좋아해요
“재석씨, 좋은 아침!”
“아...네...오 오랜만이에요.”
오랜만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겨우 이틀 못 본 것뿐이면서.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참
저주스러운 말주변을 가졌구나.
“풉, 그렇죠. 진짜 오랜만이죠?”
“네...조 조금...”
말을 하면서도 또 말이 끝난 뒤에도
그녀는 밝게 웃어 보인다.
어떻게 봐도
전혀 아파 보이지 않는다.
아팠던 것 같지도 않으며.
“퇴근하시는 중인가 봐요?”
“네...이 이제 들어갈려구요.”
“맛있죠?”
“네? 무슨...?”
“이 집 해장국이요. 맛있어서 또 온 거죠?
“아...네...네.”
“아 히밤 죠낸 맛있어욤ㅋㅋㅋㅋㅋ.”
라고 하고 싶긴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먹은 것은 감자탕이다.
그냥 대충 얼버무리면서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갈 수밖에.
“우리가 언제 해장국 먹었어? 감자탕 먹었잖아!”
“아...그 그랬나? 허허헛.”
난데없이 경림이
대화방에 참가를 시도한다.
내가 방장이었다면 진작에 방을 잠궈 두었을 테지만
아쉽게도 방장 따위는 없는 대화방이다.
강한 자가 방장이 되는.
그나저나 이 괴수는 정말이지
내 인생에 하등의 도움도 되지 않는구나.
잘 먹었으면 그냥 입 좀 다물고 있을 것이지.
“아, 오늘은 감자탕 드셨어요? 감자탕은 어때요? 괜찮아요?”
“네...뭐...감자탕도 마 맛있어요.”
“양이 적어서 그렇지.”
경림은 또 한 번 눈치없이 끼어든다.
솔직히 말해서 양이 적지는 않았어.
게다가 난 얼마 먹지도 않았다고.
거의 혼자 다 먹었으면서.
“아, 저녁에 일하시는 분이죠? 자주 뵌 것 같은데.”
“네.”
경림은 쌀쌀맞게도
짧은 대답을 던지고는
이내 고개를 휙 돌려버린다.
보아하니 그다지 채연과 대화하고 싶지 않은 표정.
풉; 자기보다 예쁘다고 질투하는 건가?
솔직히 말하자면
채연이 그렇게 예쁜 얼굴은 아니다.
특히나 점차 내려가는 기온으로 인해
복장마저 단정해진 그녀에게
평범함 이상의 매력은 느낄 수 없다.
그래도
경림과 비교한다면 완전 천사.
너보다 예쁜 여자를 질투할 거라면
질투당하지 않을 수 있는 여자는
극히 드물 걸, 낄낄낄.
“뭘 븅신같이 낄낄대고 있어? 가자 이제.”
“응? 어 어딜?”
“어디긴 어디야! 집에 가야지!”
“아...으응...”
“집까지 바래다 줘. 그냥 헤어지면 섭섭하잖아.”
“......”
이런 뻔뻔한 년을 봤나.
졸라 비싼거 얻어먹은 주제에
집까지 바래다 달라니.
게다가 나같은 찌질이가 바래다 줘야할 만큼
나약한 존재도 아니면서.
“니네 집...여기서 머냐?”
“별로 안 멀어. OO여고 바로 옆이야. 한 10분만 가면 돼.”
“아, 그래요? 우리 집도 그쪽인데. 그럼 같이 가요.”
오오,
당신이 파티에 참가만 해준다면야
나로서는 땡큐 베리 감사.
다만
내 옆에 있는 이 오크족 여전사가
허락해줄 지가 의문이군요.
“식사하러 오신 거 아니에요?”
경림이 정색을 하며 물어본다.
보아하니 그녀와 같이 가는 게
그다지 탐탁치는 않은 모양.
“아뇨. 포장해 갈 거예요. 집에 가서 먹을 거라서요.”
“포장하는 데 꽤나 걸릴 텐데요?”
“에이, 아니에요. 얼마 안 걸려요. 조금만 기다리면 돼요.”
그다지 심오한 내용의 대화는 아니지만
두 여자가 주고받는 말이 부딪히며
불꽃이 튀고 있다.
둘 다 웃고 있긴 하지만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말 속에 숨어 있는 듯.
“저희는...”
“여기 콩나물해장국 두 개 포장해 주세요!”
무언가 다시 한 번 반박하려던
경림의 말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채연은 얼굴을 돌려 주문을 해 버린다.
경림의 얼굴이 노골적으로 일그러지며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기 시작한다.
무언가 사고를 칠 것만 같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나는
아무 대처도 할 수 없는 나약한 존재라는 사실에
하늘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내게도 힘이 있었더라면.
“아...저...그럼 바 밖에서 기다릴게요. 포장 되면 나오세요. 하하...”
순식간에 얼어붙은 이 분위기를 피하기 위해
나는 경림을 앞장세워 문을 열고 나선다.
한시라도 빨리 두 사람을 떨어뜨려놓지 않으면
큰 사건이 발생할 것만 같다.
경림의 전투력이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오늘 둘이 대화하는 모습을 보니
채연도 만만치 않을 듯하다.
하긴
그러고보니 둘의 성격은 상당히 비슷해 보인다.
다만 채연은
지금까지 나를 때린 적이 없을 뿐이다;
문 밖으로 나와서
담배 한 개피를 꺼내 문다.
역시 담배는 식후에 피는 맛이 최고다.
경림의 표정은 여전히 굳은 채로다.
“뭐야? 저 여자. 둘이 친해?”
“아...응...아 아니...으응...치 친한가?”
사실 뭐라고 말하기가
굉장히 애매한 상태.
밥도 같이 먹었고 게임도 같이 했고 얘기도 해봤으니
친하다면 친하달 수도 있겠으나
단정지어 말하기는 뭔가 좀 힘들다.
“무슨 소리야? 친하다는 거야 안 친하다는 거야. 얼만큼 친한데?”
“너만큼.”
어이쿠야,
내가 한 소리지만 이거야말로 명답이네.
역시나 임기응변의 대가로구나.
말이야 맞는 말이지,
하루에 보는 시간이 십분도 채 되지 않는 경림이
특별히 나랑 친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거의 매일 보긴 하지만
같이 얘기하는 시간은 별로 없는 그녀들이
경림보다 더 친하다고 하기도 힘들고.
두 사람에게 차이가 있다면
채연은 나보다 한 살이 많으면서 나에게 존댓말을 하고
경림은 나보다 두 살 어린 주제에
반말을 하면서 가끔 욕도 한다는 것.
아, 그리고 때리기도.
“여기 저 여자랑 같이 왔었던 거야?”
“...응.”
“뭐야? 잘 아는 사이도 아니면서. 밥은 왜 같이 먹어?”
“뭐...그냥.”
그렇게 따지면 너도 마찬가지야 이년아.
그래도 채연은 지 돈 내고 먹었지만
넌 나한테 뜯어먹었잖아 씨발.
“맘에 안 들어.”
“너도.”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다
나의 이성에 의해 간신히 제지당했다.
이거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겠다.
까딱 긴장을 풀었다가는
오늘부로 인생 종칠 수도 있겠다.
그리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채연은
콩나물해장국이 포장되었음직한 봉지를 들고
밖으로 나온다.
“오래 기다렸어요? 이제 가요.”
두 여자와 함께
우리 집과는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옮긴다.
아, 생각해보니
몬스터는 암수 구별이 없다.
여자 하나와 몬스터 한 마리와 함께.
시간은 이미 아홉시를 넘어서고 있다.
가을 날씨라고는 해봤자
쌀쌀할 때는 지났다.
게다가 오늘은 정말 좋은 아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 사이에는 냉기가 감돈다.
뻘쭘하게도
아무 대화조차 오가지 않는다.
그냥 혼자 집에 가고 싶은 심정이다.
우리가 있는 공간에만 찬바람이 분다.
굳이 두 여자를
양쪽에 끼고 갈 생각은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위치는 내가 가운데다.
유일한 남자인 내가
당연히 도로쪽에 서야겠지만
쉽사리 어느 한쪽 구석에 붙기가 힘들다.
도로쪽에서 가는 경림도
특별히 반론을 제기하지 않는다.
채연과 나란히 서기는 싫은 모양.
십분 가량을 말없이 걷기만 한다.
따로 놓고 봤을 때 상당히 말이 많던 두 여자가
일체 입을 다물고 있으니
이거 뭔가 어색해서 견딜 수가 없다.
그렇다고
말만 하면 졸지에 병신이 되는 내가
무슨 말을 꺼내기도 뭐하다.
어쩔 수 없이
시간이 빨리 가기만을 기다리는데
경림이 잠시 멈칫
한다.
“......”
“...왜?”
“...음...”
그 자리에 그대로 우뚝 멈춰 선 경림은
무언가 머뭇거리고 있다.
“...다...왔어.”
“응?”
“여기...우리 집이야.”
옆을 바라보니
한 아파트 단지의 입구이다.
말을 하는 경림의 표정은 상당히 굳어 있다.
반면,
채연의 얼굴에서 서서히 미소가 번진다.
이 두 여자는
내가 모르는 사이에
소리없는 전쟁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아, 그래? 잘 들어가라. 이따 밤에 보자.”
“으응...그래. 오늘 밥 잘 먹었어.”
말을 마친 경림은
그대로 돌아서서 휭하니
아파트 단지 안쪽으로 걸어 들어간다.
기분이 꽤나 좋지 않은 듯.
“저...그쪽은...아니...채연씨는...집이...?”
“아, 우리 집은 이쪽으로 조금 더 가면 돼요.”
“아, 네.”
내가 아무리 븅신이지만
여기까지 따라와서
“아, 그럼 들어가세요. 밤에 봐요.”
라고 할 정도는 아니다.
물론 채연은 나한테
바래다 달라는 소리를 하진 않았지만
같이 가자고 했을 때 이미
그런 의도가 조금은 포함되었다는 것쯤은 알고 있다.
게다가 그런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데
굳이 여기서 돌아설 이유가 있겠는가.
그 사이에
채연이 먼저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역시나
나를 여기서 돌려보낼 생각은 아닌가 보다.
몬스터를 처치하고 나니
그녀의 막혔던 말문이 다시 트인다.
“저녁 알바랑 친한가 봐요? 밥도 같이 먹고?”
“아 아뇨...그냥 삥 뜯긴거...”
“보기 좋네요. 같이 일하는 사람끼리 아침에...”
“아니 뭐...꼭 그런 건 아닌데...”
그다지 큰 의미가 들어 있는 질문은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저런 얘기는 누구라도 상투적으로 건넬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 번의 질문들 또한
별 의미없이 한 소리들이었을까.
“저...아프다고...들었는데...”
오늘 아침 볼륨녀가 내뱉은 말이
끝끝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듯.
사실 굳이 볼륨녀가
그녀들이 아프다는 사실을
나에게 알릴 이유는 없었으므로
거기에 무언가 큰 의미가 있을 줄 알았다.
그렇지만 지금 보듯이 이렇게 쌩쌩하지 않은가.
“아파요.”
“아...네.”
아픈 거 맞구나;
근데 왜 그렇게 멀쩡해 보이냐.
“어제 대낮부터 술을 쫌 많이 퍼마셨더니...속이 되게 쓰려요.”
“네...네?”
“진짜 완전 계속 토하고 죽을 뻔 했다니까요. 지금은 좀 괜찮긴 한데 그래도 아직 아파요.”
“그렇군요.”
술병 난거였구나;
그러나
단지 그것 뿐이라고 하기엔
무언가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술로 인해 속이 쓰린 것뿐이라면
굳이 그걸 아프다고 표현했어야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아...그럼 그분도...아니 수정씨도...술 마셔서...?”
“......”
채연은 이내 입을 다물어 버린다.
역시나 조금 전에 한 얘기는 핑계에 불과한 듯.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그녀들 사이에 있는 것이다.
“수정이도 술은 좀 많이 마시긴 했는데...”
“네...”
“근데...수정이는...진짜로 좀 아파요. 많이요.”
“......”
그랬구나.
수정에게 무언가 변화가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일전 화장실에서
그녀의 목소리를 들었으므로.
“수정이는 좀 심하게 많이 마셨거든요. 아주 정신도 못차리고 있어요.”
“네...”
그럼 어차피 술병 난거네;
도대체가 볼륨녀나 이 여자나
뭐가 많이 아프다는 거야 젠장;
“아, 이제 술은 적당히 마셔야겠어요. 어찌 된게 마셨다하면 끝을 봐야되니...”
“......”
“그러고보니 재석씨는 어때요?”
“네? 뭐 뭐가요?”
“재석씨도 술 좋아해요?”
“네? 아...뭐 그냥...”
뭐 특별히 좋아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남들보다 자주 마시는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주량이 센 것도 아니므로.
마실 때는 즐겨 마시긴 하지만.
“언제 한번 우리랑 같이 술 한 잔 해요. 우리는 술 되게 좋아해요.”
네.
사실 저도
술 존나 좋아해요.
시험이 끝났나 했더니 다음 주까지 졸업논문을 제출해야 하는군요.
주말에는 업로드를 못할거 같긴 하지만 다음주 중에는 짬짬이 써서 올리겠습니다.
웃대에는 연재를 중단할 생각이었습니다만 갑자기 마음이 변했습니다.
제가 좀 변덕쟁이라서요.
연재 그만두라고 끊임없이 비방R28;협박쪽지 보내주신 분들께는
굉장히 죄송하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뭐라고 말하건 이번 연재는 끝을 봐야겠습니다.
일단 시작한 일을 중간에 그만둘 만큼 무책임한 나이는 이미 지나버렸거든요.
그러니 쪽지는 이제 그만 보내셔도 됩니다. 이제부터는 신고할 거라서요.
그래도 정 욕이 하고 싶으신 분은 제 카페로 와서 하세요.
카페 주소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니가 알아서 찾아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