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형님께서 대리운전을 시작하셨다.
연말이라 기사가 부족하단 말씀에 일주일만 도와드리기로 하고
대리운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며 마지막 7일째 날이었다.
한분의 손님을 모시고 순회차량을 타고 들어가는데 무전이 날라왔다.
삼산동 어디로 출발하라는....
참고로 울산에 거주하고 있다.
업소에 도착후 약 7분정도 대기후 중후하고 깔끔하신 연세 지긋한 노인분이 나오셨다.
모시고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깜빡이가 번쩍. bmw 740il 였다.
요즘 나오는 뉴 시리즈도 멋지지만 개인적으로는 구형모델의 포스가 더 강해보여 평소에도
침만 질질 흘리며 그 묵직한 자태에 넋 놓고 쳐다보는 나였기에 비록 남의 차였지만
운전석에 승차해 볼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벌써부터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손님꼐서는 조수석에 앉으시고 울산 삼산동에서 출발하여 언양까지 모시게 되었다.
국산 대형차타시는 분들도 많이 모셨지만 740의 엑셀은 출발시에는 약간 한템포 느리게 스타트 되었다
국산대형차는 엑셀에 발 올리기가 무섭게(예민하다고 해야하나?) 튀어나갈려해서 부드러운 스타트를
위해서는 발목에 꽤 긴장을 해야했지만 이녀석은 적어도 나에게 오른발목의 스트레스는 덜어주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가고 구영리 ,천상을 지나 한적하고 잘 뻗은 길의 연속이였다.
일을 할때는 최대한 정속주행을하며 절대 신호위반. 속도위반은 하지 않는다.
아무리 넓고 쭉 뻗은 도로라 할지라도 맨 끝차선에 붙어 그 도로의 최고속도가 내가 모시는 손님차량의
최고 속도이다..
그리고 빨간신호대기시 다른차량들 모두 신호위반을 하고 지나가고 나 혼자 바보가 되더라도
절대 신호위반은 하질 않는다.
그리하여 난 한적하고 잘뻗은 도로의 2차선에서 80k 정속주행을 하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요즘 취업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분은 어느 중소기업 오너라고 하셨으며 , 예전 본인의 고생담을 늘어 놓으셨고
힘들게 성공하셔서 7년전 1억6천을 들여 지금의 자동차를 장만하셨고
신형보다 구형이 더 멋있어 도저히 차를 바꿀수가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한번 마음껏 밟아 보라고 하셨다..
거절하였지만 괜찮다고 카메라 위치 다 아니깐 쭉 밟아 보라고 하셔서
밟았다..
그냥 밟았다..
무섭다...순간적으로 치솟는 알피엠하며 . 난생처음으로 시야가 확 좁아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녀석은 괴물이였다...물론 내가 다른 고급차량을 타고 밟아볼 일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타본차량들 중엔 최고인것 같았다..
그 큰 덩치가 내뿜어대는 가속력이란 정말 상상조차 할수 없었다..
마치 비행기가 이륙하듯이 차량의 앞부분이 붕 떠오름이 느껴졌다..
그리고 정지해보라고 하신후 정지후 다시 밟아 보라고 하셨다..
솔직히 난 주춤하여 머리카락이 주뼛주뼛 서는 느낌을 받아 풀악셀을 하지 못했으나
옆에 계신 영감님꼐서 더더더를 외치시며 밟아 보라고 하셔서 정말 꾹...꾹..밟아 보았다..
순식간에 160k를 가르쳤고 난 손에 땀이 나고 다리가 후들거려 도저히 더 이상 오른발에
힘을주고 있을수 없어 엑셀을 놓아 버렸다..
그랬더니 영감님꼐서는 이말을 하셨다..
"세상엔 이런자동차도 있다는걸 알아라고 내가 밟아보라 그랬다..
젊은친구도 열심히 노력하면 이것보다 더 좋은차를 분명탈수있을것이다."
하지만 솔직히 속으로는 회사 그만두고 독서실에나 쳐 박혀 있는 내가 과연 죽을때까지 국산대형차라도
탈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어느새 언양에 도착했고 근처엔 큰 철문이 보였다.(상세한 자택설명은 하지 않겠습니다.세상이 무서워서)
영감님께서는 키에 달린 리모컨을 누르셨고 스르르 그 큰 철문은 자동으로 열렸으며
약간 언덕 밑에 위치한 집은 마치 드라마에서나 나오는듯한 저택이였다..
축구장같이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가 깔린 넓디넓은 마당,
손질잘된 정원수가 헤드라이트불빛을 받아 보였고
그안에 위치한 주택의 크기는 정말 어마어마했다..
도착후 기름게이지를 보니 출발때 max를 넘겨 끝까지 올라가 있던 바늘은
눈에서 보기에 차이가 날 정도로 약간 줄어 있었고 차에서 내린나는 다리가 후들거려
그자리에서 담배한대를 피우며 진정시킨후 택시를 잡아타고 언양시내로 나가 순회차량이 들어올때까지
pc방에서 시간을 때웠다.
그리고는 도착해 몇분의 손님을 더 모신후 덜덜거리는 내 티코를 타고 퇴근하였고
집에 들어와 누워서는 한동안 그 짜릿한 속도감을 잊지 못해 몸서리 쳤다..
제가 평소 멋있어하던 차량을 잠깐 시승후 느낀점을 썼습니다..
제가 편하자고 일기처럼 썼는데 반말이라 기분나뿌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긴글 읽어주신분들 감사드립니다..
글 재주가 없어 재미있게 쓰진 못하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