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그 동안 시승기나 각종 리플을 통해 좋은 것을 많이 얻어 그에 보답하고자 부족한 글 실력으로 SLK55 AMG에 대해 적어 볼까 합니다.
보유한 지는 1년이 좀 넘었고 세컨카라서 5,000마일(대략 8,000km) 운행했습니다. 사견으로 오랫동안 자동차를 소유해 봐야 여러 상황을 만나고
그 차에 대해 정확하게 안다고 생각합니다만, 부족한 대로 여러 사람의 호기심이 해결 됐으면 합니다.
# 외관
외관은 사마귀 스타일입니다. 크기는 작은데 얼굴은 그리 귀엽지 않고 후드엔 근육이 울퉁불퉁합니다. 별로 쓰잘데기 없어 보이는 AMG특유의 앞범버에 붙은 아가미와 안개등은 다른 SLK에 비해 더 과격한 인상은 줍니다만 별 차이는 없습니다.
가까이서 보면 검은 색이라서 반사되는 근육질이 멋있고 멀리서 보면 길죽한 후드와 짧은 트렁크의 분할이 적절한 균형을 이뤄 달리는 데 괜찮아 보입니다.
외관이야 다들 아실테니...그만 줄이고.
# 실내
제가 AMG를 골랐던 제일 큰 이유가 기본옵션과 실내에 있습니다.
사실 벤츠는 상위기종 몇개만 빼고 사실 럭셔리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내부를 갖고 있습니다.
벤츠가 고급차라고 하지만 디자인에 대한 뚜렷한 개성은 없어서 모델이 바뀔때 마다 내부의 일관성은 항상 변합니다.
그래서 신형S를 보다가 구형S를 보면 너무 차이가 확연하죠. 그만큼 그 시대만을 살아가도록 만든 디자인입니다.
특히 플래스틱 쪼가리들을 보면 벤츠를 고급차라 부르기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일제나 미제 싸구려 차들의 그것처럼 조립식 자동차의 흔적이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가죽냄새부터 요란한 유럽의 진짜 럭셔리카의 내부와 비교하면 그저그런 수준입니다.
특히 플래스틱 버튼종류는 쓰면 쓸수록 반질반질 광택이 나면서 촌티가 자르르 굴러 나옵니다.
현재 SL의 스위치들 보면 정말 한심하죠. 가죽재질은 여전히 멋지지만 플래스틱의 디자인과 재질은 딱 20세기말의 그때를 보여 줍니다.
SLK는 좀 개선된 형태기는 하지만 역시 버튼이나 실내에 쓴 허접해 보이는 플라스틱은 앞으로 5년 내에 촌스러워 보일 경향이 있는 내부입니다.
또한 너무 지나칠 정도로 플래스틱만을 사용하여 내부질감이 별로입니다. 은색의 버튼들과 기스가 잘나는 플래스틱 종류가 너무 거슬립니다.
좋게 보면 현재에는 괜찮은 디자인이지만 오래 타기엔 너무 촌스러울 디자인입니다.
게기판의 녹색의 코팅유리는 시인성이 좋고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가장 고급스럽다고 보여지는 부분입니다.
핸들은 C 클래스처럼 별거 없고, 윈도우 스위치는 그리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뻗으면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 손목을 좀 써야하죠.
가죽시트는 미끌거리지 않고 단순하게 만든것 같은데 너무 반듯하게만 만들어서
특히 운전석 엉덩이 부분은 탈수록 가죽이 허술해 지는 게 눈에 보입니다. 약간의 엠보싱이나 굴곡이 있었으면 세월의 흔적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데...
AMG라서 등받이 부분에 약간의 스웨이드가 있는데 기능은 없고 시트에 로션을 발라줄때 얼룩을 조심해야 합니다.
수납공간은 여러군데 있기는 하지만 역시 부족합니다. 좌석뒤에 버스에 달려있는 망사 고무줄이 있고 문짝에 조금 그리고 가운데 아래, 뒤로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많이 쓰는 콘솔박스에 6개의 cd체인저가 있는 관계로 답답합니다. 볼펜하나 넣고 다니죠.
햇빛 가리게 역시 플라스틱 재질에 크기도 작아서 실용성이 떨어집니다. 오픈카에겐 햇빛가리개가 중요하죠.
일반 SLK보다 AMG 계기판이 약간 화려하고 카핏이나 도어 바닥부분에 AMG 마크가 있다는게 그나마 재미없는 실내를 조금 보완해 줍니다.
# V8 & 7G
엔진은 아주 훌륭합니다. 역시 벤츠답게 부드러우면서 힘있는 데다가 AMG가 손봐서 사운드의 감동이 있습니다.
처음 시동을 걸면 약 20초간 RPM이 1,000이상으로 돌면서 그르릉 거리는 머슬카의 소리를 냅니다. 자동차의 크기와 다르게 웬지 힘있고 덩치큰 머슬카의 소리를 내지요.
20초 정도가 지나면 RPM이 안정되면서 일반 벤츠와 별다를 바가 없습니다.
차를 가지고 바깥으로 나가보면,
다른 벤츠와 다를 바 없이 무거운 가스페달과 항상 걸려 있는 듯한 미션이 안정되게 큰 길가로 차가 도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수동기어에서 2단이 걸려 있는 상태를
상상해 보세요. 일반 시내 주행은 S500이나 C230고 간에 벤츠는 항상 같은 느낌입니다. 특히 저속에서는 뭔가 걸려 있는 듯 가스페달로만 속도를 대략 조절 할수 있습니다.
브레이크를 밟을 일이 별로 없죠.
7G는 더욱더 발전된 형태로 C모드로 어느정도 운전하다 보면 ECU에서 운전자의 운전 습관을 파악해 알아서 엔진브레이크를 써 주는데 7단 기어는 기어가 오밀조밀해서
여러번에 나눠서 엔진브레이크를 써줍니다. 상당히 똑똑하죠. 예를 들면 고속도로에서 EXIT할 경우 일반도로로 이어지는 길이 오르막길일 경우가 있습니다. 일반차들의 경우
그런 길에서 브레잌을 먼저 밟고 올라가더라도 관성에 의해 차 엉덩이가 앞으로 쏠리는 불편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 관성은 차가 서기 전까지 계속되지요. 그런데, 프로그램된
C모드는 그 오르막 길 진입전 브레잌을 살짝 밟는 순간부터 엔진브레잌을 점차적으로 개입시킵니다. 6-5-4 이런식으로 운전자가 가스페달에서 발을 놓은 순간부터 계속됩니
다. 그러다 다시 밟으면 그 개입이 해제되지요. 일반 도로주행에서 브레이크 잡을 때도 마치 수동운전을 하듯이 잡아줍니다. 제동거리가 짧아지고 편하죠.
AMG는 사실 그리 까다로운 차가 아닙니다.
저부터 그렇듯이 대부분 벤츠의 편안함과 약간의 추가 옵션과 약간의 스피드를 원하는 사람들이 AMG를 선택하죠.
아주 과격하게 달리지 않는 이상 일반 벤츠와 AMG의 차이점은 없습니다.
그런데, 가끔씩 주황색 신호로 바뀐다던지 앞차를 순간추월할 때 발목에 힘을 줘 조금이라도 깊이 밟는 순간 부터 좀 다릅니다.
S(sport)모드로 놓고 서서히 가다가 조금만 깊이 밟아주면 뒷바퀴가 요동치면서 게기판엔 주황색 불이 번쩍이죠. 끼기긱...뒷바퀴에서 탄내납니다.
스타트시 헛바퀴 도는 건 아주 쉽습니다. 뒤가 좀 돌지요.
보배에서 얘기하는 벤츠시승기 대부분은 전자장치의 개입이 빠르고 너무 편하다고 하는데,
만약 콘크리트 벽을 옆에 두고 급출발을 한다면 뒤가 도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전자장치의 개입이 그리 빠르지 않아요.
아마도 5.4 자연흡기면서도 360마력만 나오도록 하는데는
그 조그만 차체에 한계를 미리 인지하고 안정감이라는 벤츠의 공통분모를 넣기위한
메이커의 고육지책일 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더군요.
암튼 힘은 남아 돌지만 시내의 민첩한 주행을 하기엔 너무 무겁고,
고속도로에서 달리기엔 너무 좋지만 2인승이라 멀리 가기 힘듭니다.
S모드는 C모드보다 더욱 과격합니다. 엔진브레잌 잡아줄때 확실히 잡아주고, 가속할때 더욱 고RPM에서 변속을 합니다. 별 차이는 없지요.
M모드는 Manual 모드인데 핸들뒤의 speedshift로 기어를 조작합니다. 고속도로에서 마치의 수동처럼 잘잘한 재미와 사운드의 재미를 느끼게 해줍니다.
페라리나 포르셰가 시내에서 신호대기후 급 출발 할때도 마치 200km/h를 달리듯 굉음을 내곤합니다.
마찬가지로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M모드를 쓴다면 잔잔한 감동의 사운드를 낼수 있지요.
연비의 압박은 커지지만 페라리, 포르세와 SLK amg가 신호대기후 각자의 사운드를 낼때
페라리가 가장 고음 그리고 포르셰의 앵앵대는한 고음 그리고 머슬카와 비슷한 저음을 내면서 각각의 소리가 상당히 재밌습니다.
단, M모드의 기어 바꾸는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 시내에서 다른 차들과 살짝(?) 달려줄 때는 M보다는 S가 효과적입니다.
예전에 H사의 어떤차와 신호대기 하다가 M모드로 급출발한 적이 있는데 RPM은 너무 빨리 올라가는 데 반해 M모드의 기어는 그것보다 좀 늦어서
비록 처음부터 압도적으로 튀어 나갔지만 1~2단 변화할때 레드존에서 소리만 잠시 질러대는 쪽팔림을 당하기도 했답니다. ㅡㅡ; 웅웅거리는 중에도 손가락으로는 이미 몇번을 딸깍딸깍 눌르고 있었답니다.
아...그리고 주의사항...한국쪽 매뉴얼에 안나왔는지 많이 모르시더군요.
S-C-M 버튼을 누를때는 반드시 오토기어를 P에 놓고 해야만 합니다.
만약 운행시 그것을 바꾸게 되면 C모드에 저장된 운전자의 운전습관 데이터가 RESET됩니다.
그리고 다시 입력이 되는 몇백km이상 동안 좀 버벅거리지요. C인데도 좀 과격한 엔진브레잌이 들어가서 울컥하기도 하구요.
예전에 보배에서 7G의 결함이라고 했던 뉴스가 기억납니다. 제 생각에 이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7G가 결함이 있다면 이미 미국에서 리콜이 있어야 했지만 여기는 다들 칭찬뿐입니다.
주행의 빠르기는 좀 빠르기는 한데 상대적으로 측정할 차가 없어서 어떤차보다 빠르고 느린지는 모릅니다.
꽤 빠르기는 한데 미친듯이 빠르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빠르기에 비해 다른차들이 느끼는 속도감의 2/3도 채 안됩니다. 오픈해도 마찬가지 구요.
벤츠의 안정감이 속도감과는 상극입니다.
2~3,000RPM을 오르락 내리락 거리며 다니는 일반주행은 그냥 편할 뿐이고 소리도 굵으면서 느린 규칙적인 덩덩거림만 반복됩니다.
S모드를 써서 발목에 힘을 주거나 M모드로 고RPM 주행을 하면 그때부터는 AMG의 본 모습이 나옵니다.
혹시 콜벳이 달릴때 나는 소리 들어 보셨나요. 일반적인 머슬카들의 저음보다는 약간 높은 소리입니다.
RPM 5,000이 넘어가면서 터널을 통과하면 운전하면서도 내가 주위시선을 받고 있다는 것이 귀로 느껴집니다.
옆으로 지나가는 버스나 커다란 차들의 시크러운 엔진소리가 AMG의 머플러에서 나오는 사운드로 묻혀 버립니다.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아도 소리만은 감동적이지요. 달리는 재미보다 소리의 재미가 더 있습니다.
속도감을 느끼기에는 허술한듯한 차가 좋지요. SLK55는 지나치게 오너를 감싸고 돕니다.
코너링도 역시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차체가 무겁기 때문에 경량 로드스터들의 경쾌한 코너링과는 다르지만
아직까지 고속도로에서 밀린단 느낌은 전혀 없었고 고속도로에서만은 속도에 별다른 신경 안쓰고 돌릴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승차감 자체가 코너링에서 운전자를 자극하는 느낌이 없어서 코너링에 별 감흥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가벼우면서 탄탄한 서스펜션에 바닥의 진동이 올라오는 핸들을 가진 소형로드스터들은 돌때 코너를 쫙 감고 도는 느낌에 가속을 더 하게 되는데 반해
벤츠는 그냥 편안하기만 합니다. 조용히 어느순간 저승길로 인도할 수도. ㅡㅡ;;
#제동성능과 바퀴
제동성능은 만족스럽습니다. 저는 브레이크가 잘 잡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패달의 깊이에 대한 민감도도 따집니다.
지나치게 민감하거나, 누르는 깊이에 따라 균등한 제동력이 분배되지 않으면 운전이 피곤합니다.
너무 얉아도 너무 깊어도, 초반에 너무 강하게 잡혀도, 후반에만 너무 강하게 잡혀도 안되죠.
그런 면에서 벤츠는 모든 면에서 중성적입니다. 쫀득하면서 뽀드득하죠.(소리와 느낌의 결합인데 아시는 분만 아실듯 ㅡㅡ')
앞6개 피스톤, 뒤는 4개 피스톤이라고 하는데 기술적인 것은 잘 모르고 18인치 핀타입 휠 안에 디스크가 가득차서 외관상 아주 믿음직 해보이고
부드럽게 잘 멈춥니다. 단지 앞바퀴에 브레잌 패드로 부터 나오는 검은 먼지들이 잘껴서 핀타잎 휠 닦기가 짜증나죠.
타이어는 컨티넨탈 런플랫으로 18인치 235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장점은 탄탄한 느낌이 난다는 것이고 단점은 비싸면서 잘 닳아진다는 겁니다.
접지를 위해 이런 타이어를 쓴다고는 하지만 선택의 여지도 없이 기본장착이라는 게 맘에 안듭니다.
런플랫이라면 스페어 타이어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트렁크 아래 있습니다.
그런데 아주 우습게 되어 있죠. 그것 역시 런플랫인데 타이어의 공기가 전혀 없이 압축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전기식 에어펌프가 같이 들어 있는데 공기를 충전해서 쓰라는 거죠.
사이즈를 맞춰보니 공기를 넣으면 트렁크 바닥에 안맞을거 같더군요.
요즘 타이어들 펑크 잘 안나던데 그냥 일반 타이어에 스페어로 자전거 바퀴(아시죠..사이즈 적은거) 장착했더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차피 스페어도 있고 미국 중부 사막 한가운데라면 런플랫으로 100km 더 간다고 해도 카센터가 나올 가능성이 없죠.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쓸데없는 낭비를 강요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밖의 벤츠가 옵션으로 장난치는거 많지만 그만 줄이죠.
# 차체강성, 하드탑, 공기역학
SLK55 AMG의 하드탑은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진보된 형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픈카의 생명은 하체의 안정성과 공기역학에 있다고 봅니다. 하체가 안정적이지 않는 로드스터는 반쪽짜리죠.
지붕에서 보완해줘야 할 전체적인 차체강성을 생략하고 만들어야 하니 당연히 차 하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만 합니다.
무게배분도 그렇고 탑 다운시 지붕이 어긋나지 않도록 차량의 비틀림을 최대한 차체에서 해결해야만 하죠.
그런점에서 벤츠의 하드탑은 굉장히 과학적입니다. SLK의 하드탑은 짧아서 비틀린다 하더라도 지붕에서의 간격오차를 최소화했죠.
차체 강성을 확보하지 않은채 자동차의 차체가 비틀린다고 하면, 길다란 하드탑 지붕일 경우 나중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죠.
요즘 2단 하드탑을 달고 인기상승중인 볼보의 C70에서 비가 샌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차체가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접합부가 많은 길다란 하드탑의 형태는 커다란 하체의 충격에서 자유로울수 없습니다.
SLK55는 바닥에 두꺼운 철판이 깔려져 있고 그 아래 서스펜션과 타이어가 있는 느낌입니다.
바닥에 갑자기 파인부분을 통과해 보면 차가 그쪽으로 살짝 기울기는 해도 차체가 물컹하게 휘는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일반적인 차들의 우드드득 소리가 나면서 휘어지는 느낌들을 잘 아실겁니다.
물론 SLK도 완전 철판은 아닙니다. 심한 굴곡을 지날때면 머리 뒤쪽 하드탑 사이의 고무부싱에서 뽀드득 소리가 납니다. 차체가 살짝 비틀어 지면서 나는 소리죠.
그래도 가장 합리적이고 나름대로 계산된 하드탑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서스펜션도 일품인데 좋게 말하면 탄탄하면서 편합니다. 느낌으로는 BMW3시리즈보다 오히려 편한 느낌입니다.
그런데 나쁘게 말하면 서스펜션이 노면의 정보를 약간 조작하는 기분이 듭니다.
물론 렉서스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좀 인위적인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지요. 딱 알아챌 정도로만 충격을 거릅니다.
자...오픈을 하고 거리로 나가보죠.
뒤에다 섹시한 스타킹(wind screen)을 하고 에어스카프 2단으로 따뜻하게 하고 시트 열선을 켭니다.
에어스카프는 처음에 3단이면 점차적으로 1단으로 내려옵니다. 시트열선도 그렇구요.
창문을 올리고 이렇게 하면 살랑바람만 들어 옵니다. 등과 목 부위의 따스함과 음악, 귀 옆으로 조금씩 들어오는 바람...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의 wind blocker도 있지만 좀 답답하죠. 탑다운과 별 다를 바가 없으니.
이런 공기역학에 힘입어 SLK에 여자친구를 태우더라도 미친X 머리 스타일이 되는 것을 막을 수가 있어서
쌀쌀한 보랏빛 하늘엔 드라이브 자체가 데이트입니다.
단점으로는 오픈을 하더라도 개방감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문짝은 이미 어깨를 덥을 정도로 높고 모든 것이 운전석을 과도할 정도로 둘러 싸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좋게 얘기하면 대단한 안정감으로 '차가 나를 지켜준다'는 생각이 들지만
가끔은 사방이 너무 타이트하여 뽀뽀하기에도 불편한 차가 좀 답답한 생각도 듭니다. 아주 순수한 데이트에 좋지요. ㅡㅡ;;
# Harmann Kardon, SAT, AUX input
요즘 BMW고 벤츠고 간에 하만카든이 많이 장착되고 있습니다.
스피커에 조그만 글씨가 딱 붙어서 보기에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음질에 있어서 예전의 BOSE보다 좋은지는 의문입니다.
보배에서 '썩었다'고 얘기하면 너무 과장될거 같고,
일반적인 몇십만원짜리 옵션 오디오 보다는 괜찮지만 가격에 비해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합니다.
소리에 별다른 개성도 없는데다가 볼륨을 커다랗게 올리거나 지나친 고음을 쓰면
SLK 실내의 플라스틱들이 징~ 떨더군요.
특히 가장 이해가 안가는게 시트사이에 높이 위치한 스피커는 플래스틱커버로 덮여 있는데, 그게 잘 떨더군요. 클래식 피아노 볼륨을 높이면 어김없이 떱니다.
최소한 벤츠는 볼보(DYN)나 랜드로버한테 오디오 세팅법에 대해 과외를 받아야 할거 같습니다.
플래스틱이 떨지 않도록 스피커를 설치하는 것은 기본중 기본인데 좀 실망입니다.
SAT...미국엔 위성 라디오 방송이라는 게 있습니다.
땅덩이가 넓어서 어느 도시를 벗어나면 FM이 뚝 끈기는게 다반사 입니다.
특히 장거리 갈땐 라디오 듣기가 짜증나죠. 수시로 새로운 주파수를 찾아야 하니까요.
그래서 SAT가 있는데 미국어디서나 24시간 들을수 있는 반면 음질이 별로 입니다.
많은 채널은 장점이지만 음질이 안좋고, 특히 KOREA 채널은 정말 개판입니다.
아무리 듣는 사람이 별로 없다지만 한국노래 틀다가 중간에 광고가 나오질 않나...
요즘은 HD RADIO가 음질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차 살때 무료로 줘서 그냥 듣긴 하지만 정말 아닙니다.
고급이라면서 버티던 벤츠님께서도 06년식 부터는 콘솔박스 안쪽 벽면에 AUX JACK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ㅡㅡ'
아주 소극적으로 구멍만 뚫어 주셨네요.
MP3 소비자들을 위한 것 같은데 MP3를 듣기에는 하만카든 오디오가 CD와의 음질차이를 많고 들려줍니다.
콘솔박스를 열어놓고 운전하기 짜증나기도 하고,
위성라디오, 그냥 라디오, CD6장등 들을게 널려서 MP3랑 벤츠와는 별 인연이 없어 보입니다.
여유있게 넓직한 차에서 햄버거 씹어가며 이짓저짓하며 MP3나 만져야죠. SLK와는 너무 궁합이 안맞습니다.
# 돈, 돈, 돈
많은 분들이 유지비가 궁금해 하죠. 비싼 순서대로 하나씩 나열 해보면,
보험. 일년에 대략 $4,000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비싸긴 한데 차가 2대라서 할인을 받으니까 사실상 1대 있을때의 2배는 아닙니다.
결혼해서 나이 40 넘지 않으면 보험은 좀 비싸죠. 그저 세월 가기만 기다립니다. 주나 연령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한국이 더 싼거 같습니다.
기름값. 별로 타질 않아서 기름값이 많이 안듭니다.
연비가 생각보다 좋습니다. 장거리 고속도로 110~150km/h(70마일에서 90마일 사이)로 계속달리면 24mpg가 나오는데 대략 환산하면
10km/L가 조금 넘습니다. 공인 연비가 22인데 24면 아주 착하지요. 100정속주행보다는 130~150사이에 연비가 더 잘 나옵니다.
시내주행은 공회전 많이 하면 안좋고, M모드 쓰면 안좋고, 교통체증되면 안좋고...아마 최악의 연비면 대략 4km/L 정도 아닐까 합니다.
보통은 7~8km/L 정도 나옵니다. 한국의 서울이라면 5~6 정도 나오겠죠.
엔진오일, 부품...사실 엔진오일 1년에 한번 혹은 약 10,000마일에서 교환입니다. 안바꿔도 되지만 1년 정도 되고 해서
그 절반도 안타고 교환했지요. 벤츠는 엔진 기통수에 따라 가격이 다릅니다. V8...제차나 S나 엔진오일교환 가격은 같더군요.
200불 조금 넘어 갑니다.
그리고 앞 AMG 안개등...고속주행후 집에 와보니 한쪽이 깨져 있더군요. 티끌만한 돌에 맞았나 봅니다.
Hella더군요. 150불+공임100불.
그 외엔 돈 들어간게 없군요. 나중에 똥차되서 사방이 고장나면 모를까 아직은 돈들어 가는 일도 없고 잔고장도 없네요.
# 요약
너무 정신없이 적어서 무슨 내용인지 쓰고도 모르겠네요.
쉽게 각 파트별로 100점 만점대비 평가를 해보죠. 100점은 죽기 전에 최고의 차에게만 줄 예정이라 아낍니다.
95점이면 현재의 저로서는 거의 만점입니다.
엔진 95점 - 흠잡을 데 없다. 아는게 없어 잡을 수도 없구요. ㅡㅡ;;
7G 90점 - 똑똑하긴 한데, S-C-M 모드를 반드시 P에서만 해야 하고 M모드의 기어변속이 느리다.
외부디자인 85점 - 멋지지만 에스턴마틴보다는 촌스럽다. 후드부분의 근육질이 후면엔 없다.
내부디자인 75점 - 고급과는 거리가 있고 디자인도 촌스럽다. 플라스틱이 싫다.
Engineering 95점 - 벤츠는 디자이너보다 기술자가 만드는 것 같다.
결론적으로 SLK는 참 애매한 차 입니다. 로드스터면서 성질은 대배기량의 머슬카입니다.
럭셔리한 벤츠마크를 달고 있으면서도 그리 화려하지 않고, 스포츠카 같은 과격함을 지녔지만 주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지나칩니다.
이런저런 애매한 포지션으로 SLK55는 소수만 탑니다.
사실 잘 팔지지도 않아서 거의 모든 딜러마다 전시차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엔진의 수공생산으로 미국에 배정된 수량이 한정적이라 많은 지역에서 프리미엄을 붙여 배짱으로 파는 차기도 합니다.
여담으로, 딜러의 말로는,
1년동안 SLK55 AMG가 미국에 배정된 물량은 1,000대, CLS55 AMG는 1,500대라고 합니다.
나름대로 프리미엄을 붙이는 이유라고 합니다. 특히 대도시에서는 더욱 심하죠.
편안하면서
오픈과 쿱이 동시에 해결되고
가끔씩 달릴때 꼬맹이들이 타는 튜닝차에 놀림당하지 않고
모양도 괜찮은
10만불 아래의
V8 독일차
= SLK 55 AMG.
이것저것 까다로운 사람에게 의외로 만족스러운 차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