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 과연 살만한가?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승해보고, 하이브리드에 대한 환상을 잠시 내려놓았다. 더욱 정확한 비교를 위해 토요타 캠리를 시승해봤는데, 확실히 현대가 밀고 있는 병렬식 하이브리드 방식과 토요타의 직병렬식 하이브리드 방식은 각각의 장단점이 존재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연비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겠다면, 두 차량은 별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디자인과 실내 편의사양 따위를 배제하고 기본기를 살펴본다면,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가 더욱 좋은 주행품질을 보였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4,300만원이다. 현대 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비해 천만원 가량 비싼 가격이지만,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치, 스타워즈의 다스베이더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4,300만원짜리가 말이다.

캠리 하이브리드(캠하)의 Full LED 헤드램프는 렉서스와 마찬가지로 3분할된 헤드램프 디자인의 날카로움이 마음에 든다. LED 주간 안개등 기능까지 포함해서 상당한 세련미를 보여주고 있지만, 프론트 그릴이 멋진 디자인을 해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전장 4,850mm, 전폭 1,820mm, 전고 1,470mm로 크기는 뭐 적당한 준중형 세단의 사이즈다. 그리고, 4기통 DOHC 16V 에 Dual VVT-i 2,494cc 의 배기량으로 현대 쏘나타보다 약 500cc 정도 배기량이 크며, 엔진출력은 158ps(5,700rpm), 전기모터 출력은 143ps(4,500rpm) 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는 약 3배 가까이 전기모터 출력이 크다. 토크는 21.6kg.m(4,500rpm) 으로 배기량에 맞게 적당하다. 하지만, 쏘나타나 캠리나 거기서 거기인 출력이다.

왜냐면,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주행중에도 모터가 주행중 출력을 도와준다. 그러니깐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실제로 사용하는것은 207마력이라고 보면 되지만,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모터가 작동할 때에는 모터만 작동하고. 엔진이 작동할 때에는 엔진만의 출력을 사용하는 직병렬식 하이브리드이다. 그러다보니, 실제로는 그냥 150마력 언저리의 출력만 느끼게 된다. 그래서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출력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토크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토요타 캠하의 공인 복합연비는 16.4km/L 이다. 캠하의 복합연비는 꽤 잘 나오는 편이다. 시내에서 보통 13~15km/L 의 연비를 보이며, 고속주행(100km/h 정도) 에서는 19~20km/h 의 연비를 보이는데, 이건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실제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연비이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시승할 때에 고속도로에서 일부러 100km/h 내지는 90km/h 로 달려보았더니, 20km/L 를 넘는 연비를 기록했지만, 나는 답답한 주행은 싫어서 흐름대로 110~120km/h 로 달렸더니 연비가 17km/L 정도가 나왔었다. 캠리도 속도 좀 내면 연비는 떨어지게 된다. 연비는 별 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내심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는 기술적으로 앞선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가 연비가 환상적으로 잘 나오겠지! 하고 기대하며 타봤지만, 결과는

아주~ 아~~주 쬐금 더 좋다.

근데 이거 천만원 더 비싸.

하지만, 우리가 인정할건 인정해야 한다.

토요타 캠리가 주행감각 및 정숙성에서는 더 뛰어나다.

전륜구동방식의 캠리 하이브리드는 17인치 휠을 사용하고 있으며, 휠 디자인은 무난한 편이고, 제동력도 무난하다. 현대 쏘나타의 브레이크보다는 신뢰가 간다. 그리고,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토요타 캠리는 디자인 같은 것을 빼놓고 기본적인 품질을 이야기하면 별로 테클을 걸만한 껀덕지가 없다. 고장이 나면, 해당 파츠만 교환해주면 되고, 잡소리도 심하지 않다. 정말 실용성 하나만큼은 ‘짱’ 인 토요타인 것이다.

그래봤자, 한국에서는 비싸지만 말이다.

실내는 철저히 북미형에 맞춘듯한 디자인이다. 버튼들은 하나같이 큼지막하며, 사용하기에 아주 단순해보이지만 그래서인지 세련미는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편안한 시트와 뛰어난 정숙성, 주행품질은 매우 칭찬할만 하나, 보이기에 치중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에는 아주 많이 25.4% 부족해보인다.

실내는 다소 투박한 감성이 없잖아 느껴지지만,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은 칭찬할만 하다. 특히, ‘EV MODE’ 를 선택하면 충전된 배터리만으로 모터를 사용해 주행할 수 있는데, 60km/h 까지 달릴 수 있어서, 막히는 도심에서 활용하기에 좋다.

쏘나타 하이브리드보다는 천만원 정도 비싼 캠리 하이브리드는 과연 그만한 가치를 하는 것일까? 에 대해서 한번 의문을 품고 이 차를 구입해야 할 것이다. 조금은 트랜드에 뒤쳐진 실내 버튼들 및 소재들. 그리고, 쏘나타보다는 좁은 트렁크 용량. 쏘나타보다 우세한 것은 정숙하고, 깔끔한 주행품질과 조금 더 좋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인데, 이 시스템도 당신이 도심에서 주로 타느냐, 고속도로 주행이 많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시내주행이 많다면 캠리 하이브리드가 더 효율적인데, 쏘나타 하이브리드가 그렇다고 도심에서 연비가 별로이진 않다. 다만 좀 시끄러운거지.

그래서 나는 결론을 내렸다. 기본으로부터. 라는 말은 캠리가 더 잘 어울린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선다. 그리고, 패밀리 세단답게 실내 공간도 넉넉하며 편안한 시트와 함게 정숙성까지. 토요타 캠리는 충분히 4,300만원이라는 값어치를 하는 것 같다. 그래도 비싸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