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동래를 지나 서동이라는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나서 외제차를 중학교 때 처음보고
나중에 언젠가 어른되면 나도 bmw 꼭 타봐야지 했습니다.
지금은 흔한 차가 되어버렸고 돈 많으신 분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차겠지만
가난한 청년의 마음속에는 한 번은 꼭 이루고 싶은 그런 브랜드입니다.
군대를 2001년 12월에 제대하고 2002년 월드컵 경기 당시에 서울로 상경하여
신문 배달을 하며 신문사에서 제공하는 숙식으로 매일을 보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최소한의 생활비는 필요했고, 낮에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신문배달을 했었지만
새벽마다 일어나서 간지를 끼우고 시티100 오토바이 앞 뒤로 가득실은 신문을 배달하는 일은 참 힘들었습니다.
오토바이 면허도 없는 놈이 신문배달한다고
신문 배달 첫 2주 동안은 참 많이 넘어지고 신문을 바닥에 쏟기도 했습니다.
널부러진 신문을 주우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에 많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미래에 대한 낙관으로 그 때를 버텼습니다.
서울은 참 좋은 차가 많고 부자도 많았습니다. 높은 빌딩이 너무나 신기했고
그렇게 서울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어린 청년의 마음은 항상 행복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고시를 합격한 것은 아니지만
나름 좋은학교 학벌도 얻고 또 그 곳에서 노력하여
지금은 개인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제가 갖고 싶었던 bmw를 타게 됩니다.
320i 입니다. 엔트리급 차라서 자랑할건 못되지만
신문 배달하던 20대의 자신에게 보내는 저의 선물입니다.
원래 이렇게 오글거리는 글을 쓰고 싶은건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글이 써지네요 ㅎㅎ
정말 사랑했던 우리 할머니를 이 차로 태워드리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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