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말씀하신 분 계셔서 하려고 했는데, 제가 이런걸 잘 못해서요..기왕 인코딩 하는김에 처음 신고할 때 영상을 추가로 붙여놨습니다. (참고로 '파이아' 저 부분은 기만하려는 의도가 아닌 모자이크 대용 이미지를 찾다가 죄다 하하하 이런거라서 저걸로 한 것입니다. 오해마시길..)
어제 와이프가 아는 동생을 만나서 저녁 식사와 함께 술을 한 잔 하고 온다고 해서
데리러 갔다 오는 길
송내에서 만수동으로 오는 길에 제 앞에 차가 다소 불안하게 운전하는게 보였습니다.
처음에는 휴대폰을 보는가 했는데, 뒤에서 달리다보니 S자로 비틀거리면서 운전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브레이크를 밟을 위치가 아닌데 브레이크를 밟는게 수상했습니다.
이후 차가 정차하면 창문을 다 열어놓고 고개를 떨구거나 좌.우로 흔드는게 눈에 보여서
음주로 의심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송내에서 경찰에 연락하여 음주 차량으로 의심된다고 신고를 한 후
위치를 제보했는데 외곽순환도로를 타는 경로가 있어서 정확한 위치를 잡지 못하더군요.
이후 한참 차량을 추적했습니다.
저의 목적지는 지나쳤지만 제가 신고를 한 당사자이기도 하고 신고만 하고 그냥 지나쳐서 올 경우
신고를 한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았거든요. 경찰 분들도 혹여나 출동했다가 시간만 낭비하실 수도 있었고요.
경찰분에게도 차량을 따라 간다고 말씀드렸더니 수시로 전화해서 위치를 확인하셨는데
10km를 따라가서야 합류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경찰이 합류해서 이 차량을 우측 차선으로 인도를 하려고 하는데,
이 사람이 경찰 지시에 불응하더라고요.
불응을 하다가 경찰이 내리자 도주를 하려는 움직임이 보였습니다.
처음 불응할 때만 하더라도 '설마 도주를 하겠어?' 라고 생각했지만 역시나 지시에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도주를 하려고 하길래 제 차로 앞길을 막았죠.
당시에 제 와이프랑 와이프 지인 동생이 타고 있어서 다소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서 잠시나마 고민했지만,
그냥 몸이 그리 반응을 하더라고요.
영상에 보이는 것처럼 저지를 하고 난 이후에 또 한번 도주를 시도했는데, 다시 앞을 막고 운전자를 내리게 했습니다.
당시에 운전자를 내리게 하는 과정에서도 경찰분이 창문을 내리게 하고 키를 빼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고,
내리라는 지시도 불응하다가 결국 잠시 뒤에 차량에서 내렸는데
제 생각보다 상당히 만취하셨더군요.
몸을 비틀거릴 정도였으니까 말이죠.
머, 경찰한테 검거대서 다리가 풀린 것일 수도 있지만, 표정이나 행동이 다 만취했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안전하게 검거 완료.
검거를 완료하고 경찰분께서 제 신분에 대한 내용을 수집해가셨고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 음주 운전자 아저씨한테 죄송하다는 생각을요.
그 아저씨도 이 각박한 세상 살기 힘들어서 술 한잔 하셨을 것이고, 대리비용이 아까워서 운전을 한 것일 수도 있는데
내가 신고를 한 것 때문에 엄청난 벌금을 받으실 것을 생각하니 내 신고로 인해 저 아저씨 사는 것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더군요.
근데, 또 한편으로는 제가 신고해서 현장에서 검거된 덕분에 혹시나 발생할 수 있을 인명사고나 큰 사고를 미리 막을 수 있었다 생각하면 그 아저씨는 음주운전 이상으로 큰 사고를 낼 수 있었는데 단순 음주운전에서 끝날 수 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냥 대리만 부르셨어도 될 것을..
신고를 하고도 마음이 편하지 않더라고요.
저도 한 집안의 가장이다 보니 내가 혹여나 음주를 해서 검거가 되서 벌금에 처벌을 받게 되면 가족들이 엄청나게 실망하고 같이 힘들어질텐데라는 생각을 해보면 괜히 그 운전자분을 비롯해서 가족분들한테도 미안하기도 하더라고요.
어찌보면 잘한 행동이다 생각되면서도 찝찝하고..
다른 피해자가 없도록 도우려는 행동이 또 그 운전자 가족분들한테는 상처를 주는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참으로 거시기한 날이었네요..
저차주는 작성자님께 고마워해야되는겁니다
잘하신겁니다
저 역시 10키로 이상 차량을 따라가며 수십통의 경찰의 위치확인 전화를 받고 그랬죠.
어리다면 어린 나이의 여자애가 무슨 용기가 있었는지..
검거당시에는 여럿사람 목숨을 구한거같아 굉장히 뿌듯했는데, 시간지나 생각하니 젊은 남자 앞길을 막은 거 같은 기분도 들더라구요.. 내일 혼삿날인 사람이면 어떻게 하지, 군대 외박나온 친구면 어떻게하지..
지금도 마음 한켠에 찝찝함이 자리하지만 그래도 음주는 살인이라 생각합니다. 잘하셨어요
아니면 집에서 한잔 하시던가..
여러 횐님들 말씀처럼 음주운전엔 자비가 없습니다.
음주에는 자비란 없어요!!
원글님께서 큰 사고 막으신 거였을 수도 있습니다.
좋은일 하셨네요
대리비 얼마나 한다고
취기에 이성을 잃고 괜한 객기부리는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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