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상의 피자?...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생뚱스런 모습이겠지만 우리집에서만큼은 피자가 버젓이 차례상이며 제사상에까지 당당하게 올라갑니다.
그 이유를 이야기드리자면...
작년 봄... 아버님의 첫 기일 제사때였습니다.
돌아가신 아버님 제사를 받들기 위해서 가족들이 모두 모였는데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녀석이 제 손을 끌고 가더니 제법 배가 묵직한 돼지저금통을 갈라 달라는 것입니다.
"돼지밥 많이 줬구나! 그런데 아직 돼지 밥 더 줘도 될 것 같은데 삼촌이 돼지밥 줄테니까 돼지는 더 배부르면 깨자!"
"싫어! 꼭 오늘 깨야한단 말이야!"
기어이 돼지배를 갈라야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녀석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돼지저금통에 있는 돈으로 피자를 시켜야한다는 것입니다.
오늘은 할아버지 제사이니 피자는 다음에 사준다고해도 타일러도 막무가내로 고집을 부리는 녀석... 맘 같아서는 한 대 꿀밤이라도 쥐어 박아주고 싶었지만 아버님 기일에 공연히 시끄러울 것 같아서 결국 녀석의 고집대로 돼지배를 갈랐지요.
그렇게 돼지배에서 나온 돈으로 당장이라도 피자를 사먹을 것 같았던 녀석이 그런데 밤 늦게 제사를 지낼때가 되도록 피자를 시키지는 않더군요.
그런데 하필이면 막 제사를 지낼려고 하는데 초인종이 울리고 피자배달이 왔습니다.
피자가 오자 녀석은 형수님한테 피자를 예쁘게 가장자리를 잘라 접시에 담아달라더니 떡하니 제사상에 올리겠다는 것입니다. 제사상에는 그런 음식은 올리는 것이 아니라고 말렸지만 어찌된 일인지 어머니께서 그냥 두라고 하시더군요.
제사를 마치고 어머니께서 이야기를 하시는데 생전에 녀석을 끔찍이도 사랑했던 아버님께서는 종종 녀석이 좋아하는 피자를 사줬답니다.
그렇지만 정작 아버님은 피자가 소화가 잘 안된다는 이유로 언제나 녀석에게 피자의 가운데 부문만 잘라주고 가장자리 빵만 드셨다는데 아마도 녀석에게 피자의 맛있는 부위만 주고 싶은 할아버지사랑때문이었겠지요.
녀석이 그걸 기억하고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피자의 가장자리를 잘라낸 맛있는 부위만 제사상에 올린 것이라는 어머니의 말씀을 들을려니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기특한 녀석... 녀석에게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님에게도 피자는 할아버지와 손자 사이의 끈끈한 사랑의 매개체였던 것입니다.
그 일 이후로 우리집에서는 녀석이 돼지저금통 배를 갈르지 않아도 지난 추석에도 아버님 차례상에 피자를 올렸습니다. 차례음식 만들기에는 서투룬 아내이지만 피자만큼은 자신있다면 직접 오븐으로 구워서 올렸거든요.
물론, 돌아오는 설 차례상에도 아내가 만든 피자는 차례상의 한자리를 차지할 것입니다. 전통적인 제례에는 어긋나는 음식이라도 가족의 사랑을 되새김질 할 수 있는 소중한 의미를 담은 음식이라면 피자라고 차례상에 못 올라갈 이유는 없는 것이겠지요.
(오유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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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라고 안될 이유는 없는것 같습니다.
일부러 조상님 드셔보시라고 외국음식 올리기도 하는데요 뭐..^^
암튼 기특한 손자네여 ㅎㅎ
기분좋게 드시고 가셨겠어여~~ㅋㅋ
근데 랭킹 1위시군요 털썩~~~ 역시 무한한 사진 업로드의 힘 ㅎ
아마 전통을 가장 무시하고 자기 편의대로 하는 민족중 하나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닐까 합니다..
선진국이라는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가 전통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신적이 있다면
전통을 지키는것이 꼭 미련한 짓만이 아님을 알게 될겁니다
전통..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무 의미도 확실히 모르는 음식을 올리는 것 보단 저렇게 의미 있는 음식을 올리는것도 나쁘진 않은것 같네요^^
어린녀석이 기특하니 어른들도 말리지 않은듯 하고요....
할아버니께서도 좋아하셨을겁니다....
어차피 크면 알아서 안하던지 다른 방법으로 할아버지를 기뿌게 해주겠죠.....
너무 과밍반응인듯.....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는것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저 아이가 커서 재주가 되었었을때 피자를 올리려고 할지 안할지는 저 아이가 재주가 돼 봐야 아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순 없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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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재수 음식엔 다 나름대로의 뚯이 포함되어 있는 겁니다
단지,기특한 생각이라고 해서 전통 재수 음식을 마음대로 바꾼다면
앞으로 재삿상에 뭐가 올라 올지 누가 장담 합니까?
이번엔 피자,다음엔 치킨,그다음엔 스파게티.그다다음엔 초밥이 될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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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갈킨건 제대로 가르쳐야 그게 어른이 할일이고 부모가 할일이지
그냥 애가 귀엽다고,,오냐 오냐 하면서 재삿상에 올라 가는것마저도
마음대로 하려는 애를 그냥 나름대로 기특하다는것 하나만으로 내버려 두는 것은
방관이나 마찬가지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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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는 전통적인 우리 민족의 고유 풍습입니다
전통을 마음대로 바꾸고
내 편리 대로 바꾼다면...
그건 이미 전통이 아닌것입니다
전통을 무시하기 위한 건 아니잖아요.. 그냥 할아버지에 대한 손자의 사랑?
정도로 감동있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꼭 보면 진지하게 아는 척(?) 하시는 분들이 계시죠... 훈훈하네요..^^
여자들만 고생시키는거지..원~ 나도 남자지만 명절때 남자들이 하는게 뭐있습니까?
차려주면 앉아서 먹고 트림이나하고 방귀나뀌지..
그러나 제사라는 것은 아무래도 평소에 만나기 힘든 가족친지들이 모이고 돌아가신 분의 이야기를 하면서 그 분을 기억하고, 가족간의 유대감을 강하게 하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단순히 귀찮아서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올리는건 잘못된 것이겠지만, 위의 경우 작은 아이의 마음 씀씀이가 너무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설령 혼령이 오셔서 피자를 못드신다 하더라도 손주의 마음에 크게 기꺼워 하실꺼라 생각됩니다. 세상 그 어디에 손주가 돼지저금통 깨서 마련한 피자보다 귀한 음식이 어디있겠습니까?
제사의 가장 중요하고 꼭 지켜야 하는 전통은 바로 "가장 귀하고 중한 음식을 차려놓고, 고인을 기리고 가족의 유대를 돈독히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