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찍지 못하여 공식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
갑자기 마즈다 MX-5가 너무 땡겨서 주말에 나들이 겸 시승을 가볍게 하고 왔습니다.
유수 매체들 이라던가 일반의 평을 들어보면 너무나도 재미있는 차라고 해서 궁금하더군요.
딱히 딜러에 예약을 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호기롭게 들어가서 MX-5 시승하고 싶다고 하니 키를 내줍니다.
매뉴얼이 있는지 물어봤었는데 3대 재고 중에서 딱 한대, 검정색 하드탑 버전이 있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소프트탑 버전이 궁금했는데.. (하드탑은 무게가 왠지 많이 나갈듯하여;;)
그래도 하드탑을 경험한적이 없는지라 그냥 타보았습니다.
제가 시승했던 버전은 최상급인 2010년형 그랜드 투어링이었는데, 가격으로 따지면 한 2만9천불 합니다.
근데 연식이 지나서 2만4천불에 판매하더라는..
17인치 휠이 달려있었는데, 약간 생긴게 마즈다스피드3에 달린것과 흡사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10스포크..
예전에 폰티액 솔스티스를 시승했다가 엄청 좁은 캐빈에 된통 당한적이 있어서.. 좀 걱정했었는데 실내가 꽤 공간이 납니다.
(솔스티스 탈때는 고개 빼고 신호 봐야했고.. 클러치 밟을때마다 무릎이 계속 부딪혀서 멍들었었다는ㅠㅠ g2x 타시는 분들은 정녕 괜찮으신건지;;)
제가 키가 188인데 하드탑을 닫아놓은채로 앉으면 의자 최대한 내린채로 머리가 좀 눌리는거 빼면 괜찮았습니다.
예전에 타봤던 소프트탑 로드스터(Z4, S2000, 솔스티스)들은 머리 앞뒤로 철제 빔이 지나가서 그 사이에 머리를 넣는 모양새였는데, MX-5 하드탑은 그냥 천장처럼 평평하더군요. 꽤 느낌이 좋았습니다.
딜러 아줌마가 면허증 복사하러 간 사이에 차를 공회전 시키면서 탑을 열어보았는데, 한 10초면 깔끔하게 열립니다.
근데 밤사이에 비가 많이 내려 기온이 10도 안팎을 맴돌던지라.. 너무 추워서 다시 탑을 닫고ㅠㅠ
여기서 첫 단점 발견.. 창문이 자동이 아니더군요;;
또 탑 여는 버튼을 열다가 중간에 멈추고 다시 또 누르면 창문이 한번 내려간게 또 내려간다는..
내장을 봤더니 전반적으로 플라스틱 일색이긴 합니다.
대쉬보드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패널이 브러쉬드 알루미늄 느낌이긴 한데 그것도 보니 플라스틱 이더라는;;
그래도 꼴에 풀옵션이라고.. 마감은 상-당히 허접한 편이지만 좋은 옵션들이 많이 들었더군요ㅋㅋ
핸들 리모콘에 온열시트, 그리고 Aux 포트와 보스 오디오 그리고 ECM 룸미러가 들어있었습니다.
장난감 같이 생긴 차에 보스 오디오가 들어있으니 왠지 감지덕지 한 느낌이었습니다.ㅋ
라디오 틀어보니 그냥 소리가 적절히 풍부합니다. 너무 플랫해서 못들어주던가 할 정도는 전혀 아니었구요.
또 좋았던 것은 컵홀더가 2인용 로드스터에 네개 있더군요. 양 문에 한개씩 가운데 콘솔에 두개..
에어콘은 수동이었지만 공조기 화면이 없다뿐이지 오토도 있고 있을건 다 있었습니다. 오히려 전 이게 더 좋더라구요.
인제 출발을 했는데, 엔진 소리가 꽤 경쾌하면서 걸림 없이 캐빈으로 잘 들어옵니다. (나쁘게 말하면 시끄러움)
하지만 묵직한 소리라기보단 약간 카랑카랑한 소리가 들어오더군요. 좀 원초적인 소리랄까요.
차량은 2.0L, VVT가 들어가고 167마력을 뽑아냅니다. 맨- 처음에 MX-5(혹은 미아타)라는 차의 존재를 알았을땐
보잘것 없는 스펙에 코웃음 쳤었는데, 무게는 1100kg 조금 넘어가고, 0-60마일은 7.9초가 소요된다고 합니다.
소나타 정도밖에 안되는 출력이었지만 6-7천 rpm까지 뽑아내는 느낌은 다분히 스포츠 로드스터가 맞더군요.
엔진의 반응이랄까요, 꽤 민첩합니다. 스포츠 성향이 강할수록 중립에 놓고 엑셀을 밟았을때 반응이 빠르다고 어디선가 들었는데, 그런 느낌은 꽤 풍부했습니다.
신호 바뀌었을때 다른 차량들을 나름 빽쩜 만드는 능력도 꽤 있습니다. 잘 치고 나간다는..
그런데 이 차가 정말 웃긴건, 체감속도와 바늘이 가리키는 속도의 괴리가 엄청나다는 겁니다.
엔진 소리나 풍절음으로 보면 한 70마일 (112km/h) 이상으로 달리고 있는듯 한데,
바늘 보니깐 40 마일 정도(64km/h남짓)로 달리고 있더라는.. 상당히 교통 법규를 중시하면서 아드레날린 염가대방출..
하지만 점점 차의 소리에 익숙해지면서 고rpm으로 고속에 접어드니 점점 간땡이 스테이지가 올라가는듯 하더군요.ㅋㅋ
근데 여기서 또다른 문제.. 고rpm (5500-6000남짓)으로 커브길에 접어들었을땐 뒤가 미세하게 흐르는 느낌입니다.
딱히 고rpm이라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완만한 코너에서도 보정을 조금씩 해주어야 했습니다.
서스펜션은 독일차 처럼 노면을 정독함과 동시에 노면 충격을 감쇄하는 그런 비싼? 느낌은 없었습니다.ㅋㅋ
그냥 서스펜션도 원초적입니다. 타이어에 걸리는대로 충격이 꽤나 올라오는 편이었지만, 이상하게 편안하더군요.
Z4 3.0Si를 시승 했을때는 타고난 후 허리가 아팠던것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었습니다.
코너에서 MX-5를 몰아붙였을때는 꽤 잘 잡아줍니다. 하지만 버킷 시트 사이드 볼스터가 조금 따라주지 않아서 쏠리더라는..
꽤 가다가 중간에 멈춰서 탑을 열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히터 만빵으로 틀고.. 근데 머리에 바람이 너무 불어서 춥더군요ㅠ
돌아온 후에야 차의 디자인을 꼼꼼히 살펴보았는데, 꼭 '와' 하고 해맑게 웃는듯한 모습이 꽤 귀엽습니다.
세대가 나란히 서서 그렇게 웃고 있는데, 젠쿱처럼 웃는 거랑은 좀 다르게 다가오더군요ㅋㅋ
키를 돌려주기전에 트렁크를 열어보았는데, 트렁크 용량은 꽤 됩니다.
30인치 남짓한 캐리어도 왠지 들어갈것 같았고, 깊이도 로드스터치곤 좋더군요.
(비교해보니, S2000 트렁크보다 더 넓다고 합니다)
듀얼 파이프, 클리어 램프, 그리고 LED 보조 제동등까지 잘 갖추고 있는 뒷모습이었습니다.
총평이라면, 적절한 가격에 풍부한 구성, 충분히 컨트롤 할 수 있는 출력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300마력대의 335xi, 370z도 매뉴얼로 시승을 해보았지만 왠지 정신이 없더군요.
운전자가 출력에서 차에 압도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뭐 재미야 있었지만.. 너무 빠르다는;;
초고속 찍는데는 별 관심 없고.. 저는 와인딩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빠른건 별로 관심이 없네요.ㅋ
그 300마력이라는 출력을 남김없이 쏟아붓는 경지가 되려면 과연 얼마나 되어야 할지 의문입니다.
또한 동반자로써 차를 탄다고 저는 생각하는데.. 이것을 정복한다?는 느낌으로 타고 싶진 않더군요.
그렇다고 마냥 편하게 가다 서다 하는 오토를 타고 싶진 않구요.ㅋㅋ
하지만 MX-5는 167마력이라는 작다면 작은 출력으로도 상당한 재미를 이끌어 내더군요.
차를 정말 말그대로 가지고 놀기에 아주 적당한 출력인것 같습니다. 속도도 답답할 정도로 느린것도 아니구요.
가격도 그리 비싼편이 아니니 마감이니 재질이니 크게 신경쓰지 않게됩니다. 편하게 탈수 있구요.
오히려 저는 이 차가 그렇게 완벽한 편이 아니기에 튜닝을 통한 개선의 여지가 아주 많이 보이더군요.ㅋㅋ
부족한 부분을 소소하게 꾸며나가면서 더욱 재미있는 차로 만들어가기에도 아주 좋은 차라고 봅니다.
어떤 리뷰에서 이 차를 이렇게 평하더군요, "MX-5는 드라이버를 만드는 차다".
근데 어느 부분에서는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가공하지 않은 날것의 느낌이 꽤(강하게 라곤 말 못하겠군요ㅋㅋ) 다가오는 차이기 때문에,
그 느낌을 어떻게 해석하고 바꾸는가는 드라이버의 몫인듯 합니다. 여지가 많달까요.
그리고 차량의 피드백이 솔직한듯 합니다. 내가 하는 대로 똑같이 따라하니까요ㅋㅋ
뭐 여튼 이래저래 잡설이 길었습니다.
그간 시승을 했던 차량중에서 꽤 합리적인 가격이면서 재미는 상당한 이 MX-5는
저에겐 향후 현실적인 구매 목록 상위에 오르지 않을까 싶네요.
+ 추가) 에고 쓰다가 말았네요..ㅋㅋ 암튼 잡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
수동 변속할때 무슨 소리는 안나던가요? ㅎㅎ
곧잘 타보고 있습니다. 스팩보다 빠르게, 드라이버에게 주는 카타르시스와 드라이빙
에 대한 '희열'이 무엇인지 말해주는, 그리고 운전을 즐기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멋진 모델이에요~ NA엔진으로 고회전까지 꾹꾹 밟아가면서 달리는맛이 있지요.
FR에, 스포츠 드라이빙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할수 있는차이고.
오픈로드스터를 원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할수 있는 차종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드레날린 염가대방출이라는 표현은 진심으로 공감할만하네요 ^^
국도에서 뚜껑열고 펀드라이빙 하면 딱인데..
시승기의 평이 참 인상적이예요.
"막 구입해도 좋은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