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카를 타보는 것이 어릴적부터 꿈이었습니다. 꽃이 만발하고 나무가 푸른 이때 와이프를 태우고 드라이브하는 것만으로 직장인의 비애와 고달픈 인생살이는 잠시 접어둘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크림색 푸조 207CC를 전부터 눈여겨봤고 적당한 가격의 중고차를 사기위해 몇 달전부터 클럽푸조(다음카페)에서 살다시피했습니다. 오픈카 사는 것을 반대하는 임신한 와이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계속 중고차 검색을 했고, 저의 열망또한 커져갔습니다. 어느 날 카페에 푸조신차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해서 글 올리신 분과의 통화후에 그곳이 킨텍스 앞 일산매장이라고 소개를 받았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수원매장에(현 거주지가 수원입니다) 들러 일산매장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카페글에서 알리는 가격에 신차를 산다면 좋은 기회인지 문의해보았습니다. 당시에는 수원매장에서도 그 가격에 해주시면 바로 계약할 생각이었습니다. 실제로 일산매장이 있고, 그 가격에 신차를 살수있다면 조금 타다가 중고로 팔아도 손해를 안보니 당장 사라고까지 말씀해주시더군요.
극구 싫다는 와이프를 설득해서 일산매장까지 가보았습니다. 킨텍스 옆에 위치한 큰 매장으로 다른 어느 지역의 푸조매장보다 잘해놓았더군요. 매장 위층에 사장실과 사무실이 별도로 마련되어있고, 무엇보다도 푸조CI와 약 5대의 푸조차량이 더욱 신뢰감을 주었습니다. 사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크림색 207CC를 계약하였고 현찰로 하여 조금 더 DC해주기로 하였습니다. 매장은 본사와 정식딜러계약체결이 되었는데 법인통장은 만들고 있는 중이니 2층 사무실에 있는 재무관리팀장의 계좌번호로 돈을 입금하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영 불안한 마음에 매장을 다시 방문하여 계약서상의 대표이사 통장으로 입금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때 사장은 재무관리팀장은 본인의 와이프이고 대표이사는 장인이라며 각자의 명함까지 주었습니다. 휴대폰 끝 번호도 모두 동일해서 정말 저는 가족으로 믿었지만 사건 터진 후에 알아보니 단지 사실혼관계였답니다.
매장안의 다른 푸조차량도 구경하고(특히 빨강색 207GT(천정전체가 유리가 되어있는)도 넘 이뻐서 이 차에도 관심이 생겼음), 은색 스포츠모델 207CC도 시승해본터라 계약과정을 조금도 의심치 않았으며 사장의 말대로 푸조본사와의 계약체결이 되지 않았다면 푸조CI가 버젓이 있을 이유도, 푸조차량이 매장에 전시되어있을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여 푸조정식딜러라는 사장의 말을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은 제 인생에 손꼽히는 최고의 날이 되었습니다. 얼마 후 아기가 태어나면 유모차 실을 곳도 마땅치 않고 실용적이진 못할거라는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기나긴 설득 끝에 아내의 승낙을 얻어냈습니다. 아이가 생기면 실용적이지 않을거라는 건 제 자신도 잘 알고 사실 몇 번씩이나 마음을 접으려고도 했지만, 아이가 커가고 삶이 더욱 각박해지면 다른 무수한 이유들로 스스로를 합리화시키며 오픈카를 타는 나의 꿈과는 점점 멀어져갈것만 같았습니다. 그래서 딱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고, 그러한 저의 마음을 아내가 이해해주더군요.
계약한 다음날 돈을 완납하고 며칠 후면 차를 받는다는 사실에 들떠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OBD(배기가스관련)문제로 차량출고가 늦어진다는 사장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본사측에 문의해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또한 통화중에 저는 불안함 맘에 일산매장이 정식매장이 맞으며 그 곳에서 차를 구입해도 아무 문제가 없냐고 문의도 해보았습니다. 당시에 저랑 통화하신 분은 일산매장이 정식매장이 맞으며 차를 구입해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도 무작정 보름을 기다리기는 불안해서 다시 돈을 돌려받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환금이 늦어졌습니다. 그러나 젊은 사장과 연락이 되지 않을때는 와이프라는 재무관리팀장과 꾸준히 연락이 되고 사기아니냐며 불안해하자 절대 그런일은 일어날 수 없고 일이 잘못되면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질테니 걱정하지말라며 안심시켰습니다. 불안속에서 하루 이틀 시간은 흘러갔고 젊은 사장은 결국 잠적하였습니다.
대표이사와 재무관리팀장(부녀관계)은 사건직후에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했으나, 며칠 후 이 둘이 업무상 횡령으로 그 젊은 사장을 고소한 후에는 자기네도 피해자라며 아무 책임을 지지 않고 법대로 하라고 하더군요.(현재 젊은 사장은 잠적한지 며칠 후 검거되었으며 구속중입니다.) 푸조측에서도 이러한 사건이 터진 후에는 단지 정식딜러계약이 체결중이었다며 모두 발뺌을 하더군요.
(사건발생전 본사측과의 통화시엔 일산매장이 정식매장이며 차량을 구입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였음(통화내용을 녹음하진 않아 통화내역만 있음))
자신(대표이사)의 통장을 주고 비밀번호까지 알려줘놓고도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 주장하는
대표이사와, 푸조CI와 차량은 물론 시승차까지도 갖춰놓고 단지 계약체결중이었으며 자신들은 전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는 푸조본사!
전혀 잘못이 없다면서 푸조본사측은 왜 한밤중에 매장의 차량들을 모두 빼간걸까요? 킨텍스 모터쇼기간이어서 단지 차량을 전시해놓았으며, 본사의 직원을 상주시켰고 전시차량은 모두 열쇠로 잠가놓은 상태였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전 207CC 모델을 시승까지 해보았으며 빨강색 207GT에 앉아서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본사의 직원을 상주시켰다면 계약체결이 안된 매장에서 영업을 하지 않게끔 관리하기 더욱 용이했을텐데 단순히 차량전시가 목적이었다면 왜 영업을 하게 했을까요? 여러 번 매장을 방문했을 때 본사직원이라고 구별이 될만한 사람도 없었고 다른 딜러들도 손님들에게 영업하고 있던데 그렇다면 일반소비자들이 사업자등록증 및 본사와의 계약체결서 등을 일일이 확인하고 차를 구입해야 하는 걸까요? 보통 소비자들은 CI와 인테리어, 매장에 전시된 차량 및 딜러들의 영업행위를 보고 신뢰하며 매장에서 계약을 합니다. 다른 장소에서 사적으로 개인간 거래를 한것도 아니고 매장을 내 눈으로 직접보고 다른 지역의 딜러들에게 일산매장의 존재를 확인하고 매장안에서 직접 계약을 한 것은 푸조 자체를 신뢰하고 푸조 측과 계약을 한것입니다. 딜러가 개인의 계좌로 입금시켜 딜러가 달아난 경우는 봤어도, 이렇게 매장자체가 사라진 경우는 처음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배부른 와이프를 데리고 수원에서 일산까지 몇 번씩 왔다갔다하며 텅빈 매장주위를 맴돌고, 경찰조서를 작성하고 접수하고 민사적 해결을 위해 법무사를 드나들며 식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하루도 마음편한 날이 없습니다. 사기당한 돈 외에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수적으로 또 많은 비용이 들더군요. 아깝단 생각도 들지만 돈을 찾기위해서 안할수도 없고...매장측 사람들(대표이사, 사장, 재무관리팀장)이 모두 연루된 일인지 아닌지 진실이 무엇이든, 그들이 형사처벌을 받게되든 그것은 제게 중요치 않습니다.
저는 제 꿈을 잃어버렸고, 와이프에게도 그리고 뱃속의 아기에게도 너무 미안합니다. 뻔한 직장생활하며 결혼생활 내내 모은 전부를 날렸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제 잃어버린 돈을 다시 찾고 싶습니다. 임신 중에도 먹고 싶다는 것 다 사주지 못하고 출산용품 하나 아직 마련 못했는데 이대로 잃는다면 제 스스로에게도 평생 짐이 될 듯 합니다.
법적 조언이든 위로의 글이든 여러분의 리플이 제게는 힘이 됩니다.
결국 매장측 사람들에게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지만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니 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남은 방법은 푸조본사인 한불모터스에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일개 개인인 제가 기업과 소송해서 과연 승소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며 또한 거기에 쏟아붓는 제 시간과 정력이 넘 아깝습니다. 제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하는게 좋을지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 메일 : kgd2794@hanmail.net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년 들어갔다나오면 그돈이 자기돈이 되기땜에....받기 힘들것으로 보여지네요
글보는내내 어처구니가 없네요.. 어떻게 도와드리지 못해 죄송스럽습니다..
부디 힘 잃지 마시고 끝까지 잘 해결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애기가 있는 가장으로서 정말 안타까운 마음뿐입니다..
일산 푸조매장 완전 ㅅㅂ ㄴ ㄷ 이네요...
푸조자체가 시스템이 기아보다도 못함 ㅉㅉ 어쩜 딜러도아닌 사장이라는 인간이
한불쪽에 책임이 많아 보입니다...분명 정식 매장이니 구매해도 좋다고 했으니 어느정도 책임이있는것이지요..참 답답합니다....저도 이번에 신차를 구매하면서 차량문제가 있어 마음고생을 해봐서 압니다..3000만원이라는 돈을 주고 구매하는건데..차량문제가 있어서 신차로 다시교환 받기는 했지만 정말 그 과정이 피가 마르지요...그런데 차량대금을 횡령 당하셨다니 그 고통 너무나 끕찍하실듯합니다..제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랄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