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드디어 제 차가 주행거리 15,000km를 돌파 했습니다. 대한민국 수입차 시장에서 큰 축을 이루는 BMW, 그 엔트리 세그먼트 중 얼굴마담 격인 320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 중의 하나 입니다.
2010년 12월27일에 차를 인도 받아서, 15일 밤에 15,000km를 주파 했으니, 총 291일만에 15,000km를 주행한 셈이 되었습니다. 즉, 1일 평균 주행거리 51.5km인 셈이니, 제가 얼마나 뻔질나게 돌아다녔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차를 구매해 놓고는 생각보다 많이 돌아다니지 않았는데 한번 주행을 하면 좀 이리저리 싸돌아 다녔기 때문에 주행거리가 많이 늘어나지 않았나 생각을 해 봅니다. 게다가 지난 여름에는 부산까지 두 번이나 왕복을 했으니 그것만 해도…)
어쨌든, BMW 320d 세단은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물론 이건 전반적인 수입차 시장의 대세 이기도 하지만, 같은 BMW내 에서도 320i가 지난 2011년 06월까지 총 486대를 판매한 것에 비해 320d는 무려 997대를 팔아 치우며 2배가 넘는 판매율을 보였으니 그 대비가 괄목할 만 합니다.
물론, 이 엄청난 판매 신장의 이면에는 몇 일전 드디어 발표된 BMW의 새로운 3시리즈인 F30의 출시를 앞둔 [끝물타기 대폭할인] 이라는 변수도 있긴 했습니다. 하긴…… 7년 만의 풀 모델 체인지인만큼 그 동안 만들어 놓은 라인 금형(?)값은 빼야할 테니…… 덕분에 저 같은 서민도 무리해서 한대 장만하게 되었으니 나쁜 딜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E90 시리즈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완성도를 보여주는 차량을 저렴한 가격에 업어왔으니 말이죠.
외관
BMW 320d M 패키지의 외관은 E90 전기형에 비해 훨씬 더 날렵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기형과 후기형의 가장 큰 차이점은 총 3 가지로 나뉘어 집니다.
보닛(후드)의 주름, 헤드라이트의 변경, 그리고 테일램프의 변경.
이 세가지는 기존 E90 전기형에 비해서 LCI 버전이 훨씬 더 강력하고 공격적인 인상을 소비자들에게 주게 하는 큰 요인이 되었습니다.
소비자에 따라서 이러한 변경이 가져다 주는 호불호는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저에게 있어서 E90 LCI 3 시리즈는 전기형 보다 훨씬 더 멋진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E92, 혹은 E93 시리즈의 헤드라이트가 E90보다 훨씬 더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변경은 2009년형 모델부터 적용되어, 현재 거리에서 보실 수 있는 후기형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의 3년이 조금 못되는 모델들입니다. 나름 차량의 세계(?)에서는 젊은축에 드는 모델들이죠. (반면에 아직 1년도 안된 E90 모델들은 앞으로 다가올 풀 모델 체인지에 지금부터 왠지 주눅이… 으헝헝…)
이외에도 여러가지 의견이 있겠지만, 대체로 BMW E90 320d M 패키지의 가장 큰 특징은,
- M 에어로 다이나믹 패키지 - 퍼포먼스 카본 스포일러 - 카본 미러캡 - M 사이드 스트립 - M 스포츠 서스펜션 - 17인치 M 알로이 휠 - M 스포츠 버킷시트 - M 인디비주얼 하이그로시 트림 - M 도어스텝 - M 스티어링 휠
그야말로 대단하단 말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M 범퍼까지 포함된게 바로 이 가격이라니…. 어쨌든 이렇게 좋은 차를 좋은 딜러님께 잘 전달받은 저는 이 차를 열심히 타기로 결심합니다.
주행
BMW 320d M팩이 다른 차들과 확연히 다른점은 바로 M 스포츠 서스펜션이 기본 사양으로 장착이 되어 나온다는 점 입니다. 이로 인해 BMW 320d M팩은 좀더 스포티하고 직관적인 주행이 가능해 졌습니다.
사실 저는 드라이빙의 재미를 잘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차 라는건 단순한 이동수단일 뿐이고, 좋은 장비와 럭셔리하게 장식된 고급브랜드의 차를 모느냐, 아니면 단순히 이동 이라는 목적에 충실한 장비를 고르느냐의 차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BMW 320d M팩은 그런 제 생각을 단숨에 바꿔 놓았습니다.
물론 3 시리즈는 BMW사의 엔트리 급 차량으로써 이보다 더 좋은 차를 운행하시는 분들께서 보시기엔 ‘훗! 3시리즈 따위!’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이 정도로도 이렇게 몸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체감 가능한 드라이빙을 느낄수 있다면 그건 오히려 이 차량의 대단함을 반증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가격에 이 정도 드라이빙이라니…
운행 중 전방에 이상을 발견하여 딱 요만큼만 피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그 만큼만 스티어링 휠을 조정하면 딱 운전자가 요구하는 만큼만 피해주는 차량.
즉, 내가 정말로 이 차를 내 의지로 조종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기분은 원래 차량에서는 당연하게 요구 되어야 하는 것이긴 하지만 실제로 100% 완벽하게 나의 의지가 개입되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기가 이전 차량에서는 쉽지 않았었습니다. 뭔가 쫀득쫀득한 드라이빙의 느낌이랄까요?
힘 역시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제가 F1 드라이버도 아니고, 본격적으로 드라이빙을 해야만 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지 않아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원하는 만큼 밟아주면 그 만큼 밀어주는 차량 입니다. 디젤차의 강점인 [힘]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차량이지요. 두 차량 사이의 신기한 점은?
물론 고성능 차량이라고 말할수는 없는 만큼 D 모드만으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만끽하기엔 조금 어렵습니다만, DS 모드를 놓고 운행을 하게 되면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달라진 차량의 숨결을 느낄수 있게 됩니다. 체구는 작지만 성질은 더러운, '비글' 같은 차량이라고 할까요?
연비
연비는 뭐, 더 이상 말씀 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가장 잘나온 연비는 20.1km/l 였고, 아무리 생 난리 부르스를 추고 시내주행을 해도 10km/l 이하로 떨어진 기억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비가 좀 들쭉날쭉 해지는 경향이 있긴 했지만 그건 순전히 제 험한 운전습관 때문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제 차를 몰다가 아버지가 가져오신 CLS63 AMG나 BMW 750Li 타다간 바로 오바이트 쏠립니다. BMW 320d M팩, 이 놈의 연비는 저런 하이-퍼포먼스의 차량들과는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주유등이 들어오고 나서도 한 30km는 더 달린 후에도 주유를 하면 아직 10만원 미만으로 소위 말하는 '만땅'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800~900km 는 달릴수 있다는 트립 컴퓨터의 계산이 뜨면 흐뭇~하기 그지 없습니다. (기아 2006년형 스포티지 고급형 TLX가 가득 주유 후 잘 나와야 450~560km 를 갈 수 있다는 트립컴퓨터의 계산 결과를 보신 분이라면 BMW 320d M팩이 얼마나 진보한 디젤 엔진으로 fuel efficiency를 실현시켰는지 쉽게 아실 수 있을겁니다)
단점
사실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것도 많은 차량입니다. 기본적으로 7년이라는 시간을 지나오면서도 매우 사소한 문제들 (윈도우 틴팅시 틴팅지에 스크래치 나는 문제, 엔진 드릴 소리, 헤드라이트 습기 차는 문제, 헤드라이트 조사각, 헤드라이트 흔들림등...) 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수입차를 타는 고객들이 기대할 수 있었을 법한 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여전히 치명적인 '탈탈탈' 거리는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소리.
물론 고속 주행이나 (60km/h 이상) 내부에서는 매우 민감한 분 아니라면 딱히 신경이 안 쓰이는 정도의 음량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터널이나 좁은 주차장 처럼 음파를 반사시킬 수 있는 공간이 많은 곳 이라면 창문 열고 기다리고 있기가 조금 얼굴 팔리달까요? 그런 적이 있긴 하더군요.
장점
하지만 그 모든 소음이나, 틴팅지의 스크래치, 엔진 드릴소리 같은 어찌보면 중요한 이슈에도 불구하고 이 차를 사랑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것은 가격대 성능비를 뛰어넘는 독일차의 감성과, 파워풀한 드라이빙 입니다.
CLS 63 AMG나 포르쉐 까레라 같은 고성능 차량을 탈 때에는 그에 상응하는 기대를 가지게 마련입니다.
"그래, 이 놈은 몇억 하는 차량이니 잘 달리겠지 / 음 잘달리는군. 역시 고성능 차량이야"
뭐 이런 기분이 있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 BMW 320d M팩은 그 정반대의 상황을 우리에게 강요합니다.
"수입차라고 해봤자 엔트리 급일 뿐인 차량인걸? 지가 달려봤자 얼마나 달리겠어?"
...라는 기분을 쉽사리 "우와, 생각보다 잘 달리고 잘 서는구나! 그런데 기름값도 그 정도 밖에 안나와?" 라는 동승자의 놀람으로 차주를 기쁘게 합니다. 게다가 내부는 그야말로 차 본연의 용도에 맞게 심플한 인테리어 구성으로 (어찌보면 큰 단점일수도 있겠습니다) 이 차가 "운송수단으로서의 임무"에 정말 충실하게 만들어진 차 라는 걸 알 수 있게 합니다.
물론 차에서 좋은 음악, 멋진 사운드, 최고급의 가죽시트등이 달려 있으면 좋기야 하겠지만 사실 차는 움직이고 달리는 기계이고, 그 본연에 가장 충실한 음악은 엔진음이고, 가장 편안한 시트는 '내가 운전을 하고 있는 시트' 면 되는거잖아요.
물론, 저는 아직도 운전 실력은 겨우 겨우 사고 안내고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정도 밖에 안되는 꼬꼬마 수준이고, 많은 고수 분들의 시승기나 운행기에 비하면 택도 없는 글을 쓰고는 있지만 제가 정말 힘들고 어렵게 결정하여 구매한 차량이고, 그 만큼 애정도 많이 쏟아부은 차량이기에 꼭 한번 운행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차량에 이것저것 손대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왠지 이 차에는 꼭 달아보고 싶어 구입한 패들시프트 장착된 M3 핸들과, 길 치인 저를 바른길로 인도하시는 지쟈쓰... 아니, 네비느님, 그리고 만일을 대비한 블랙박스에, 그나마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음악을 들어보고자 쳐 들여 부은 하만 카돈 까지... 실제 차량 구매 금액에 비해 과다하게 지출된 여러 부가 장치 및 내용들이 저를 좀 가슴 아프게 하지만 (게다가 조만간 겨울용 스노우 타이어까지 지를 생각을 하면... ㅠ_ㅠ) 그래도 그만큼 제가 이 차를 아낀다는 생각을 하며 가급적이면 오래 오래 이 차를 안전하게 운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차를 좋은 서비스로 출고해주신 딜러님과, 저를 믿고 제 차와 완전히 똑같은 알파인 화이트에 레드브라운 시트의 BMW 320d M팩을 구매해 주신 '모'님 (이건 마치 내가 딜러가 된 것 같은 기분...?) 제 차를 타고 맘 바뀌셔서 BMW 320d M팩을 구매하신 또 다른 '모'님 모두 안전운전 하시고 잘 타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다른 모든 보배드림 식구 분들도 안전운전 하시고, 드라이빙에서 즐거움을 찾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실 수 있길 기원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저도 작년에 땅만 아니었으면 320D나 GTD샀을텐데.....
연비 완전부럽....ㅠㅠ
그나저나 1년정도에 만오천키로정도면 디젤타시는 분들치곤 적게타시는거
아닌가요^^?;;;;;; 보통 디젤차가 몇백 비싼데 그거 연비로 상쇄하려면
1년에 3만이상은 타야되거든요.
저만해도 1년에 4~5만, 2년에 10만정도는 주행을 하거든요;;
헤드라이트 떨림과 엔진룸 풀벌레소리정도는 다른 320D도 많이 나는군요;;;
비머라니
달달거리는 비머라니
주유소가서
창문 3cm열고
조그맣게
",,,,,,,,,,,,,경유여,,,,,,,,,,,,,"
좋은글 잘봤습니다!
엠팩있는 320d. 거기다 실내는 레드시트. 좋은차 잘 구매하신것 같습니다. ^^
z4 타보시고, 320 타보시면,
너무 다른 세계의 자동차라는걸 알게 되실듯~
* 그래도 New CLS 63 AMG가 더 잘 달리지 않았남?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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