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0대 늦깎이 드라이버입니다. ^^
포르쉐 자연흡기 F6 박서엔진의 끝판왕, 991 GT3를
몇 시간도, 하루도 아닌 1주일 가까이 시승했습니다.
아마도 짧은 시승이었다면 제대로 느껴보지도 못했을 거예요.
(시승하게 된 사연 http://gilnoodle.blog.me/220186036995)
물론 지금도 이 '순수한 괴물(Pure Monster)'의
모든 면을 알게 됐다는 말씀은 못 드리겠습니다.
일반인의 수준에서 이 녀석을 완벽히 파악한다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1세대 카이맨 S, 997 후기형 카레라 S를 거쳐오며
7년동안 포르쉐를 데일리로 운행해왔고
그동안 발표된 포르쉐 모델들을 모두 시승해봐서
나름 포르쉐에 관한 한은 어느 정도 숙련됐다고 생각했습니다만...
911 GT3 앞에선 명함도 못 내밀 경험이었습니다.
GT3보다 더 강력한 포르쉐도 시승해봤었지요.
예를 들면 997 후기형 터보 S나 최신 모델인 991 터보 S.
991 터보 S는 560마력으로 475마력의 GT3보다 100마력 가까이 높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엔진 마력의 숫자일 뿐이지
드라이버가 느끼는 격렬함의 수치와는 무관합니다.
터보의 가속감은 뒤에서 어마어마한 압력의 공기가 불어와
차체 전체를 밀어붙이는 느낌입니다. 피가 쏠리고 머리가 어지럽죠.
GT3는 순수하게 차 자체의 힘으로 달린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어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소실점'을 향해 조여들어오는 풍경은...
그동안 타봤던 어떤 고성능 차량들에서도 만나보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실린더당 4개의 밸브, 배리오캠 그리고 분리형 엔진오일 탱크가 장착된
6 실린더 알루미늄 엔진이 9천 rpm까지 치솟으며 회전할 때의 황홀감은
현재 양산차로 판매되는 모델들 중에는 그 어떤 것도 선물하지 못할 겁니다.
페라리 458 스페치알레 정도? 아벤타도르는 V12로 훨씬 넉넉한 느낌이죠.
4개의 20인치 플래티넘 컬러 주조 휠을 감싸고 있는
미쉐린의 서킷용 타이어 '파일럿 스포츠 컵 2'는
도로의 아스팔트를 한 점 한 점 떼어내겠다는 듯이 움켜쥡니다.
PDK를 올려 1,430kg으로 전세대에 비해 무거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카레라 S에 비해선 가볍고 견고한 차체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스스로를 제어할 수 있도록 든든히 버텨주고요.
중량은 가볍지만 드라이버에게 전해지는 느낌은 돌덩어리처럼 묵직합니다.
991에서 전자식으로 바뀌면서 지나치게 가벼워진 스티어링 휠도
GT3에선 여전히 쫀득~하며(반대편에서 두터운 고무밴드가 잡아당기는 것 같은!),
액설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의 압력도, 심지어 시프트 패들의 느낌까지
911 카레라와 비교하면 모든 것이 묵직하고 견고합니다.
카레라에 비해 섀시의 강성이나 서스펜션의 밀도도 차원이 다릅니다.
시속 4~50쯤으로 달리고 있나 싶은데 속도계의 수치는 100~110이고,
100km 정도겠지 잠깐 방심하는 사이 이미 y 영역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대개 이런 순간은 고배기량의 정숙한 플래그십 세단들에서 경험하게 되는데
고막을 자극하는 사운드가 넘쳐나는 고성능 스포츠카에서
섀시와 서스펜션이 주는 안정감 때문에 이런 느낌을 받을 거라곤... OZL
첫날엔 제대로 악셀링도 못하겠더군요.
제 997 카레라 S에 비해 엔진의 반응과 격렬함의 정도가 너무 높아서
겁이 나서 평소의 30%도 밟지 못했습니다.
이틀이 지나고 3일째가 되어서야 이제 조금씩 적응이 되네요.
매뉴얼 모드로 전환해서 9천 rpm의 황홀한 변속을 자행합니다. ^^
연비 따윈 이미 잊어버리고 달립니다.
PDK가 들어가면서 오토 모드에선 순식간에 7단까지 올라갑니다.
그만큼 살살 주행하면 연비도 괜찮은, 데일리카로도 가능하다는 거죠.
그러나, 조금만 이 괴물에 올라타 있는 것에 적응이 되고 나면
이렇게 얌전하게 달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당신에게 심장이 존재한다면요.
성수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를 달려 마침 개통한 구리암사대교를 넘습니다.
그리고 미사리쪽으로 달려 팔당댐까지 갔다 돌아오는 코스를 몇 번이고 반복했어요.
옆 자리에는 계속해서 다른 분들이 바뀌어가며 앉게 되고... ^^
포르쉐에 시승차도 없고, 렌터카로 첫 출시된 GT3이다보니
지인들로부터 태워달라는 부탁이 연이어졌습니다. ㅎㅎ
동승만 해서도 이미 이 괴물의 짜릿함을 충분히 느끼실 수 있나봅니다.
다들 넋이 나간 표정을 짓고, 대체 어떻게 자동차라는 것이 이렇게 움직일 수 있냐며
감탄을 내뱉다 자신의 차로 돌아가선 한탄을 내뱉게 되더군요. ㅋ
그 모든 과정이 너무나 재미있어서 3일 동안 택시 라이드를 이어갔습니다.
덕분에 매일 아침마다 주유소를 찾아야했고 기름값만 엄청 썼네요. 그래도 즐겁다는...
무엇보다 사람들을 경탄하게 하는 것은 역시 9천 rpm의 회전질감입니다.
카레라 S가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6천 정도에 변속되는데,
이 정도가 한계일 거라 생각했던 rpm에서 머뭇거리거나 망설임 없이
그대로 한계를 밀어붙여 엔진이 터질 것 같은 굉음을 내지르며 9천 rpm에 도달하는 순간,
991 GT3의 슬로건인 "Limits Pushed"를 온 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렌터카다보니 카본 버킷 시트가 아닌 알칸타라 시트였고,
뒷좌석에도 롤케이지 대신 빈 공간으로 놓아두어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그래도 촘촘히 박힌 레드 스티치와 센터 페시아와 대시보드를 장식하는 카본들이
시트에 앉는 순간 심상치 않은 차임을, 긴장해야 할 것임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PDK의 쉽고 빠른 변속과 함께 에릭 클랩튼의 "River of Tears"를 듣노라니
"GT3의 순수함을 더렵혔다"는 골수팬들의 비난도 괘념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토록 강하면서, 이토록 짜릿하면서, 이토록 일상적일 수 있다니...
모순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현실에서 실현시켜버린
스투트가르트의 포르쉐 엔지니어들은 진정 외계인입니다.
그러나 막상 일주일 가까이 데일리로 운행해본 결론은...
991 GT3는 데일리카로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제가 운행하는 데일리카 스타일엔 맞지 않다...입니다.
여기저기 거래처도 드나들고... 골목길도 아무렇게나 달리고... 이게 안됩니다.
(근데 어쩐지 이솝우화의 신포도 여우가 된 듯한 기분이... -.-)
프론트 범퍼 아래의 립은 웬만한 각도의 주차장에선 바닥이 닿습니다.
물론 소모품입니다만, 심리적으로 부담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지요.
만약 이 차를 주문한다면 전륜 리프트 옵션이 필수적입니다.
후방 파킹 센서도 없어요. 옵션을 안한 게 아니라 원래 옵션 자체가 없습니다.
가뜩이나 빵빵해진 궁뎅이와 거대한 날개가 시야를 방해하는데
파킹 센서까지 없으니 후방 주차할 때마다 불안불안한 마음이었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일리카로서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는
제 흰둥이보다 이 녀석에게 훨씬 더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거부할 수 없는 엄청난 마력을 지닌 머신이에요.
자동차라는 형상과 이름을 지닌 마약입니다.
한 번 경험하는 순간 결코 헤어날 수 없는.
꿈같은 6일의 시간이 지나고 수리를 마친 제 흰둥이로 바꿔 탄 순간...
'뭐지? 왜 세단을 타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T.T
겁많은 중년 아저씨라... ㅎㅎ
물론 글도 재밌게 봤습니다. (늘 재밌게 보고 있어요 ㅎㅎㅎㅎ)
제가 살면서 눈으로 직접본 차량중 제일 빠른차 추천!
미국에서도 15만불...휴...사더라도 유지가 문제.
내년에 라스베가스 트랙에가서 타볼 생각입니다 (2시간에 50만원)
아유 ~~~~~~침나온다...
만약에 2종자동면허로도 운전 가능하다면 드림카가 바뀔수도 있겠네요
시승기 잘 봤습니다
렌트 얼마 드셨나요??
점점 카레라 GT, 918 에 다가가고 있네요..!
추천!
렌트비만 얼마일까요?
저 정도 기스와 헤드라이트 교환으로 일주일 넘게 렌트를 한다는 건 좀 심하지 않나요?
무조건 멋지다고 할 일이 아니라 보배인들부터 좀 바뀌었으면 하네요.
센터에 입고 시켰고 공교롭게 주말이 끼어있어
다시 출고받는 데 6일이 걸리더군요.
요즘 보험회사들도 까다로워서
함부로 작업일자 늘렸다간 큰일납니다.
차량 등급도 제 차랑 동급이고요,
이것 역시 마음대로 상급차량 렌트 못합니다.
고장난 내차를 수리하는 동안
누구를 위해 어떤 차를 타야 옳은건지요.
본인돈으로 렌트하진 않으셨을 거고...
차에 타고계셨다면 대인으로 병원에 누우셨을 분이라는 생각이드네요..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카라이프를 즐기며 사진찍어 힘들게 올리지 마시고 본인이 그냥 즐기고 마세요..
이런글은 아무도움이 안된답니다~
대인으로 누웠을 거라는 말씀은 황당하기까지 하네요.
살아오면서 심한 후방추돌도 몇번 당헸지만
한번도 그런 적 없습니다.
내용을 잘 모르고 비난을 위한 비난을 하고 계신
gasolin0 님 조언은 아무 도움이 안된답니다.
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야 물론 있겠죠. 그렇지만 선자님 글을 보며 소중한 정보 지식도 얻고
또 누군가에게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심어줄 수도 있는 거고 꿈을 갖게 만들어 줄 수도 있다는 거
ㅋㅋㅋㅋ
그리고
본인 돈으로 렌트하진 않으셨을거고...
이 부분을 보니 아직 운전대를 잡아보지 않으셨나봐요?
그냥 드시던 국수나 잘 말아 드시지..
왜 그렇게 어디서 보도 듣도 못할 비싸고 좋은차를 렌트를 하셔서
사람들이 부러워서 배알이 꼴리게 만드셨어요...
아... 사고 나셨다고요...
아....고치는데 오래 걸렸다고요...
아.... 원래 고만고만한 차를 타신다고요???
아.... 그걸 또 하루도 안빼고 매일매일 국수 먹듯이..... 타신다고요..???
아~~~
그럼.... 차고치는 동안 남의 차 빌려탄게 부러운게 아니라...
원래 뭘 해도 그냥 다 부러웠던 사람들 이었나 보네요...
면식대사가 아니라 육식대사 였더라면....
질투나서 디질 사람들 디게 많았을텐데... 국수먹어서 여럿 살리셨네요..
비싸서 대단한 차가 아니라 레이싱 태생이라
그동안 잘 접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죠. ^^
그럼 4s 수동 타는 사람은
지티삼 타는 사람 별로 안부러워 해도
되는겁니꽈..???
행위에 대해선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대차까지도 비난하는 건 좀... -.-
평생 그자리에 머무시길.. 남들이 잘되는걸 질투와 시기.. 비난하면서~
어르신들께서 항상 하신 말씀인데~.. 평생 그리 살아라~! 나는 가련다!! ㅋㅋㅋㅋ (앞으로 가시겠다는 말씀이겠죠?)
일면식도 없지만 길선자님의 블로그를 보며~ 조만간 나도 빠르쉐로 가겠다는 의욕을 불태우며.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청년입니다~ .. 항상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
지지난 주였던가... 밤에 팔당쪽에서 유턴하는 GT3 목격했었는데 글쓴이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
황홀경을 느껴보셨을텐데.. 마이 부럽습니다
상대방입장에서요?? 모든회원분들 보험왜듭니까??
저럴때 써서 상대방에게 피해준거 내가 최대한 피해없이 상대에게준 피해 보상해주려고
드는거아닙니까?? 길선자님이 일부러 보험렌트해서 타나요??
그리고 원래 동급렌트해주는게법입니다.... 예를들면 CLS63AMG 사고나면 R8 급으로 해주듯이요!!!
시승기 멋지십니다^^
동급차량의 대차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차값이 비싸다고 해서 비난하는 건 좀... ^^;;
지들 쏘나타 상대방 과실로 그랜져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되서 렌트대차 받으면 좋아할인간들이..ㅉㅉ
유독 우리나라는 부자(좋은차,좋은집,좋은직장)들에겐 적대감이 심한거 같아요
무조건 헐뜯을 궁리만하고.. 국민성일까여?
암튼 멋진 시승기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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