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 글은 2005년 호주에서 이슬람계 이주민 사회와 서구 문화가 충돌하면서 발생한 사건을 한국외대 신봉섭 교수님이라는 분이 진단한 글입니다.
http://hufscit.com/user/boardList.actoin?command=view&page=104&boardId=42002&boardSeq=86661
최근 제주 예멘인 난민 신청을 놓고 우리 사회가 극심한 혼란을 맞고 있습니다.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이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 역시도 내 아이의 미래를 위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어 관심을 갖고 관련 자료들을 하나하나 체크하던 중 발견한 글이어서 저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저자의 허락 없이 원문을 그대로 타이핑해서 올립니다.
본 글을 통해 적어도 이슬람계 이주민을 받아들일 경우 우리 사회에 일어날 사회적 현상들을 대략 유추해 볼 수 있고, 그런 사회적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는지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원문이 게시판에 올려진 작성일은 2006년 1월 11일입니다.
시드니 폭동사태 : 문화적 충돌인가 아니면 인종적 차별인가
신봉섭 한국외대 외국학종합연구센터 교수(한국외대 경영학 박사)
폭동과 그 배경
2005년 12월 11일 일요일 오전 11시 시드니 남부 크로눌라(Cronulla) 해변에 모인 5천여 명의 호주백인청년들은 지나가던 중동계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몸에 호주국기를 두르고 한 손에는 캔맥주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며 'Aussie Aussie'(Aussie는 호주 속어로 호주백인을 의미)를 연호했다.
당시 해변에는 소수의 경찰들만이 이 광경을 수수방관하고 있었다.
호주 주요매체들은 이날을 '국치일'로 기사화하고 있었다.
문제의 직접적인 발단은 지난 2000년 레바논계 갱조직이 호주백인여성을 납치해 집단강간한 사건과 함께 1주일 전 같은 해변에서 중동계로 보이는 청년들에 의해 백인 surflifesaver(서핑 인명구조원) 두 명이 집단구타를 당하면서 불거졌다.
이 과정에서 호주내 극우단체 'Australia First', '피와 명예', '애국청년동맹' 등은 시위참가를 촉구하는 전단지를 뿌리고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백인 청년들의 동참을 선동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 백인 청년은 해변의 모래를 움켜지며, "바로 이것이 우리가 싸우는 목적이다. 우리 조상들이 싸워왔듯이 이제는 우리 차례다. 우리가 싸워야 한다. 더이상 유색인들의 해변침입은 우리가 막을 것이다"라고 외쳤다.
그러나 이번 호주백인모임의 본래 목적은 발리 폭탄테러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한 것이었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반테러 및 반이슬람 분위기가 고조되어 발단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한편, 중동계 청년들은 백인폭동 다음날인 12월 12일 백인 폭력에 대한 보복으로 평범한 백인들과 백인상점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자동차 100여 대를 때려 부수고 불을 지르며 맞섰다.
이미 사태는 백인 청년과 레바논계 청년간 단순폭력과 그에 대한 보복의 정도를 넘어서고 있었다.
여기서 중요한 의문점은 폭동에 참가한 백인청년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중동계 사람들을 찾아 다니며 폭행하는 것이 호주와 호주백인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위험한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호주이민자들에게 문제는 없는가 호주 이민자들에게도 일말의 책임은 있다.
예를들어 자신의 고유종교내지는 문화적 전통을 너무나 중시한 나머지 호주에서 여타 문화나 종교를 무시하고 행동한다면 이는 마땅히 자제되어야 할 문제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타깃이 된 이슬람은 그들의 종교와 문화적 우월성을 맹신하고 타종교를 배척하려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전 호주에서는 14세 소녀를 이슬람 전통의상을 입고 다니지 않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28세의 파키스탄 출신 갱단이 강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인은 법정에서 "당시 난 그녀가 안된다고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으며, 내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은 전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슬람 규율에 따르면 이 범인은 오히려 범죄자로 전락한 피해자인 셈이다.
특히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레바논계 이주자들은 호주 내 다른 사회에 잘 동화되지 못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원인은 그들의 이민배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레바논계 이민사는 이미 188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이들의 오랜 호주 이민사 때문에 호주정부가 백호주의를 주창하던 시절에도 이들은 비(非)백인으로 분류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레바논 내전 이후인 1975년부터 호주정부가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재정착 이주를 허용하면서 본격화되었으며 현재 레바논 이주자의 75퍼센트 이상이 시드니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내전이라는 혼란스런 상황에서는 레바논을 빠져나왔지만 호주에 건너와서도 이들은 호주사회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했다.
이러다 보니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하부계층에 속하게 되고 경제적 빈곤은 대물림되어 2세들의 교육에는 관심조차 가질 수 없게 되었고, 이러한 레바논계 청년들은 취업이 힘들어지고 대신 술과 마약에 빠지기 쉬우며 갱을 조직하여 폭력을 일삼으로써 백인사회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여 왔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레바논계 실업률은 호주 전체 실업률의 5배에 달하는 30퍼센트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레바논계 중에 성공한 사람들도 상당수 있다.
예를들어, 빅토리아주 주지사인 Steve Bracks, 뉴사우스웨일즈주 총독인 Marie Bashir, 연방의회 노동당 의원인 Daryl Melham 등은 모두 레바논계 피를 가진 호주내 고위직 인사들이다. 하지만, 시드니에서 대부분의 레바논계 청소년 이미지는 머리에 잔뜩 무스를 바르고 팔뚝에 금팔찌를 차고 가죽 점퍼를 입고 자동차에 시끄러운 음악을 틀어놓고 거리를 배회하며 남들에게 피해를 주는 부랑아들로 유명하다.
물론, 이것이 그들 문화적 정서의 한 부분으로 이해될 수도 있겠지만 문화라는 부분이 모든 행동의 변명이 될 수는 없다.
현재 호주에는 30여만 명의 중동계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에 가까운 14만여 명이 시드니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호주 다문화주의의 통로로 여겨지던 유색인종 이민이 오늘날 높은 실업률, 정부복지혜택에 대한 지나친 의존 및 남용, 범죄와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분위기는 이미 호주사회에 팽배해 있다.
하지만, 중동계 청년과 이주자들을 '테러리스트' 내지는 '이슬람 성전의 위협'으로 일반화시키려는 호주백인들의 편견 역시 반드시 고쳐져야 할 문제이다.
호주백인의 백인우월주의가 더 큰 문제
이번 폭펵사태가 벌어진 크로눌라 지역은 다른 시드니 지역에 비해 백인거주자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이곳 거주자 대부분은 호주태생이거나 부모가 영국 또는 아일랜드에서 이주해 왔으며, 다른 이주자들 역시 대부분 영국이나 뉴질랜드로부터 이주해 왔다.
따라서, 주말이면 유색인종 이주자들이 주로 거주하는 시드니 서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 해변을 찾곤 한다.
이러한 해변을 사수한다는 백인청년들의 생각은 절대 인종차별적이라고 밖에 해석될 수 없다. 이번 사태에서 백인 청년들은 몸에 "우리가 여기서 태어났지만, 너희들은 여기로 날아왔다"라는 문구를 새겨 넣고 있었다.
이번 사태 중에 체포된 한 중동계 청년은 "이것은 절대로 종교적인 문제가 아니다. 그들이 우리를 개처럼 취급하는 것에 대한 반감이다"라면서 "그들은 우리가 더이상 호주 땅에 살기를 원치 않는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호주 백인들은 호주사회로 이민 오는 다른 인종들은 자신들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의 문화이며 이것은 종교적 갈등 또는 문화적 갈등을 떠나 마음 속 깊이 백인우월주의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정부의 입장 뉴사우스웨일즈 주정부는 12월 15일 긴급의회를 소집하고 일단의 폭력사타에 대해 경찰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긴급법안에 따르면 시드니 주요 해변과 도로를 통제하고 폭력가담 의심자와 거주지에 대한 전격 검문이 허가되며 체포된 자에게는 최소 5년에서 15년에 이르는 무거운 형이 선고된다.
그러나 이번 조치는 백인들보다 중동계를 주 타깃으로 한 조치라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호주는 지난 120여년간 이주민을 받아왔으며 특히 호주정부가 백호주의를 공식철회한 지난 1970년대 이후에는 수백만명의 이민자들을 받아들일 만큼 다인종 다문화 국가를 표방해왔다.
다문화주의의 기본 이념에 따르면, 호주 내에 거주하는 어떠한 인종적 또는 종교적 집단도 평등한 기회와 권리를 가지며 절대 배타적일 수 없다.
또한, 호주정부는 '이민 및 다문화 부처'를 신설하고 호주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은 그들의 피부색, 종교, 문화에 관계없이 호주법이 정하는 한 모두 평등한 기회와 권리가 주어지며, 서로가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 이념과는 다르게 정치권에서 조차 반인종적이거나 반종교적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하워드 총리는 "호주에서도 유럽의 경우 마찬가지로 자생적 이슬람 과격단체가 생겨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발언으로 이슬람계 이민자들의 반감을 산바 있다.
또한 집권 연합당의 한 의원은 "이번 사태가 지난 2002년과 2005년 10월에 발생한 인도네시아 폭탄테러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면서 유색인종들에 대한 백인들의 반감을 부추기는 인상을 주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하워드 정권이 지난 1990년대 후반 폴린 핸슨 퀸 슬랜드 주 출신 하원의원의 인종차별적 발언과 백인우월정책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다.
1996년 당시 의회에서 폴린 핸슨은 "호주정부가 1970년대부터 받아들이기 시작한 아시아계 이민자들에 의해 호주의 국가적 이미지가 손상되고 있으며, 이들 이민자들이 호주정부의 부를 축내고 있어 호주사회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며 호주백인사회의 단결과 함께 인종차별적인 분위기를 선동한 바 있다.
물론 호주백인들로부터 상당한 지지도 얻었다.
이와 함께 지난 9.11테러, 발리, 런던 폭탄 테러 등으로 호주정부는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고조시켜 왔으며, 이런 와중에 호주백인들은 자국내에도 이러한 위험세력들이 존재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게 되었다.
일부 정신의학자들은 이러한 호주백인들의 정신적, 심리적 부담이 이번 폭동사태를 초래했다고 보고 있다.
즉, 최근 30여년간 호주사회에 급격하게 자리잡고 있는 유색인종 사회에 대한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일부 백인들의 경우 이러한 감정들이 지속되면서 심리적 충격에 의한 과격행동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향후 전망
영국, 네덜란드, 스칸디나비아 국가들도 이러한 인종문제로 고통을 겪은 바이 있다. 최근에는 프랑스도 비슷한 인종문제로 폭력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이번 호주폭동사태의 당사자인 레바논 청년들과 온 몸에 호주국기를 두른 백인청년들을 바라보면서 호주사회의 분열과 함께 호주가 지향하고 있는 다문화주의, 다인종주의는 다소 요원한 얘기 아닌가 싶다.
또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은 백인들의 이러한 과격행동이 중동계 청년들의 감정을 더욱 자극하고 이것이 또 다른 폭력을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이슬람교 지도자는 평상시 종교 활동에 심취해 있는 조용한 이슬람 청년이라 할지라도 이런 일로 인해 너무 감정적으로 치우치다 보면 언제든 극단적 과격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호주정부는 이번 사태를 하나의 사건으로 보기 보다는 보다 근본적으로 호주백인사회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백인우월주의, 인종차별주의를 치유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부차원의 노력과 함께 호주백인 각자가 유색인종과 이들의 문화를 포용할 수 있는 정신적 성숙함을 가졌으면 한다.
호주사회에 지속되고 있는 인종간 그리고 이문화간 갈등의 골이 남아 있는 한 호주사회의 병은 상상 외로 치유도 어렵고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2월13일 호주 라켐바 지역에서는 호주백인경찰의 총구가 머리를 향한 채 중동계 청년 5명이 머리를 땅에 대고 있었다. 아마도 이들 중동계 청년들 머릿속에는 왜 지난 12월 11일 백인청년 폭동 당시에는 이러한 장면이 없었는지 의아해 할지도 모른다.
아마도 그들 마음속에는 불평등이란 단어가 생각났을지도 모르겠다. 바로 이러한 상황이 호주내 인종갈등을 더욱 부추기는건 아닐까 싶다. 세계화가 급진전되고 있는 오늘 전 세계가 인종간, 문화간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ps) 보배인이자 호주영주권을 갖고 계신 모스만님의 댓글을 읽다가 Cronulla riot 에 흥미를 느껴 검색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제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신 교수님의 글과 이후 발생한 유럽난민 사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단순히 인종차별주의적인 것으로 결론지을 수 없다고 생각하며 이슬람계 난민 수용을 적극 반대합니다.
대한민국과 후세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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