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제가 국민학교 6학년 때입니다.
아마도 1985~6년쯤.
저희집은 마당이 넓은 집이었습니다.
할아버님은 매우 정정하셨고 옆구리 소금주머니 차고 다니며 말술을 드셨죠.
그러다가 돌아가시기 7일 전부터 좀 이상해 지셨습니다.
1년에 목욕을 한번 하시던 분이 매일 온 몸을 씻으십니다.
그 추운 겨울날 찬물로 매일 씻으십니다.
그리고 밤 9시 부터 9시 30분 동안 마당에 개가 엄청 짖더군요.
그시간 할아버님은 창밖을 응시하시면 "또 왔나?" 짧게 말씀 하셨습니다.
매일 똑같이 일주일간 그러셨습니다.
그러던 6일째 되던날 저녁에 할아버님이 씻고 저녁을 드시고 드시던 밥그릇에 술을 부어서 물처럼 마시고는(항상 이렇게 드셨어요)
마당에 신문지를 깔더군요.
그리곤 하의도 입지 않은채로 신문지 위에 대변을 보셨습니다.
어릴때지만 어마어마한 양이 나오더군요.
그리고 마지막날 새벽 2시에 어머님 보고 밥차려 달라고 하시더니 30분뒤에
역시 밥그릇에 술을 부어 드시곤..
"애미야 이제 간다. 문닫아라."
어머님이 먼가 불안함을 느껴 새벽 5시에 할아버지 방에 가봤다고 합니다.
몇번 불러도 인기척이 없어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누운 그모습 그대로 임종을 하셨다는군요.
동네 어르신들은 전부다 "호상" 이라고 하셨고 마당에서 장례를 치뤘습니다.
아마도 7일간 저승사자가 9시면 매일 찾아온거 같고.
그렇게 안 씻으시던 분이 매일 목욕과 새옷으로 갈아입고 가실 준비를 하셨나 봅니다.
가기전에 마음을 비우기 위해 대변도 그렇게 많이 나온거 같구요.
어릴때 저보다 제 남동생을 그렇게 이뻐하셨습니다.
술심부름을 제일 잘했거든요.ㅎ
갑자기 할아버님 생각이 나서 적어봤습니다.
아부지가 유복자셔서 그런데 제아들을 아버지가 그렇게 좋아하십니다
아부지도 할아버지가 키우셨는데
애비도없는손주 안봐도뻔하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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