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에서
부모님글 올리시는 분들은 거의 효자 이시죠?
솔직히 저는 불효자입니다.
해외일을 하시는 아버지와 항상 일로 바쁘게 사는 어머니 밑에서 자라다보니,
솔직히 부모님의 사랑이라는 걸 별로 받아 본적이 없습니다.
국민학교 졸업식때 부터 제 앨범에 부모님의 사진은 없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부터는 어린 동생 둘을 데리고, 부모님과 따로 살았습니다.
이후,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모님 집에 용돈을 드린다? 명절에 찾아뵌다?
그런거 일체 없었습니다.
저희 아버지, 어머니도 너무 젊을 때 결혼을 하시고, 일만 하셔서 그런지,
자식에게 사랑 표현이라는 건.. 전혀 없었습니다.
엄마 사랑해, 아들 사랑해 라는 말.. 자체가.. 금기어는 아닌데..
왠지 하면 죽기보다 싫고, 남사스럽게 그런말을.. 이런 분위기 입니다.
군대를 갔다 왔는지, 대학을 졸업했는지 모릅니다. 제 직업이 뭔지도 모를 껍니다.
군대에서.. 고향을 향해..소리치 라고 하고.. 어머니라고 소리치면서 다들 울때..
저는 멀뚱멀뚱하게.. 있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38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가 집으로 부르시더군요..
"니가 지금 몇살이지?"
"38인데요"
"넌 결혼 안하냐?"
그때, 그동안에 응어리 졌던게 터져나왔는지..
"난 아버지 어머니 처럼 자식을 낳고 책임지지 못할까봐.. 결혼 생각이 없다고"
소리 지르고.. 난장을 피웠습니다.
역시나.. 표현력 부족하신 부모님은
"사람사는게 뭐 다 그렇치" 라고 하시더군요.
내가 돌부처 같은 부모님과 뭔 소통을 하나 싶어... 지났는데...
그해 7월 10일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집에 잠깐 들리라고..
그때 회사일도 바쁘고 해서.. 못간다고 했는데..
아버지가 늦게라도 들리라고 하더군요..
별로 가고 싶지도 않고 가봤자.. 서먹 서먹하고 해서 거의 자정쯤 들렸습니다.
벨을 누르고 들어가니..
늦었네.. 하면서 어머니가 문을 열어 주시고
식탁에는 엎드려서 졸고 계시는 아버지..
그리고 그 앞에는 케익이 있더군요..
"생일 축하해" 처음으로 들어보는 아주 어색한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은 제 생일이 아닙니다.
아들 생일이 음력인지 양력인지도 모르고 챙겨줬던 어색한 생일잔치
촛불은 켰지만, 생일 노래는 쑥스럽고 어색해서 부르는둥 마는둥..
"그동안 생일 못챙겨줘서 미안하다"
부모님의 말에...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오늘이 내 생일도 아니고, 뭐하러 어색하게 안하던 행동을 하시냐"라고 면박을 줬던..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후회 하지 않는 말과 행동을 하고 싶지만.
아직도 뭐라고 해야 할지 머뭇거리는 심정은 똑같네요..
시간이 흘러서...
저도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아빠가 되고 보니...
제가 받은 상처를 다시금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아서
책도 읽어보고, 강의도 듣고,
좋은 아빠가 되고 싶어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글을 써놓고도 무슨말을 하고 싶어서 쓴 건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부모님께 효도하시는 분들의 글을 볼 때마다 속에서 뭔가 자꾸 꿈틀거리는 게 있는데..
그게 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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