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
가슴 흐린 날에는 당신이 지어주신
그리움을 읽고 눈부시게 맑은 날에는
점 하나만 찍어도 알 수 있는
당신의 웃음을 읽고 저녁 창가에
누군가 왔다 가는 소리로 빗방울
흔들리는 밤에는 당신의 눈동자 속에
담긴 기다림 읽어내는...
내 생애 가장 소중한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바람 지나면 당신의 한숨으로 듣고
노을 앞에서면 당신이 앓는 외로움
저리도 붉게 타는구나!
콧날 아리는 사연으로 다가오는
삼 백 예순 다섯 통의 편지
책상 모서리에 쌓아두고
그립다.
쓰지 않아도
그립고 보고 싶다.
적지 않아도 우울한 내 생애 가장
그리운 편지는 당신이었습니다.
여태껏
한 번도 부치지 못한 편지는
당신..이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당신이 괜찮은 척 하는 만큼 나도
괜찮은 것이라고
당신이 참아내는 세월 만큼 나도
견디는 척 하는 것이라고
편지 첫머리마다 쓰고 또 쓰고
싶었던 편지도
당신..이라는 사랑이었습니다.
내 생애
당신이 가장 아름다운 편지였듯이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답장도
삼 백 예순 다섯 통의
당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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