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LG전자
TV·가전업계에서 두 회사는 영원한 라이벌이자 앙숙입니다. 세계 1위라는 왕좌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죠. 독자 기술 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판매 등 시장 전 주기에서 다툽니다. 특히 TV 시장이 그렇습니다. 과거 3차원(3D) TV에서는 안경 방식을 두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서로 자기 방식이 우수하다며 다퉜죠. 최근에는 TV 화질로 싸웁니다. 삼성전자 대표 TV로 자리잡은 ‘QLED TV’와 LG전자가 밀고 있는 ‘OLED TV’가 새로운 ‘TV 전쟁’으로 번졌습니다.
삼성전자 QLED TV
TV 전쟁의 서막은 삼성전자가 양자점(퀀텀닷)을 들고 일어나면서 시작됩니다. 2014년 삼성전자는 퀀텀닷디스플레이를 적용한 TV를 첫 공개합니다. 당시 LCD를 대체할 디스플레이로 LG전자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OLED가 주목받고 있었는데, 삼성전자는 퀀텀닷이 OLED보다 뛰어난 화질을 구현한다고 자신했죠.
사실 퀀텀닷은 유기발광다이오드의 한계를 극복하는 기술이긴 합니다. OLED가 유기물을 발광소자로 활용하기 때문에 수명 문제가 있는데, 이를 무기물인 퀀텀닷으로 대체하면 내구성을 강화할 수 있죠. 또 색 재현율(색영역의 넓이)에서도 퀀텀닷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죠.
하지만 당시에만 하더라도 퀀텀닷이라고 하면 양자점을 발광소자를 활용하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를 생각했죠. 하지만 삼성의 퀀텀닷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LCD 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입히는 방식이기 때문에 빛을 내는 백라이트는 따로 있어야 했죠.
이에 LG전자 측은 공격에 나섭니다. 진정한 퀀텀닷 디스플레이가 아니라는 거죠. 또 백라이트가 없는 OLED와 달리 백라이트를 추가 탑재해야 하는 삼성전자 방식 퀀텀닷 TV는 TV 두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LG전자 OLED TV
지원 사격도 있었습니다. LG전자 OLED 진영 측인 국제OLED협회 배리 영 사무총장은 ‘퀀텀닷 단 즙을 빠는 사람들’이란 언론 기고글에 “퀀텀닷 LED 백라이트를 사용한 LCD가 OLED보다 우수하다는 의심스러운 주장이 난무한다”면서 “퀀텀닷 TV가 2019년 나온다는 쓰레기 같은 소리를 믿지 말라"라고 말합니다.
당시 삼성전자 퀀텀닷 TV가 진정한 QLED가 아니라고 우회 비판한 거죠. 당시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이에 대해 “그런 주장도 하나의 의견이고 OLED도 하나의 디스플레이 기술”이라며 경계성 발언을 했죠. 이게 2016년 때 일입니다.
LG디스플레이도 가세합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에 OLED TV 패널을 공급하고 있죠. 2016년 7월 당시 여상덕 LG디스플레이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경쟁사에서 생산하는 퀀텀닷 TV는 명암비, 응답속도 면에서 LCD TV 한계를 그대로 갖고 있다”면서 “이르면 3~5년 내 양산을 시작할 것이란 퀀텀닷 기술 기반 QLED TV는 아직 대중화를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고 합니다.
삼성전자가 퀀텀닷 TV에 ‘QLED’란 명칭을 본격적으로 사용하면서 공방은 가열됩니다. 삼성전자도 총구를 듭니다. OLED의 한계를 끄집어낸 거죠. 2017년 9월 삼성전자는 ‘QLED 대 OLED, 12시간 화면 잔상 테스트’란 제목의 동영상을 올립니다. 12시간 연속 비디오 게임을 한 뒤 OLED TV에 잔상이 남는 것을 부각합니다. ‘12시간의 테스트 이후 QLED에는 잔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메시지도 남기죠. ‘가짜 QLED’라고 공격받던 삼성전자가 반격에 나선 겁니다.
삼성전자가 태국에서 실시하는 'QLED TV 번인 10년 무상보증' 프로모션 광고에 포함된 OLED 번인 이슈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까지 불똥이 튑니다. 삼성전자가 시장조사업체 IHS에 딴죽을 걸었죠. 당시 IHS 조사상으로는 LG전자 TV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를 크게 앞서는 걸로 나왔습니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GFK와 NPD는 삼성전자 손을 들어주고 있었던 상황입니다. 삼성전자는 IHS가 제조사가 대리점에 파는 제품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잡아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TV시장 점유율과 다르다고 비판했습니다. LG전자를 의식한 반응이었죠. 이에 IHS는 최근 조사 방식을 바꾸기도 했습니다.
전쟁은 아직 ‘현재 진행 중(ing)’입니다. 올해 4월 미국 자율광고심의기구인 ‘전미광고국(NAD)’는 LG전자 TV 광고에 포함된 일부 표현이 소비자 혼란을 부추기거나 삼성전자 QLED TV를 비방했다며 수정하거나 광고 중단을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망했다능...찌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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