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하다가
8년째 프리랜서로 생활하고 있어요.
오늘 일감 준 회사 미팅 있어서 여의도 갔다가
회의 끝마치고 나와 지하철역으로 향하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 치더군요,
친오빠였어요. "야! 여기 왜 왔어?"하면서.
사실 저희 남매는 어렸을때부터
뭐부터 어긋난 것인지 사이가 극심하게 안 좋았어요.
사춘기 시절, 대학 시절, 직장인 시절
그리고 지금까지
나이가 마흔이 훌쩍 넘도록 두살 터울 남매는 나아진 게 없습니다.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둘을 키우셨는데요.
똘똘 뭉쳐 살아야 남매 지간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습니다.
크게 싸우거나 말다툼하고.. 그런 것 없이
그냥 서로가 혈육이니까 그저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정도로 멀게만 느껴지는 존재였어요.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데도 홀아버지 생신이며 친척 모임 등은 잘 챙기는 편이에요.
올케와 저와의 관계도 나쁘지 않고요.
오히려 올케와 친해서 자주 연락하고,
조카들과도 그렇고요.
근데 남매 간 소통을 전혀 안 하고 살아왔어요.
쇼윈도 남매랄까나?
길에서 오빠가 아는 척을 했으니,
정말정말 깜짝 놀랐어요.
근데 반갑다는 웃음이 안 나오더라고요.
"어!"하고는 일 있어서 나왔다고 말했네요.
점심시간이었어요.
오빠가 밥 먹었냐고 묻길래
안 먹었다고 하니까
밥이나 먹자고 하더군요.
점심시간에 오빠 혼자 있어서
"혼자 밥 먹으러 나왔어?"라고 퉁명하게 말했더니
"너 보고 다들 가서 먹으라고 하고 온거야?" 하더군요.
식당 들어가서 밥 시켜서 기다리고 있는데
오빠와 눈을 마주칠 수 없었어요.
제 기억으로는 둘이 같이 밥 먹은 건
국민학교 이후로 한번도 없었거든요.
오빠도 제 눈을 쳐다보지 못하더라고요.
둘 다 혀 데이는 줄 알고도 밥만 퍼먹던 중
오빠가 프리랜서 한다며. 벌이는 괜찮냐 묻더군요.
배는 안 곯고 있다고 하니까 "그래?" 하면서 서로 밥먹기 열중.
근데 찌개그릇에 코박고 밥 먹는 오빠 보니까
머리에 새치가 너무 많아서 할아버지 같더라고요.
기를 쓰고 공부해서 대기업 들어갔더니
꼴이 말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혹 건강에 이상이 있나 싶어 걱정도 되고.
날씨 추운데 외투가 넘 얇다 싶기도 하고...
그러다가 45살이 80살 할아버지 같다고 쏘아붙이면서
염색 좀 하고 다니라고 했더니 웃더라고요.
그 몇마디 하고 나와 헤어졌는데,
집으로 오는 지하철에서
이유는 모르겠지만
펑펑 울었어요.
오빠랑 이제는 친해지고 싶은데 방법을 모르겠어요.
잘 하셨어요...
가끔 밥먹자하고..그러면 됩니다
잘 하셨어요...
가끔 밥먹자하고..그러면 됩니다
사람 마음이 스르르 녹게 하는 마술스러운 물건이랍니다.
그냥 명절음식에다 소주한잔 하세요.
그럼 됩니다. 오래 떨어져 있어도 가족은 가족입니다.
도깨비 명대사 중 이런 말 있죠? 날이 좋아서 좋지 않아서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였나?
모든게 주제예요. 자주 연락하면 될꺼예요. 힘내요!!
저도 3형제인데 대학때까지 정말 님이랑 똑같았는데
군대다녀오고 서로 소주한잔씩 하다보니
지금은 엄청 친합니다
그리도 평소대로 하세요. 단 한마디만하시고"그냥 입어"
그럼 오빠도 다 압니다
미용실을 같이 가자고 하는게
한걸음 더 가까워질수 있는 방법같네요
미세먼지마스크 좋은거 사다가
살짝 내밀어보셔요~
가족은 말을안해도 통하는 무언가가 잇더라구요
두 분 다 아버님과 시간을 많이 가지세요...
부모는 자식에게 효도할 시간을 주지 못할 정도로 빨리 늙어가십니다...
전화라던지 메세지라던지
그리고 기회가 되면 얼굴보고 이야기 나누는것도 좋구요
작은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좋아지실꺼예요~
형제,자매가 너무너무 부럽습니다.
마흔이 넘었는데도..
마냥 부럽습니다~
화이팅입니다~
꼭 친해지시길 기원합니다~
말은 마음을 표현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도구인 만큼 부드럽게 해 보도록 노력해 보시구요
자꾸 그러다보면 자연스러워지고 가까워집니다
생각난김에 행동에 옮겨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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