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롭니다...
뉴스에서나 보는 일인줄 알았던 화재 사고를 제가 직접 겪고 있네요.
저와 식구들은 사정상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는데요...(국외입니다.)
밤 11시반에 잠자리 준비를 하고 있는데 와이프 전화 와서
와잎: "우리 집 불났어..."
나: "??"
.
.
.
.
차로 4시간 떨어져 있는 거리인데 그 새벽에 졸음운전 하면서 그 길로 달려갔네요.
다행히 식구들은 조기에 발견해서 무사히 빠져나와서 같은 단지 내 아는 분 빈 방에 임시로 들어가 있는 상태였구요...
소방차 3대가 와서 진압했다는데, 우선 참상을 확인하려고 열쇠로 문을 열어보는데 화재 열기로 열쇠 축도 변형이 가는 바람에
문도 안열리더군요...
결국 아침에 열쇠공 불러 억지로 따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심각하네요...
마루/화장실은 전소됐고, 애들방/안방은 타지는 않았지만 연기를 뒤집어 써서 쓸 수 있는 물건은 아무것도 없고...
주방 유리문은 꼭 닫혀 분리되어 있는 상태라 식기류만 좀 건질 수 있는 수준이네요.
식구들 보면서 그래도 다 별탈없이 무사한게 최고다.
안다치고 잘 빠져나와줘서 고맙다며 토닥였습니다.
바로 병원부터 갔는데 와이프가 화재 초기에 어떻게든 꺼보겠다고 계속 연기를 많이 들여마셔서...
한국에서 정밀진단 해봐야할 것 같다해서 바로 한국으로 보냈구요...
애들은 초기에 빠져나와서 별 이상 없다네요.
인테리어 회사들이 명절 직후라 출근들을 안해서 수습할 형편도 안되고, 잠시 일터로 돌아왔습니다.
이번 주말부터 임시 살집 알아보고, 각종 수습 방안 및 비용...
월세로 살고 있던 집이라 인테리어에 각종 가전기구들 원복시켜놔야할텐데...
저야 떨어져 살고 있었으니 제 짐은 무사한데, 와이프/애들 물건이 정말 하나도 없으니...ㅡㅜ
옷가지, 애들 책, 뭐 생각이 안나네요...암턴 암것도 없어요.
아직은 어떤 구체적인 비용도 없으니 실감이 잘 나지를 않지만...
차차 현실과 맞딱뜨리게 되겠죠.
불 크게 내먹으면 이후 일들도 불처럼 활활 잘 될거라는데...
그 믿음을 가지면서 화이팅해야겠습니다.
뭐 도움 요청드리려 올린 글은 아니구요, 막막한 마음에 저 혼자 놀러와서 마음풀던 보배에 잠시 넋두리 풀어보는거에요.
내일부터 이웃주민들과의 배상 협의부터 시작해서 본격적인 수습 스타트합니다.
모두들 꺼진 불도 다시 보시고, 불조심하시면서 남은 추운 겨울 잘 보내세요.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