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하노이 회담 결렬은 북폭北爆으로 가는 수순인가?
2018.2.28 2차 미국정상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대부분 한국 언론은 미국의 요구조건과 북한의 요구조건의 이해 차이가 커서라고 하나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레이건, 고르바초프의 회담 결렬 같은 예외를 제외하고는 국가간 정상(summit)회담은 실무자들이 합의한 서안에 서명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회담의 불발에 대해 정확한 해석을 하는 것이 한국의 안보와 경제상황을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북한 김정은이 의기양양하게 평양에서 출발하는 것을 출발과 동시에 북한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으로 보아 북한은 이번 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 듯하다(북한은 1차 미북 정상회담은 회담후에 보도하였다).
트럼프도 만남전에 연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 트윗을 날렸고 대부분의 한국 언론은 회담 결과의 범위 문제이지 대북제제 해제와 북핵 해결의 계산서가 오고 갈 것으로 예상하였다.
하지만 회담 결렬 후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며 퍼즐을 맞춰보면 회담결렬은 예정된 결과임을 알 수 있다.
미국과 북한이 합의하기 위해 만났는데 합의가 결렬되었다는 것은 2가지 가정이 가능하다.
첫번째는 합의하려고 하였으나 합의할 수 없는 이유가 갑자기 생긴 경우
두번째는 처음부터 합의할 생각이 없을 경우
첫번째의 경우 북한이 주장하는 이유로써 실무진 합의에서 나오지 않은 밝힐 수 없는 무언가를 미국에서 요구하였고(핵리스트와 영변 외 지역 핵시설 파기로 추정된다) 이는 합의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회담결렬 후 여러 분석을 통해 주말부터 나오기 시작한 해석으로 미국은 처음부터 북한과 거래의지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작년 2월, 3월에 미국은 북폭北爆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 상공에 B-2 스텔스 폭격기를 2차례 평양 상공에 띄웠고 F -22 스텔스 편대도 평양 상공에 띄웠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다급해진 한국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긴급히 트럼프를 만나 북한이 비핵화를 약속했으니 일년만 시간을 달라고 간곡히 요청하였고 이를 거절할 수 없었던 미국은 한국의 요청을 받아 들였다. 이에 백악관 기자회견실에서 정의용 실장은 한국 단독으로 미국 기자들에게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를 브리핑 하였다. 백악관 기자회견실에서 미국관료없이 단독으로 타 국가가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일이다. 이는 미국의 불편한 심경이 반영된 것이었다. 이후 한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중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에 이어 미북 1차 정상회담이 숨가쁘게 이루어졌다. 북한은 미북 정상회담에서 세계의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했지만 기대했던 미국에게 얻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기 시작했고 특유의 살라미 전술을 펼치며 시간끌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 정부에 요청하여 대북제재 해제를 지속적으로 미국에 요구하게 하였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이는 척하며 남북철도 착공식같은 알맹이 없는 요청은 들어주었지만 실질적인 해제 요청은 단 한 건도 인정하지 않으며 대북제재를 유지했다.
위의 사실이 첫번째와 두번째 해석을 하기위해 알아야 할 지난 일년 동안의 중요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1. 합의하려고 하였으나 합의할 수 없는 이유가 갑자기 생긴 경우 과연 갑자기 생긴 합의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정은의 회담 전 여러 모습이나 북한측의 반응을 보았을 때 하노이 회담에 대해 북한이 만족할 만한 합의가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만약 만족할 만한 합의가 약속되지 않았다면 북한은 1차 미북회담의 재판이 되는 하노이 회담을 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 미국이 합의되지 않은 내용을 정상회담에서 내 놓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정상회담에서 실무진이 합의하지 않는 내용을 합의 내용에 올려놓는 것은 관례에 어긋나고 그 내용 또한 김정은이 바로 받아들이거나 판단하기 어려운 무게(핵리스트와 영변 외 지역 핵시설 파기로 추정된다)의 딜이기 때문에 회담은 결렬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3대 3회담에 갑자기 볼턴이 배석하게 된 것도 판을 깨기 위해 트럼프가 악역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트럼프는 회담결렬이 될 것이 예상됨에도 김정은에게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한 것일까?
미국 국내에서 트럼프는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의 청문회 증언으로 인해 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미국 언론도 하노이 회담보다 같은 날 열렸던 코언 청문회를 헤드라인으로 보도하고 있었다. 이에 트럼프는 향후 계속되는 탄핵공세에서 원할 때 화살을 돌리기 위한 탄을 준비하기위해 일부러 판을 깼을 가능성이 있다. 강력한 사건만이 화살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2. 처음부터 합의할 생각이 없을 경우
미국은 북핵의 완전 제거가 목표이지 ICBM만 없애는 스몰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을 수 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미국이 북핵 보유를 인정하고 대북재제를 해제한다는 것은 여러 이유상 처음부터 불가능한 사안임을 알 수 있다.
만약 미국이 북핵을 인정한다면 첫째, 여러 인접국가 특히 일본의 핵무장을 막을 명분이 사라진다. 둘째, 중국이 행동대장인 북한을 이용하여 북핵을 사용했을 경우 중국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셋째, 북한과 비슷한 상황인 여러 독재국가에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 넷째, 인권 탄압국가인 북한 제제를 주장해 온 미국 진보주의자들을 설득할 수 없다. 다섯째, 지금까지 비슷한 사례(카타피, 후세인)에서 핵을 인정한 과거가 없다(비유하자면 허접이가 카터칼 들고 학교짱을 협박하는데 그걸 그냥 두면 학교짱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왜 트럼프는 스몰딜을 할 의지도 없으면서 북한을 정상회담에 2차례나 불러낸 것일까?
結
하노이 회담결렬의 이유를 양방향으로 모두 추론해 본 결과 두번째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첫번째라해도 결과는 같다).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2차례나 북한을 달래고 어르며 불러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한국이 원하는 대로 2차례 정상회담까지 하며 일년을 기다렸는데도 북한은 비핵화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한국 정부에 명백히 보여주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전쟁에는 명분이 필요하다. 특히 희생이 예상될수록 명분이 중요하다. 지난 일년은 명분을 쌓는 시간이었을 뿐이다.
필자의 추론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만약 주한미군이 철수하거나(주한미군이 철수하며 전작권이 반환되면 미국이 북폭을 해도 북한은 한국을 공격할 명분이 없다. 미국과의 전쟁이기 때문에 미국을 공격해야 한다) 주한미군 가족의 미군송환이 시작된다면(미국은 한국에서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주한미군 가족, 주한 미국인, 주한 미국인의 한국가족 순으로 미국으로 송환 시킨다) 필자의 불길한 추론은 현실화될 것이다.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가 약해질수록 북한의 도발이 다시 시작되는 시간이 빨라질수록 수手의 진행속도도 빨라질 것이다.
cf) 북폭은 최악의 가정이다. 하지만 북폭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 분위기를 조성하여 트럼프의 정국돌파에 이용하거나 북핵제거의 방법으로 사용할 가능성(어차피 대화로는 안되므로)은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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